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은 가만히 있는데 같이 온 부모가 울컥해지는 영화

조회수 2021. 1. 24.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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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소울> (Soul,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소울>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스튜디오 픽사의 최근 경향은 어른들을 울리는 무언가의 한 방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행하는 감독이 있다면, 단연 피트 닥터라고 언급하고 싶다. 8살 때 플립 북을 만들면서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가졌던 그는, 1990년 픽사에 합류해 애니메이터로 활동을 시작한다.

픽사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은 <토이 스토리>(1995년)의 이야기와 캐릭터 개발에 참여해 성공적인 프랜차이즈의 포문을 연다. 이후 그는 <토이 스토리 2>(1999년), <월-E>(2008년)의 원안을 쓰며 작가적 재능을 드러냈고, 감독 데뷔작인 <몬스터 주식회사>(2001년)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트로피를 거머쥔다.

두 번째 연출 작품인 <업>(2009년)으로 첫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 트로피를 차지했으며, 이어 세 번째 연출 작품인 <인사이드 아웃>(2015년)으로 두 번째 아카데미 장편애니메이션 작품상을 받는다.

이 두 영화는 아카데미 트로피를 받은 작품이라는 것 외에 다른 공통점이 있다. 자녀들과 함께 극장을 찾은 부모 세대나, 혹은 성인 관객들이 오히려 가슴 뭉클한 상황에 눈물을 흘렸다는 것.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아낸 <업>의 오프닝 시퀀스는 역대 픽사 작품 중 가장 최고의 장면이라 칭해도 모자람이 없으며,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이 어떤 선택을 하는 장면은 유년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두 작품은 흥미로운 세계관 설정과 '모험'이라는 테마를 극에 녹여냈는데, <소울> 역시 새로운 세계관과 모험으로 성인 관객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해줬다. 먼저, 천국과 지옥으로 양분되는 서양의 사후 세계관을 '태어나기 전 세상'과 '머나먼 저세상'으로 나눴다.

여기서 '태어나기 전 세상'에서 새로운 영혼이 지구로 태어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충족하도록 도와주는 과정, '유 세미나'를 강조한다. 이는 피트 닥터 감독이 23년 전부터 시작된 하나의 영감으로 이뤄진 것. 그는 "지금은 23살이 된 아들이 태어났을 때, 아들은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고유한 성격을 가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이런 피트 감독의 궁금증은 '태어나기 전 세상'의 설계로 이어졌다. 이 세상에서 꼬마 영혼들은 '성격 파빌리온'을 통해 흥분형, 무관심형과 같은 각자의 성격적 특징을 얻은 후 마지막 단계로 열정에 해당하는 '불꽃'을 찾아야 하고, 이런 불꽃을 찾으면 지구로 내려갈 수 있는 '지구 통행증'을 얻게 된다.

이 꼬마 영혼들은 이목구비에 특징이 나타나지 않은 아기 얼굴과 단순한 전구 모양의 형상으로 디자인됐는데, 완전한 모양새를 갖춰가는 과정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은 영구적인 팔다리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그렇다면, 성인 관객의 마음을 울컥하게 한 것은 무엇일까? 영화는 뉴욕의 한 중학교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는 '조'(제이미 폭스/박영재 목소리)가 평생 꿈인 재즈 뮤지션이 될 기회를 얻는 것으로 시작된다.

자신의 롤모델과 같은 '도로테아 윌리엄스'(안젤라 바셋/이진화 목소리)가 '조'를 캐스팅했으나, 걸어가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조'는 맨홀 뚜껑이 열린 것을 확인하지 못하고 빠져버리고 만다.(일종의 스마트폰 사용 에티켓을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게 '조'는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떨어지고,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22'(티나 페이/사문영 목소리)의 '멘토 영혼'이 되어버리고 만다.

'멘토 영혼'은 새 영혼을 돕기 위해 '태어나기 전 세상'으로 소집된 영혼. '조'는 '22'를 이용, '지구 통행증'을 착취한 후 뉴욕으로 돌아가고자 하나, '22'는 다른 영혼과 달리 지구에 간다는 것에 흥미로움을 찾지 못한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재미없고 지루한 '영혼'인 셈.
테레사 수녀, 간디, 링컨 등 많은 멘토가 '22'를 포기하면서, '22'는 '태어나기 전 세상'의 장기 유급생('22'는 22번째로 존재한 영혼이라는 의미가 담겼다)이 됐었다. 그런 상황에서 '조'와 '22'는 현실 세계에서 특정 상황에 집착하거나, 스스로 매우 심취한 상황에서 영혼이 겪는 현상인 '무아지경'에 빠진 영혼들이 오는 장소를 통해 지구로 간다.

'조'와 '22'가 지구에 도착한 순간부터, 영화는 마치 즉흥 음악으로 이뤄진 재즈처럼, 현재의 인생에 즉흥적인 삶을 사는 것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렇다고 '삶의 의미'에 대해서 어떠한 하나의 기준을 강요하지 않는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자세한 장면 언급을 할 수 없으나, 1년 넘게 지속한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자신의 '불꽃'을 잃어가는 성인 관객들에게, 두 캐릭터의 여정은 관객의 마음속에 '스파크'를 준다. 앞서 <업>과 <인사이드 아웃>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것과 다른 울컥함이었다.

2021/01/05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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