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 조건으로 '범죄와의 전쟁' 나선 레전드 탈옥수

조회수 2020. 9. 22. 14:22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비독: 파리의 황제> (The Emperor of Paris,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비독: 파리의 황제> ⓒ (주)영화특별시SMC
빅토르 위고의 소설 <레미제라블>(1862년) 주인공 '장발장', 아서 코난 도일이 쓴 연작 소설의 주인공 '셜록 홈즈', 모리스 르블랑이 20세기 초에 만든 캐릭터 '괴도 루팡'. 영화 <비독: 파리의 황제>의 메인 포스터엔 낯익은 3명의 이름이 쓰여 있다. 이 캐릭터들의 모티프가 된 인물이 영화의 주인공, 프랑수아 비독이기 때문.

프랑수아 비독은 절도죄로 도형에 처했으나 탈주를 거듭하고,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면서 다시 수감되지만, 계속해서 탈옥에 성공하는 '영원한 탈옥수'였다. 그러던 중 같은 감방에 있던 죄수의 고백을 들을 후, 이를 당국에 알리면서 1810년 이후 '경찰의 앞잡이'로 변신한다.

'범죄자가 범죄자를 가장 잘 안다'라는 그만의 이론은 성공했는데, 특유의 정보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범죄자를 직접 소탕하면서, '역사상 최초의 사립 탐정'이란 타이틀을 갖게 된 것. 그는 1817년 파리시 경찰국장 '앙글레스' 밑에서 '범죄수사과'를 창설, 초대 과장직을 역임하게 된다.

물론, 그는 1827년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서 파면되고 만다. 그래도 프랑수아 비독은 '범죄학의 아버지'라 불리면서, 근대 범죄학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서 언급한 수많은 범죄자, 형사 캐릭터의 모티브가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도.
영화는 프랑수아 비독이 탈옥한 이후, 자신의 사면을 위해 범죄를 소탕하는 과정을 액션 영화로 재해석했다. 프랑수아 비독은 프랑스에서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의외로 그를 다룬 영화는 흑백 무성영화를 포함해도 손에 꼽을 정도. 국내에 알려진 작품으로는 제라르 드빠르디유 주연의 <비독>(2001년) 정도가 있다.

이번 <비독: 파리의 황제>에서도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프랑스 배우가 '비독'을 연기했다. 아카데미 수상작 <블랙 스완>(2010년)에서 '토마스 르로이'를, 한국 영화 <국가부도의 날>(2018년)에서 'IMF 총재'를 맡은 뱅상 카셀이 그 주인공.

"영화 속 '비독'은 영웅으로 볼 수도, 반역자라고 볼 수도 있다"라고 '비독'에 대해 언급한 뱅상 카셀은 "그는 거리를 누비는 방랑자, 지하 세계의 무법자, 형사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종횡무진으로 움직인다. 그는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밀어붙이는 일동의 반동분자"라면서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영화 속 '비독'은 그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스스로 세상을 등지며 살아갔던 인물"이라면서, "그의 인생을 탐험하고, 캐릭터를 연구하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권력과 대항했던 '비독'이라는 인물을 통해 '자유'의 의미를 알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프랑스인들에게 '자유'라는 가치는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소중한 것이었을 터. '비독'은 "내 목숨을 걸고 자유를 사는 것이다"라며, 보안 처장 '앙리'(패트릭 체스네)에게 다가간다.

'비독'은 조금씩 피로 물든 파리의 거리를 평정해나가지만, '앙리'를 비롯한 프랑스 경찰 내부의 반응은 싸늘하다. 심지어 감옥에서 '비독'과 함께 탈옥한 '나타니엘'(오거스트 딜)이 더 큰 계략을 꾸미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자유'를 향한 '비독'의 여정은 꼬이게 된다.

뱅상 카셀은 이미 액션 스릴러 <퍼블릭 에너미> 시리즈로 장-프랑소와 리셰 감독과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감독은 "뱅상 카셀과 나의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것은 신뢰"라면서, "그는 항상 내가 촬영 중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나를 붙들어 준다"라고 밝혔다.

뱅상 카셀 역시 "장-프랑소와 리셰 감독은 나의 본능을 신뢰한다"라면서, "또한, 나도 그가 이야기를 만드는 모든 방식을 신뢰한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영화는 지난해 열린 제44회 세자르 영화제에서 미술상과 의상상 후보(각각 <시스터스 브라더스>와 <마드모아젤>이 받았다)에 오른 만큼 화려한 미장센을 자랑한다.

빛과 어둠이 대비되면서, 장엄한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영화의 미장센은 당시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권력을 상징하던 19세기 프랑스의 건물 양식과 대조를 보인다. 암흑이 드리웠던 시대에서 영화 속에 다양한 캐릭터들이 권력을 두고 싸운다는 주제를 잘 보여준 셈.

장-프랑소와 리셰 감독은 "리얼리티가 무엇보다 가장 중요했다"라면서, 의상이나, 가구, 장식, 심지어 거리의 돌멩이까지 모두 당시 존재했던 것들로만 영화 속의 미장센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그의 자부심은 대단한데, 예산을 절약할 수 있음에도 19세기 파리 모습을 재현하고자 '진짜'만을 고집했다고.

덕분에 "역사 선생님들이 이 영화를 통해 '당시 파리가 이런 모습이었다'라고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는 자부심을 밝혔다. 이렇듯 영화는 훌륭한 미장센을 보여주고, 당시 프랑스인의 중요 가치를 소개해준다. '비독'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오는 '프랑스 삼색기'의 중요 가치 중 하나인 '자유'를.

2020/09/19 CGV 목동

Copyright © 알려줌 알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8-2024 ALLYEOZUM INC. All Rights Reserved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