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원 벌어들이며 '세계 1위' 기록한 중국 영화

조회수 2020. 12. 19.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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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800> (The Eight Hundred,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800> ⓒ TCO(주)더콘텐츠온
<800>은 처음 공개되기 전부터 논란을 빚은 영화였다. 지난해 상하이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나, 상영 하루를 앞두고 '기술적인 이유'로 공개가 취소됐기 때문. 비슷한 시기, <기생충> 역시 '같은 이유'로 다른 영화제의 상영이 취소됐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문화 검열'로 인해 공개가 무산된 게 아니냐는 말도 있었다.

<800>은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어난 제2차 상하이 사변의 마지막 전투, '상하이 사행창고 보위전'을 소재로 했다. 장제스가 이끄는 중국 국민당 소속 국민혁명군 제88사단 제524연대가 최후의 방어선으로 사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 작품.

이 창고는 쑤저우강 북쪽에 있었는데, 하필이면 쑤저우강 남쪽의 '조계 지역'(외국인 거류지)은 당시 '동방의 파리'라 불리는 곳이었다. 서방 국가들은 일본과 중국의 이 전투를 그저 강 건너 불구경으로 지켜보면서 보도를 진행했다.
한쪽은 죽어가는 병사들의 처절한 모습이, 다른 한쪽에서는 명장 '관우'를 소재로 한 경극을 공연하거나, 술을 마시며 도박을 하는 유흥이 가득한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는 연출이 펼쳐졌다. 참고로, 상하이가 함락되고 차례차례 중국 본토를 노린 일본군은 악명 높은 '난징 대학살'을 자행했다(영화에도 이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이 등장한다).

아시아 최초로 영화 전체를 'IMAX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이 작품(화면 비율은 2.11:1이다)은, 지아장커, 장위안, 장양 감독과 더불어서 사실주의적이고, 스케일이 큰 작품을 연출하는 '6세대' 중국 감독의 선구자인 관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베니스 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선정된 <투우>(2009년), 베니스 영화제 폐막작 <노포아>(2015년) 등이 있다. 관후 감독은 이 처절한 사투를 그저 잊혀지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이야기로 다시 한번 재조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고, 작품을 연출하기로 했다.
하지만 <800>은 현재 시진핑 주석이 있는 중국 공산당의 군대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대만(중화민국)의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가 등장했다. 2016년, 트와이스 멤버 '쯔위'가 이 깃발을 들었다는 이유로 '중화권 양안문제'에 파장을 일으켰던 것을 떠올려 본다면 신기했다.

게다가 2019년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이기 때문에, 심기를 건드릴 것이라는 우려도 분명 있었을 터. 하지만 개봉을 위해서 이 작품을 배급한 중국의 '화이브라더스'는 중국 공산당 당원 100여 명 넘게 회사 내에 들였다.('버라이어티'가 2019년 보도했다)

결국, '심기를 건드릴 만한 요소'가 되는 13분을 더 '검열 삭제'한 후(깃발도 일부 흐릿하게 처리됐다)에야 <800>은 2020년 8월에 개봉할 수 있었다. 2020년 7월에야 중국에서 개봉된 <800>은 '코로나 19'의 여파로 인해 침체했던 중국 극장가에 큰 변화를 낳았다.
3개월가량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우리 돈으로 약 5,000억 원(4억 6,122만 달러)을 벌어들였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가 대거 개봉을 연기한 상황에서 기록한 전 세계 박스오피스 1위 성적으로 이어졌다. 제작비도 엄청나다. 무려 약 5억 위안(860억 원)이 사용됐는데, 한국 블록버스터들이 2~300억 원을 투입하는 걸 떠올린다면 큰 금액이다.

제작진은 당시 건물들을 실제 크기 그대로 복원하고자, 약 18개월 동안 건축면적 20만㎡의 세트를 짓는 데 공들였다. 덕분에 CG의 사용 빈도가 줄어들어, 창고와 조계지역의 분위기를 좀 더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특수부대 전랑2>(2016년)나, <에베레스트>(2019년), <최미역행>(2020년)처럼 이른바 '노골적인 국뽕' 요소들이 그렇게 다량 함유되지 않은 점도 생각보다 놀라웠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신파 요소'나 '애국심 고취' 장면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순 없겠다. 물론, '검열 문제'로 그렇게 전개됐다면, 무삭제 버전을 보고 싶다.

2020/12/12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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