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자마자 병원을 탈출한 여성에게 벌어진 일

조회수 2021. 3. 20.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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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아이카> (Ayka,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아이카> ⓒ (주)디오시네마
'아이카'(사말 예슬라모바)는 모스크바에 사는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이주 여성이다.

'아이카'는 자신만의 재봉 가게를 열겠다는 목표를 이루고자 모스크바로 오면서 큰 빚을 졌다. 하지만 원치 않는 임신을 하면서 일을 하던 중 아기를 낳고 만다.

아이를 낳았지만, 어렵게 구한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면 '아이카'는 지체할 수 없었고, 결국 아이를 두고 병원을 탈출한다.

'아이카'는 여러 장소에서 일자리를 얻기 위해 사투를 펼치고, 아이를 낳은 후 몸의 후유증은 고통으로 다가온다.

과연, '아이카'는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난민 문제나, 이주민의 인권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대두된 시점에서 <아이카>는 2018년 모스크바 이주 여성의 현실을 담으며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고, 초청받았다.

특히 '아이카'를 연기한 사말 예슬라모바는 제71회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이카'를 설명할 수 있는 워딩은 제목처럼 '아이를 버리고 떠난 여자'다.

이 문장은 사회 뉴스에서 볼 수 있는 헤드라인 기사 속 인면수심의 어머니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영화는 왜 '아이카'가 자식을 버릴 수 없는 참담한 선택을 했는지라는 궁금증에서 출발한다.
작품을 연출한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감독은 "이 영화는 건조한 신문 기사 상의 통계 수치에서 시작됐다"라면서, "'2010년 모스크바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248명의 아기가 키르기스스탄 출신의 엄마로부터 버려졌다'라는 기사를 읽고 한동안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영화 학교를 다니면서 영화의 꿈을 키워간 감독은 "중앙아시아의 극도로 가족 중심적인 문화권 출신의 여성인 그들이 모성애에 반하는 행동을 하게끔 몰아넣은 상황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나는 이것에 대한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느꼈다"라고 밝혔다.


<아이카>는 '아이카'의 기구한 사연을 구태의연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관객에게 지켜보게 하는 연출을 택했다.

화면 가득한 클로즈업으로 '아이카'의 표정을 담아내고, 혹은 핸드헬드 기법으로 '아이카'의 뒷모습을 따라가는 관찰자의 모습을 택한다.

심지어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눈보라 치는 모스크바 거리의 풍광은 주인공이 처한 지독한 현실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이카'가 갓 낳은 아기를 버려두고 허겁지겁 가야 했던 곳은 일터, 그중에서도 닭 도축 시설이었다.

'아이카'에게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갓 태어난 아기가 아닌 당장의 생계였기 때문이었다.
'아이카'가 일하는 곳 중 하나인 '동물병원'은 '아이카'의 상황과 대조적인 공간이었다.

자신이 다쳤음에도 강아지들에게 젖을 물리는 개의 모습은 '아이카'의 그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었다.

동물보다도 못한 삶을 사는 걸 강조하는 의도였다.

또한, '아이카'가 가장 무서운 것은 출산 후 돌보지 못한 자신의 몸이 호소하는 통증이나, 감염에 의한 생명의 위협이 아닌, 당장이라도 '불법 이민자'로 추방당하는 것과 지옥까지 따라붙는 사채업자들의 빚 독촉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의 아이도 빚을 갚을 수 있는 수단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카'의 하루는 그저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사투와 같았다.


한편, 세르게이 드보르체보이 감독은 "이 영화는 우리 모두에 대한 이야기"라면서, "한 사람과 그 사람을 둘러싼 환경 간의 관계가 극한의 상황에 이르러 그 사람의 도덕성이 약화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삶 그 자체, 그리고 인간의 본성은 그것이 자신의 의지에 반할지라도, 그 사람이 자신을 재평가하고 변화되도록 개입하고 이끈다. 이것은 실제 여성의 삶을 바탕으로 한 실화이고, 나는 '아이카'와 같은 많은 사람이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우리가 그러한 삶에 익숙하지 않고 그것에 대해 알지 못할 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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