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장례 비용을 위해 팔순 잔치 MC 맡은 아들

조회수 2020. 12. 8.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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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잔칫날> (Festival,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잔칫날> ⓒ (주)트리플픽쳐스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해 있던 아버지(박경근)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간 '경만'(하준)은 슬퍼할 겨를도 없이 장례비용에 대한 문제가 앞서고, 주변에 연락을 하지만 생각처럼 돈이 마련되지 않는다. 그러던 중 행사 일을 하는 선배로부터 잔칫날 행사 대타 제안을 받게 되고 돈이 필요했던 '경만'은 동생 '경미'(소주연)에게 사실을 숨긴 채 팔순 잔치가 진행되는 삼천포로 향한다.

'경미'는 대학 졸업 후 아픈 아버지와 오빠를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경미'는 "잠깐 집에 다녀오겠다"는 '경만' 없이 장례식장을 홀로 지키게 된다.

삼천포 궁지마을의 팔순 잔치 주인공 '이삼복' 할머니의 장남인 '일식'(정인기)은 교육청 공무원으로 예의가 바른 효자다. 팔순인 어머니를 위해 잔치를 준비한 '일식'은 MC로 온 '경만'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웃음을 잃은 어머니를 웃게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지만 팔순 잔치 중 '이삼복' 할머니가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자, '청년회장'(오치운), '부녀회장'(이정은) 등 동네 사람들은 '경만'을 의심한다. 그사이 장례식장 직원(허웅)은 '경만'의 아버지 입관일이 다가오면서 상주인 '경만'과 연락이 안 되자,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는 '경미'에게 장례 절차를 알리며 뜻하지 않게 '경미'를 난처하게 만든다.
<잔칫날>로 첫 장편 영화를 연출한 김록경 감독은 우연히 음악을 듣다가 작품의 시놉시스를 떠올렸다. 김 감독은 "'경만'이 돈을 꼭 받아서 가야 하는 이유가 떠오르지 않았고, 실제 돈이 너무나 필요했던 순간들을 떠올리자, 8년 전 아버지를 떠나보내던 중 돈 때문에 고민했던 시간이 떠올랐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록경 감독은 "아이러니하게도 누군가를 떠나보내 슬퍼해야 할 순간에도 돈 때문에 고민해야 하고 무엇인가를 결정해야 하며 다투기도 하는 일들이 생각났고, 그런 경험을 토대로 장례식장의 이야기를 가져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데 돈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더 중요한 건 서로서로 생각하고 주고받는 마음이라 생각한다"라면서, "여기에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건 누구나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이다. 떠나보낸 사람과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잔칫날>은 지난여름에 개막한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경쟁' 부문에서 상영되어, 작품상, 관객상, 배우상(하준), 배급지원상을 모두 휩쓸었다. 이는 곧 <잔칫날>이 작품성과 대중성까지 모두 겸비했다는 이야기로 풀이할 수 있다.
'경만' 역의 배우를 찾기 위해 <잔칫날> 제작진은 배우 프로필만 수천 장을 보며 캐스팅에 힘을 기울였다. 오디션은 전체 시나리오를 모르는 상태에서 지정 대본과 상황을 주고 즉흥 연기를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록경 감독은 "하준은 밝고 활발한 에너지를 가진 배우이지만 그 안에 또 먹먹함이 함께 느껴졌다"라며 오디션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또한, '경미' 역의 소주연도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된 배우로 김록경 감독이 생각했던 목소리 톤과 감정을 연기해 내며 주저 없이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청년회장' 역의 경우 순간순간 감정 변화가 많고 단순해 보이는 인물이지만 복잡한 캐릭터 중 하나로 오디션을 통해 오치운이 결정되었고, 베테랑 배우다운 면모를 보이며 '청년회장'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정일식' 역의 정인기는 <잔칫날> 시나리오 작업부터 김록경 감독이 정인기를 염두에 두고 썼을 만큼 함께하고 싶은 배우였고, '부녀회장' 역의 이정은 역시 김록경 감독이 다양한 작품들을 찾아보고 캐스팅 제안을 통해 함께하게 된 배우였다.
<잔칫날>에서 가장 많은 출연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은 바로 마을잔치 장면이었다. 제작진들은 하루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완벽한 마을잔치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디테일한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 마을에 거주하는 동네 주민들도 섭외하여 자리를 채워 촬영을 진행했고, 촬영 당일 바람이 많이 불어 무대에 세워둔 화환들이 넘어지기도 하며 촬영이 지연되자, 동네 주민들이 발걸음을 돌려 제작진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다행히 <잔칫날>의 제작진과 배우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화환을 고정하고, 동네 분들을 붙들고 촬영을 진행했고, 하루의 시간 안에 무사하게 촬영을 끝낼 수 있었다.

또한, 장례식장 촬영 장면의 경우엔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이 있었다. 김록경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기 전부터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공간이면서, 8년 전 실제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던 장소였기 때문.
김록경 감독은 촬영 몇 달 전부터 장례식장을 찾아가 촬영을 부탁했고, 장례식장의 실내, 실외 공간을 자세하게 살피며 핸드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해 콘티를 정리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했다.

특히 김록경 감독은 "장례식장에서 아버지 입관하는 씬 같은 경우 조사도 많이 했고 장례지도학과 교수님을 찾아가 학생들과 함께 수업도 들었는데 교수님과 대화 중 '짧은 시간에 입관 절차를 배우가 배우는 것보다 교수님이 직접 해주시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출연을 부탁했는데 흔쾌히 출연을 해주셨고 표현하고자 하는 디테일과 좋은 연기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김 감독은 "웃기도 하고 가슴 아파 눈물 흘릴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소중한 사람, 시간을 <잔칫날>을 통해 떠올려 봤으면 좋겠다"라고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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