봉준호는 '한국 최초'로 아카데미 트로피를 얻을까?

조회수 2019. 9. 20. 18: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할리우드 이슈 알려줌] 가디언지가 뽑은 '미리 보는 2020년 오스카 수상 후보들'
글 : 박세준 에디터
출처: 영화 <기생충> 표지 및 이하 사진 ⓒ CJ 엔터테인먼트
지난 9월 15일 막 내린 '2019 토론토국제영화제(이하 TIFF)'에서 또 하나의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관객상 3위에 위치하며,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TIFF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 사실 TIFF는 할리우드 영화를 주목하는 북미 최고 영화제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한국 영화가 수상한다는 것 자체가 기념비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평론가들을 대상으로 한 '최고의 작품', '최고의 감독'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이 때문에 2020년 2월에 열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감독상 후보에 봉준호의 이름이 걸릴 것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연신 나오고 있다.

한편, 영국 매체 '가디언지'는 TIFF가 끝난 후, '미리 보는 2020년 오스카 수상 후보들'이란 기사에서 봉준호를 비롯한 부문별 수상 기대작, 배우, 감독을 세심히 다뤘다. 감독상으로 분류된 <기생충>을 비롯해 각 부문 주요 후보자를 살펴보자.
출처: 영화 <결혼 이야기> 사진 ⓒ 넷플릭스
1. 아담 드라이버 / 남우주연상 <결혼 이야기>
베니스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된 <결혼 이야기>에서 주연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와 스칼렛 요한슨 모두 한목소리로 '출연 영화 중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고 자신한다. 영화를 지켜본 평론가, 관객들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징어와 고래>(2005년)로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각본상) 되기도 한 노아 바움백 감독의 개인사와 맞물린 스토리 역시 기대를 증폭시키는 이유 중 하나다. <결혼 이야기>는 10월에 열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데, 영화는 파경을 맞았음에도, 그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한 가족을 바라본다. 넷플릭스 제작 영화로, 올해 중 공개될 예정.

2. 제니퍼 로페즈 / 여우조연상 <허슬러>
기사에선 제니퍼 로페즈의 수상 가능성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한 주간 모두의 입에 오르내린 놀라운 이름은 제니퍼 로페즈였다"라며 "<허슬러>가 모든 평론가의 갈채를 받았다"라고 썼는데, 제니퍼 로페즈가 연기 변신을 통해 의외의 수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 기대해볼 만하다.

영화는 2015년 미국 '뉴욕 매거진'에 실린 논픽션을 토대로 제작됐는데, 제대로 훔치고 화끈하게 즐기며, 부조리한 세계를 무너뜨리고자 뭉친 여성들의 팀플레이를 다룬 '케이퍼 무비'의 형식으로 제작됐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도 88%로 '프레쉬 인증'을 받았으며, 국내에선 11월 개봉 예정이다.
출처: 영화 <허슬러> 사진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3. 쿠엔틴 타란티노 / 감독상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지난 9월 19일,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국내 언론 시사회가 열렸다. 직접 확인한 결과, 과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역작이라 할 만했다. 타란티노 감독 특유의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감독 자신의 유년기 향수가 존재하는 60년대 말 할리우드의 단면을 들여다보는 이 영화는 마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2018년)를 떠올리게끔 한다.

하지만 다소 긴 러닝타임(161분), 비하로 비칠 수 있는 브루스 리(이소룡)에 대한 표현 등은 영화의 단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감독은 영화의 배경인 1969년 할리우드가 '디지털 기술'로 그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모든 것을 실제로 만들고 구현했다.

4. 톰 행크스 / 남우조연상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필라델피아>(1993년), <포레스트 검프>(1994년)로 2년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차지했던 톰 행크스는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를 통해 다시 한번 남우조연상으로 오스카에 도전한다.

기사에선 톰 행크스의 이번 역할을 두고 '엄청난 변신'이라고 평했는데, 그런데도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2016년), <스파이 브릿지>(2015년) 등 미국인이 사랑하는 보수적 인물과 이미지를 구축해 온 톰 행크스가 그리 많이 변화를 시도했을 것이라고 보긴 힘들지 않을까? 작품은 34년 동안 어린이 TV 프로그램 <미스터 로저스 네이버후드>를 진행한 '프레드 로저스'의 일화를 그린 전기 영화다.
출처: 영화 <어 뷰티풀 데이 인 더 네이버후드> 사진 ⓒ 소니 픽처스 엔터테인먼트
5. 르네 젤위거 / 여우주연상 <주디>
영화 <주디>에서 '주디 갈란드' 역을 맡은 르네 젤위거는 <브리짓 존스의 베이비>(2016년)의 '브리짓 존스' 바로 그녀다. <미쓰 루시힐>(2009년) 등에서 일명 '백치미' 있는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던 젤위거는 2004년 <콜드 마운틴>(2003년)으로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고 기사 속 표현처럼 "지난 몇 년간 황무지에서 지낸 후" 화려하게 복귀했다.

과연 "가장 확실한 후보"라는 가디언지의 자신감은 르네 젤위거의 여우주연상 후보까지 미칠 수 있을까? 1969년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해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으며, <오즈의 마법사>(1939년)의 '도로시'로 유명한 배우, 주디 갈란드의 마지막 생애를 다뤘다.

6. 제이미 폭스 / 남우조연상 <저스트 머시>
<저스트 머씨> 자체는 "다소 딱딱하고, 신파적이며, 대중적인" 영화라고 한다. 실화 바탕의 법정 드라마를 그린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마이클 B. 조던은 오스카와 멀어 보이지만, 제이미 폭스의 남우조연상 수상은 실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영화는 1992년 '백인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노동자의 재판 과정을 다뤘다.

제이미 폭스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편견을 받고, 사형 선고를 당한, 펄프회사 노동자 '월터 맥밀리언'을 맡았다. 만약, 제이미 폭스가 후보에 오른다면, 2005년 <레이>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후 3번째 노미네이트(같은 해 <콜래트럴>을 통해 남우조연상 후보로 동시 지명됐다)가 된다.
출처: 영화 <조커>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7. 호아킨 피닉스 / 남우주연상 <조커>
드디어 <조커>다. 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공개된 후 대부분의 찬사와 '범죄 미학'을 추종한다는 일부 비난을 동시에 받은 이 영화는 그런데도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엄청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믹스 영화 최초의 메이저 영화제 수상작이며, 미국 영화로는 6번째 황금사자상 수상자이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고집과 뚝심, 그리고 히스 레저의 조커를 능가했을지 궁금한 호아킨 피닉스의 연기력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역대 조커를 연기한 배우들이 회자되고, 여전히 캐릭터의 확장성이 넓다는 건 그만큼 악당임에도 조커가 가지는 스펙트럼이 넓고 다양함을 증명하는 부분일 것이다. <앙코르>(2006년), <마스터>(2013년)로 각각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호아킨 피닉스는 다시 한번 도전한다. 보수적으로 유명한 오스카가 논란의 이 영화를 어떻게 바라볼까?
출처: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사진 ⓒ 소니픽처스코리아
8. 브래드 피트 / 남우조연상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만 55세의 브래드 피트의 복근은 여전했다. 물론 영화에서도 히피들에게 '아재' 취급을 받긴 하지만, 전작들과 비교해서 전혀 뒤지지 않는 카리스마와 매력은 그를 남우조연상에 두는 게 옳은지 고민케한다. 다만, 수상을 기대할 정도로 전작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 줬는가 하는 질문엔 여전히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조수이자 스턴트 맨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소문이 따라다니는 의심스러운 인물이지만,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에서 그저 꽃중년의 모습이 더 강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9. 봉준호 / 감독상 <기생충>
칸에 이어 토론토 영화제에서마저 관객상 3위에 등극하는 쾌거를 이루면서 점차 아카데미에 다가선 설렘을 지울 수 없다. 기사에선 "봉준호의 잔혹한 풍자가 한국 영화 최초의 외국어영화상, 혹은 어쩌면 작품상 후보에 오를 수 있다"고 적었다.
손흥민이 영국에서 연일 골을 집어넣으며 주말마다 국내 팬들을 '국뽕'에 취하게 한다면, 내년 2월엔 그 이상의 행복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아마도, 봉준호와 <기생충>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한편, 미국에서는 10월 11일 개봉하며, 북미 배급을 맡은 '네온' 역시 '오스카 캠페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10. 로라 던 / 여우조연상 <결혼 이야기>
"눈길을 끄는 완강한 변호사로의 변신은 로라 던을 여우조연상으로 이끌 것이다." 가디언지는 스칼렛 요한슨의 여우주연상보다 로라 던의 여우조연상에 더 무게를 실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연기 변신인 듯하다.

과연 역대급 평가를 받는 <결혼 이야기>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국내에서는 <쥬라기 공원>(1993년)의 '엘리 새틀러' 박사로 잘 알려졌지만, 로라 던은 이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두 차례 지명된 바 있는 뛰어난 배우다. <넝쿨 장미>(1991년)로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와일드>(2014년)로는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됐었다.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