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 취재 중 독재정권에 징역 11년 선고받은 기자

조회수 2021. 1. 27.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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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려줌] <438일> (438 Days,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438일> ⓒ 에스와이코마드
탐사보도 전문기자 '마틴 시뷔에'(구스타프 스카스가드)와 사진기자 '요한 페르손'(마티아스 바레라)은 스웨덴 외무부 장관 '칼 빌트'가 이사로 있는 글로벌 석유기업, '룬딘' 사의 의혹을 추적하기 위해, 소말리아에서 반군인 오가덴 민족해방전선과 접촉해 불법 입국을 시도한다.

'룬딘' 사가 오가덴 지역의 석유 채굴권을 유지하고자, 에티오피아 독재 정부와의 커넥션은 물론, 분쟁지역 내 학살과 방화를 묵인했다는 의혹을 취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에티오피아 부통령 '웨라'(나다니엘 라마불라나)가 이끄는 국경수비대에게 발각되어, 두 사람은 총상을 당한 채 체포된다.

'웨라'는 '마틴'과 '요한'에게 허위진술을 요구한다. 실제 처형할 듯 생명을 위협하는 처형 행위로 국제법상 금지된 '모의 처형'을 당하기까지 하는데, '마틴'은 에티오피아 정부의 끊임없는 회유와 협박에 반감을 느끼면서도 저항하지 못하는 무력감에 괴로워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얻은 두 사람의 거짓 증언을 자신들의 프로파간다에 활용한다. 그런 사이, 오가덴 지역의 프로파간다 TV 프로듀서 '압둘라히 후세인'(파이살 아메드)은 '마틴'과 '요한'의 모의 처형 영상을 입수한 뒤, 양심의 가책으로 고민한다.
영화 <438일>은 두 명의 스웨덴 기자 마틴 시뷔에와 요한 페르손에게 벌어진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두 기자는 2011년, 분쟁이 극심한 에티오피아 오가덴 지역에서 취재를 벌이다가 체포되어 테러 혐의로 11년 형을 선고받았다가, 2012년에 사면을 받고 풀려난다.

석방 이후 2012년 9월 14일 스웨덴에 돌아온 두 사람은 에티오피아에서 겪은 일들을 밝히기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고, 그들은 "우리는 석유에 대한 잔인한 추종이 폐쇄적 분쟁지역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려고 했다. 단지 듣는 것이 아니라 직접 두 눈으로 목격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스웨덴의 아카데미라 할 수 있는 2019년 굴드바게상에서 작품상, 배우상, 음악상 등 후보에 이름을 올려 음향상을 받았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예스퍼 갠스란트 감독은 "나는 이 사건을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모자이크 같은 사건이라고 봤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기득권 세력, 독재 정권 비호 아래에 있던 기업을 취재하다가 투옥된 현실과 그 이야기 속 인물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누군가가 이상보다 복잡한 현실과 마주했을 때에 대한 의문을 다룬다. 그래서 나는 이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알려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당연하게도 이 영화가 지적하는 것은 분쟁지역 내 정경유착과 언론의 역할에 대한 양면성이다. 정경유착에 대한 이야기는 서술했고, 언론의 역할을 좀 더 살펴봤다. '마틴'은 취재 당시 얻은 USB를 비누에다 숨긴 채 간신히 면회를 온 아내 '린네아 쉬비에'(조세핀 넬든)에게 건넨다.

기지를 발휘해 보관한 USB 안엔 룬딘 사의 비리 제보 문건이 담겨 있었다. 사진기자인 '요한' 역시, 사진에는 어떠한 감정이나 왜곡도 없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오가덴의 실상을 정확히 보여주기 위해 오가덴에 들어와 사진을 찍어야 했다는 신념엔 변함이 없다.

또한, '압둘라히' PD의 행동은 사건의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예스퍼 갠스란트 감독은 "'압둘라히'는 언론인의 윤리에 따라 행동하는 것에 주저한다"라면서, "'마틴'과 '요한'의 인터뷰가 조작되었으며, 그들이 '모의 처형'의 희생자임을 증명할 영상이 있음에도, 이것이 정부에 발각되면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도 위험한 일이 닥칠까 두려워한다"라고 밝혔다.
이 작품에서 '압둘라히'의 역할은 작품의 주제와도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이런 '압둘라히'를 맡은 파이살 아메드는 예멘 출신의 미국 배우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의 <캡틴 필립스>(2013년)에서 700:1의 경쟁률을 뚫고 출연한 '나지' 역으로 주목받았었다.

한편, 영화엔 일명 '이케아 다음으로 스웨덴 최고의 수출품'이라는 별명이 붙은 스카스가드 가문의 둘째 아들, 구스타프 스카스가드(그의 아버지는 스텔란 스카스가드, 형은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동생은 빌 스카스가드다)가 '마틴 시뷔에' 역할로 출연했다.

'요한 페르손' 역할에도 드라마 <나르코스> 시즌3부터 보안팀장 '호르헤 살세도'를 맡아 찬사를 받은 마티아스 바레라가 연기했는데, 두 기자를 맡은 배우들의 끈끈한 팀워크는 작품의 가장 중요한 관람 포인트다. 다만, 실화를 최대한 옮기기 노력한 만큼, 감옥 장르물 특유의 과장된 설정은 등장하지 않아, 일부 관객에겐 심심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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