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세계의 아이들이 떠올랐던 판타지 영화

조회수 2020. 8. 25. 14: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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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시크릿 가든> (The Secret Garden,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시크릿 가든> ⓒ (주)이수C&E
영국 출신의 미국인 작가, 프랜시스 버넷의 1909년 작품, <비밀의 화원>은 10살 소녀 '메리 레녹스'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아동문학 소설이다. 20세기가 될 무렵, '메리 레녹스'는 인도에서 태어난 부자 부모로부터 자라고 있었으나, '콜레라 팬더믹'으로 인해 부모님을 떠나보낸다.

'메리'는 고모부(원작은 고모부로, 영화에선 이모부로 등장)이자, 영국 요크셔의 귀족인 '크레이븐' 경의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된다.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이 쉽지 않던 '메리'는 '비밀의 정원'을 발견하게 되고,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에 '힐링'을 받는다. <비밀의 화원>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힌 후, 다양한 형태의 영상 매체를 통해 관객 혹은 시청자를 찾았다.

처음 나온 것은 1919년 나온 무성영화로, 지금은 분실되어 없어진 작품이다. 이후 1949년 MGM이 촬영했을 당시엔, 주요 장면은 흑백으로, 복원된 정원의 모습은 컬러로 구성되어 관객에게 전해졌다. 가장 최근 영화로는 매기 스미스가 '메들록 부인'으로 등장한 1993년 버전이 있다.

그사이, 영국 BBC나 미국 홀마크 등에서 TV 영화 혹은 드라마가 제작됐고, 일본 NHK에선 1991년에(국내에서도 KBS에서 방영됐다) 애니메이션이 제작됐었다. 당연하게도 연극이나 오페라 같은 무대 예술로도 창조되기도 했고, 최근엔 웹 시리즈 형태의 작품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렇게 지금까지 <비밀의 화원>이 오래도록 사랑받은 이유는, 단연 원작 자체의 힘 때문일 것이다. '비밀의 정원'과 소통하면서, 변하는 인물의 심리는 관객에게 계속해서 내려져, 일종의 '힐링'과 '향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원제 그대로 돌아온 영화, <시크릿 가든>은 어떤 변화가 있을까?

먼저, <시크릿 가든>은 <원더>(2017년)를 각색하고, <에어로너츠>(2019년)의 각본을 맡은 잭 쏜이 작품의 각색 작업을 진행했다. 잭 쏜은 "'메리'(딕시 에저릭스)가 정원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고, 새로운 방식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매우 중요하게 느껴졌다"라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라면, 작품의 시점을 제2차 세계대전 직후, 1947년 인도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오늘날 관객들이 이야기를 조금 더 가깝게 느끼기 위해 재설정했다는 제작진의 의도였는데, 덕분에 '미슬스웨이트 저택'은 전쟁 중 군인을 위한 병원으로 사용됐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그리고 100분이라는 짧다면 짧은 '상영 시간'을 보완하기 위해서, 원작의 일부 인물을 제거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못된 삼촌인 '크레이븐 박사'나 정원사 '벤 할아버지'는 사라졌고, 대신 '메들록 부인'(줄리 월터스)의 비중을 늘렸고, '메리'의 유대감을 형성해주는 개 '핵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하지만 작품에서 제일 중요한 '주인공'은 정원일 터. 정원은 어떤 어른도 아이들을 치유할 수 없는 세상에서, 그곳만큼은 아이들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소개된다. 마크 먼든 감독은 이 정원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주인공들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캐릭터로 표현하고자 했다.

여기에 마법 세계를 스크린에 구현하는 데 성공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제작한 데이비드 헤이먼 프로듀서의 야망도 정원엔 고스란히 녹여져 있었다. 데이비드 헤이먼은 "카메라에 정원의 신비로움을 생생하게 담아 마법에 현실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 작품을 보면서, 묘하게 '현실 세계'에서 힘겹게 하루를 지내고 있는 '우리의 어린 세대'가 떠올려졌다. 어른들의 그릇된 행동도 겹쳐지면서, 현실의 아이들은 어느 사이 마음 놓고 '마스크 없이' 뛰어놀 수 있는 정원과 같은 공간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우울감이나, 실망감도 늘어나는 이 상황에서, 마법 같은 기적이나, 희망을 찾고자 한다면, 이 작품을 한 번쯤 꺼내 보면서, 영화적 체험을 하는 것은 어떨까? (극장 관람이 당장 어렵다면, 극장 상영 이후, 부가판권을 통해 만날 수도 있다.)

물론, 이 작품은 어린 세대를 위한 작품만은 아니었다. 이 작품이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별칭이 있는 것은 아무래도, '아치볼드'(콜린 퍼스)로 대표하는 어른 캐릭터들의 얼굴 속 그늘이 걷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아내를 잃은 후, 정원의 문과 함께 마음을 닫았던 '아치볼드'(콜린 퍼스)는 '메리'가 보는 앞에서, 꽃이 만개하던 정원에서, "어른이 아이들한테 배움을 얻게 되다니"라는 말을 남긴다. '코로나 19'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우리는 분명 다시 '배움'을 얻고 극복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2020/08/21 메가박스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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