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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와 비틀즈의 비교가 불편한 분들께

조회수 2019. 6. 5. 20:2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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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알려줌] 비틀즈와 방탄소년단 편
2019년 5월 15일, 미국 CBS의 심야 코미디 토크쇼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는, 1964년 2월에 '에드 설리번 쇼'에서 펼쳐진 비틀즈의 미국 TV 데뷔 무대를 그대로 재현한듯한, BTS(방탄소년단)의 무대 영상을 전 세계로 송출했습니다.

그 7개월 전인 2018년 10월에 영국 BBC는, 런던 O2 아레나를 이틀 연속 매진시킨 BTS의 공연(2018년 10월 9일~10일)이 열린 당일날, BTS를 공식적으로 '21세기의 비틀즈'라고 칭하기 시작했죠.

이런 분위기는 2019년 4월에 발매한 BTS의 앨범이 발매 첫 주에 빌보드 TOP 200 1위에 오르면서, 비틀즈의 <앤솔로지 1·2·3> 앨범(1995~96년 발매) 이후 최초로 1년 안에 3개의 앨범(<LOVE YOURSELF 轉 'Tear'> 2018년 6월 2일 발매, <LOVE YOURSELF 結 'Answer'> 2018년 9월 8일 발매, 2019년 4월 27일 발매)을 빌보드 앨범차트 넘버원에 등재시키면서 본격화됐는데요.
'더 레이트 쇼'의 '비틀즈 오마쥬'도 바로 이런 영미권 미디어의 평가가 반영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반대급부로, 소위 '아이돌 까'라 일컬어지는 국내의 아이돌 음악 혐오자들에게 좋은 어그로 소재가 되어 주었고, 이는 해외의 'K-POP 헤이터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는데요.

그렇다면 BTS와 비틀즈를 연관 지어 언급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방탄의 안티팬들은 왜 이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는지 그 주장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비틀즈의 '브리티시 인베이전'은 무엇인가?
1956년 스쿨밴드인 '쿼리맨' 활동 후, 1960년에 본격적으로 프로-밴드의 모습을 갖춘 비틀즈는, 이듬해 '브라이언 엡스타인'을 만나면서 변화를 겪게 되는데요. 1962년에 정식 매니저가 된 엡스타인은, 당시 무언가 2%로 부족했던 비틀즈 멤버들의 머리를 단정하게 다듬고 양복을 입혔으며, 무대에선 욕과 담배를 금지 시키는 등 요즘 시대 '아이돌'과 흡사한 컨셉을 적용했던 것이었습니다.

이후 댄디한 청년들로 재탄생한 비틀즈가 발표한 정규 앨범 <Please Please Me>(1963년)가 영국의 각종 차트를 휩쓸어 버리면서, 비틀즈의 강력한 팬덤인 '비틀마니아'가 만들어지게 되었는데요.
특히 그해 ITV에서 방영된 공연을 약 1,500만 명이 시청하는 상황이 벌어지자, 기성세대와 언론들은 비로소 비틀즈와 비틀마니아들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뒤, 자연스럽게 미국 팝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엡스타인은, 비틀즈의 역사적인 첫 번째 미국 방문 이벤트에 당시로선 엄청난 거금인 4만 달러를 마케팅비로 뿌리는 승부수를 던졌고, 이때 출연이 성사된 '에드 설리번 쇼'가 대박을 터트리면서, 비틀즈의 신곡 'I Want To Hold Your Hand'(1964년)는 빌보드 핫100 차트에서 7주 연속 1위를 기록했는데요.

결과적으로 비틀즈 덕분에 다른 영국 록 그룹(롤링 스톤즈, 애니멀스, 더 후 등)의 존재와 그들 음악의 매력을 알게 된 미국 젊은이들은, 이후 영국 밴드 음악을 대거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안착시켰고, 이런 문화 현상을 미국 언론들은 '브리티시 인베이전'이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2. BTS는 비틀즈의 행보와 무엇이 유사했나?
사실 BTS가 미국 대중음악 시장에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건, '쩔어(Dope)'로 유튜브 리액션 콘텐츠의 수혜를 입은 뒤 발표한, 2015년 <화양연화 pt.2>(빌보드 200 171위, 2015년 12월 19일) 앨범 때부터 였습니다.

그 뒤 '쩔어'를 잇는 역동적인 퍼포먼스 곡 '불타오르네(Fire)'가 또 한 번 유튜브를 강타하면서, BTS는 자신의 팬덤 '아미(A.R.M.Y.)'를 전 세계로 급속하게 확장시켰고, 특히 영미권 팬들은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칼군무로 힙합과 EDM 장르를 완벽히 소화하는 그들의 경쟁력에 넋을 잃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 결과, BTS 팬들에게서 비틀즈 팬들이 보여 준 '팝 히스테리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비틀즈의 공연을 보던 중 기절 하거나, 비틀즈를 보기위해 며칠씩 밤을 세우는 그 당시 팬들의 모습이, 요즘 BTS의 팬들에게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는 거죠. 이때부터 외신들, 특히 영국과 미국 매체들은 자연스럽게 BTS를 비틀즈와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단순히 BTS를 잘 나가는 '보이밴드'로 분석했던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SNS 덕분에 문화적인 다양성과 글로벌한 감수성이 충만한 '밀레니얼 세대(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세대)'를 대변하는 새로운 세대의 상징으로 해석했던 것이죠.
흥미로운 건 영미 매체들이, 1960년대 중후반부터 '히피 세대'를 상징하던 비틀즈의 위치와 BTS의 지금의 위치가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는 건데요.

당시 미국 남성 기준에선 장발에 가까웠던 파격적인 헤어스타일에 소년의 얼굴을 가진, 중성적인 영국 청년들과 현재 미국 남성 기준에선 게이들이나 하는 알록달록한 헤어스타일에 소년의 얼굴을 가진, 중성적인 한국 청년들. 어때요? 비교될 수밖에 없겠죠?

3. 구체적인 비교 불가 이유와 그에 대한 반론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BTS를 '제2의 비틀즈'로 칭하는 건 가당치 않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크게 3가지의 이유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데요. 먼저, BTS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히트곡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1964년 '브리티시 인베이전' 당시 비틀즈는 6곡의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만들어냈고, 그중 3곡('I Want to Hold Your Hand', 'She Loves You', 'Can't Buy Me Love')은 나란히 1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총 21곡이 싱글 차트 1위에 기록되었으나, BTS는 아직까지 한 번도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해본 적이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BTS가 비틀즈와 달리 '한국인'이며 '영어'로만 노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서 오는, 미국 시장에서의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멤버 모두가 백인이었던 비틀즈는 미국에서 유색인종에 대한 선입견과 거부감, 혹은 문화적 편견 같은 핸디캡이 없었고, 오히려 당시 '미국 문화' 보다 좀 더 고급스런 문화로 인식됐던 '영국 문화'라는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같은 기간동안 미국 시장에서 BTS가 비틀즈 만큼의 대중적인 히트곡을 만들어 내지 못한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는 거죠.

다음으로, 비틀즈가 자신들의 음악을 대부분 멤버들 스스로 창작한 것과 달리, BTS는 기획사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50년 동안 변화되고 고도화 된 음악 산업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며, 최근 K-POP뿐만 아니라 미국과 영국의 톱 아티스트들도 일반적으로 여러 작곡가와 협업하여 곡을 만들고 있다는 반론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일반적인 K-POP 아이돌들과 달리, BTS는 첫 앨범(<2 COOL 4 SKOOL>(2013년))부터 멤버들이 직접 가사와 작곡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특히 "자신을 사랑하라"는 주제로 '기승전결'의 구조를 지닌 <러브 유어셀프> 앨범 시리즈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스토리텔링에 참여해 한 편의 거대한 서사시를 완성해 내기도 했었죠.

마지막으로 BTS의 '진정성 있는 메시지'가 그들을 특정 세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었으나, 비틀즈처럼 50년이 지나도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는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는 명곡 'Let it be'도 데뷔 10년 차인 1970년에 발표된 만큼, 아직 데뷔 6년 차인 BTS에게도 그만큼의 시간이 주어져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러한 지적들을 뒤로하고, 꿋꿋하게 꽃길을 걷고 있는 BTS는 2019년 6월 1일과 2일 양일간, 비틀즈의 본고장인 영국 런던의 심장,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는데요.

50년 전 비틀즈가 그들의 음악으로 서울에 사는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해 줬던 것처럼, 지금의 BTS가 그들의 음악으로 런던에 사는 누군가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팩트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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