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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애니의 미래, 이 작품이 보여줬다?

조회수 2020. 6. 1. 16: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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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루팡 3세: 더 퍼스트> (Lupin III: The First,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루팡 3세: 더 퍼스트> ⓒ (주)NEW
'루팡 3세'는 50년이 넘은 장수 캐릭터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일본의 대표 문화 콘텐츠 중 하나다. '루팡 3세'(쿠리타 칸이치 목소리)는 신출귀몰하는 전설의 도둑 '아르센 루팡'의 손자로, 뛰어난 신체 능력과 명석한 두뇌를 이용해, 한번 노리는 보물은 반드시 훔쳐내고야 하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파트너로, 뛰어난 사격 솜씨와 술과 담배를 좋아하는 의리남 '지겐 다이스케'(코바야시 키요시 목소리), '참철검'과 함께 수행 중인 '이시카와 고에몽'(나미카와 다이스케 목소리)이 있다. 이런 '루팡 3세'의 약점은 바로 미인으로, 덕분에 항상 도둑 '미네 후지코'(사와시로 미유키 목소리)에게 당하고 산다.

1967년 작가 몽키 펀치가 <만화 액션>에 첫 연재를 시작한 이후, <루팡 3세>는 1971년 TV 시리즈로 처음 발표됐었다. 그리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연출한 극장판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1979년)은 TV 시리즈와는 다른 색다른 낭만 모험극을 보여줬었다.

이어 <루팡 3세>는 수많은 TV 스페셜과 극장판, 심지어 '명탐정 코난'과의 콜라보레이션 극장판(2013년)을 만들어내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무렵, 일본 애니메이션은 이른바 아베 일본 총리가 본격적으로 시행한 대중문화 프로젝트, '쿨 재팬'의 대표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일본 대중 애니메이션의 전성기인 1970~1990년대 후반의 콘텐츠들을 계속해서 써먹는 수준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방문했던 오사카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쿨 재팬'이라는 이름으로 홍보하던 작품들의 상당수는 <진격의 거인>을 제외하고, <에반게리온>, <고질라>, <명탐정 코난>, <세일러 문>, 지금 언급 중인 <루팡 3세> 등 20세기에 태어난 콘텐츠였다.

해당 작품이 현재까지 명목을 이어가려면, 자연스럽게 리부트 혹은 다른 형태의 이야기를 펼쳐,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 하지만 무모하게 팬층을 확보하려다, 기존 팬들의 반발을 일으킨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무리한 실사화가 단적인 예.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국내에 공개 중인 <강철의 연금술사>(2017년), <블리치>(2018년) 등을 비롯해 원작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화는 '코스프레'만 하는 목적으로 만들었냐는 비아냥을 받아야 했다. 그런 가운데 등장한 새바람이 2D 애니메이션의 3D화였다.

실사 영화에서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 할 수 없는 요소들을, 그래도 애니메이션 기술력의 발전으로 인해, 3D로 옮기면서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는 것. 지난해 일본에서 개봉했으나, 국내에선 여러 이유로 인해 개봉 연기 중인 리메이크 작품, <극장판 포켓몬스터 뮤츠의 역습 EVOLUTION>이 그 예다.
대표 장수 시리즈 <도라에몽>도, <도라에몽:스탠바이미>(2014년)를 통해 3D 애니메이션으로 공개된 바 있다. <루팡 3세> 역시 2014년 만들어진 실사 영화에선 보여줄 수 없었던, 애니메이션만의 거침없는 액션과 톤, 원작의 분위기를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냈다.

메가폰을 잡은 인물은 <도라에몽:스탠바이미> 시리즈와 또 하나의 애니메이션 실사화 영화인 <기생수> 시리즈를 연출한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이었다. 감독은 "2D 캐릭터 디자인에서 3D 모델을 만들면, 아주 미묘한 차이로 '루팡다움'이 사라지는 일이 있어,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애니 원작 실사화가 받는 지적과 유사하다.

2D 애니메이션과의 이질감을 최소화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인상적인 작품을 연출한 야마자키 다카시 감독은 어린 시절, 당시 최첨단의 시각효과를 자랑한 <스타워즈>(1977년), <미지와의 조우>(1977년)를 관람하고, '영화 효과' 분야에서 일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덕분에, 그는 시각효과 전문가가 됐으며, 드라마와 시각효과의 조화를 살린 데뷔 장편 연출작 <쥬브 나일>(2000년)로 주목받는 감독으로 성장한다. 이후, 만화 <3번가의 석양>을 영화화한 <올웨이즈 - 3번가의 석양>(2005년)으로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12관왕을 차지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상업영화 감독으로 인정받는다.
<루팡 3세: 더 퍼스트>(이하 <더 퍼스트>)는 자신이 사랑했던 원작, 특히 <칼리오스트로의 성>에 대한 헌사가 곳곳에 담겨 있다. <더 퍼스트>가 1960년대를 배경으로 했기에, <칼리오스트로의 성>에서 볼 수 있던 노란색 자동차가 고스란히 3D로 컨버팅되어 있었으며, 역시나 뛰어난 카 체이싱 액션 시퀀스를 보여준다.

그리고 '톱니바퀴' 액션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톱니바퀴' 등장 오프닝 시퀀스도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히로인인 '레티시아'(히로세 스즈 목소리)는 <칼리오스트로의 성>에서 성에 갇혀 있던 '칼리오스트로 백작 부인'이 마치 닫힌 새장에서 풀려나오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할아버지로부터 억압을 당하던 삶에서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벗어나는 '레티시아'의 여정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그려냈던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들과 맞닿아 있었다. 한편, 이번 작품은 이례적으로 '전체 관람가' 등급을 받았는데, '루팡 3세'의 대표적 행동인 '루팡 다이브'가 선보여지지 않는 것도 신기한 변화였다.
기존 일본 애니메이션이 '고질적'으로 보여줬던 '보너스 컷'이 잘려 나가면서, 오히려 매끄러운 분위기의 작품이 완성됐는데, 앞으로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 같았다. (물론, 원작 자체가 성인을 위한 작품이기 때문에, 이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또한, 처음 <루팡 3세>를 접하는 관객이라 할지라도, 진입 장벽이 낮아 그들의 모험을 쉽게 따라갈 수 있던 것도 흥미롭다. 하지만, 이 작품을 온전히 즐기려면 4DX에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호시탐탐 '루팡 3세'를 노리는 '제니가타 코이치'(야마데라 코이치 목소리)의 얼굴이 빨개지는 장면에선 열풍이 귓불을 때리며, 카체이싱 장면에서는 최고에 가까운 좌석 흔들림 수위를 보여준다. 하늘에서 비눗방울이 내려오는 효과는 물론이며, 바다 지역에서 나오는 물보라를 직접 맞을 수 있는 체험 기회도 제공해준다.

2020/05/16 CGV 용산아이파크몰 4D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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