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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영화는 CG 개를 선택했나?

조회수 2020. 5. 25. 14: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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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콜 오브 와일드> (The Call of the Wild, 2020)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콜 오브 와일드>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컴퓨터 그래픽 'CG 기술'은 21세기 영화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가 됐다. CG는 기존에 인간이 하기 힘들었던 스턴트 연기를 대신하거나, 인간이 갈 수 없는 세상을 표현하는 데 큰 역할을 수행했다. 대표적인 작품이 <아바타>(2009년)로, '판도라' 행성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구현한 'CG', 그곳 원주민 '나비족'을 표현한 모션 캡처는 현재까지도 최고의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또한, CG는 인간뿐 아니라 동물의 움직임까지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개봉한 <라이온 킹>으로, 마치 <내셔널 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사실적인 그래픽을 보여줬다.

그러나 <라이온 킹> 속 야생 동물이나, <아바타> 속 외계 생명체는 우리가 직접 옆에서 볼 수 있는 반려동물인 개나, 고양이는 아니었다.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들이 주인공인 영화들은 어지간하면 '실제 동물'을 통한 촬영을 진행했다. 위화감 있는 'CG 동물'의 움직임은 오히려 관객에게 역효과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반려동물 영화인 <베토벤> 시리즈나, <베일리 어게인> 시리즈 등은 실제로 훈련받은 개들의 뛰어난 연기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런데도 <콜 오브 와일드>는 'CG 동물'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동물이 나오는 영화에 나온 여러 딜레마 때문이었다.
아역 배우에게 폭행 장면을 촬영한 후, 해당 배우에게 심리적인 상담이나 치료가 이뤄졌는가에 대한 의논이 최근에서야 나온 만큼,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 역시 최근에서야 이슈가 됐다. 앞서 언급한 <베일리 어게인>에서도 한 차례 논란이 있었다.

연기하려는 개가 물에 들어가지 않으려 발버둥 치는데도 그것을 스태프가 억지로 물속으로 밀어 넣으려는 화면이 유출됐고, CNN 등 현지 언론에서 보도되어 파장을 일으켰었다. 하다못해 '베일리'의 목소리를 맡은 조시 게드도 해당 영상을 트위터로 보며 "화가 나며, 슬프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에 배급사와 제작사는 "우리는 동물을 위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안전하게 촬영했고, 당시 연기견이 물속에 빠지는 것을 원치 않아 더는 촬영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콜 오브 와일드>도 상당한 대목이 실제 개가 연기하기에 힘든 장면으로 구성됐다.

주인공 '벅'이 몽둥이로 학대당하는 장면, 리더를 정하기 위해 죽일 듯이 두 개가 싸우는 장면, 클라이맥스 액션 장면 등이 그 예. 덕분에 제작진은 고심 끝에 동물의 모습을 잘 연구하고 연기한 배우의 모션 캡처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어 갔다.
<혹성탈출> 시리즈에선 '로켓'을, <콩: 스컬 아일랜드>(2017년)에선 '콩'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선 '청년 그루트'의 모습을 담아낸 무브먼트 안무가인 테리 노터리가 그 주인공. 테리 노터리는 '벅'을 위해서 오랜 기간 개를 관찰했고, '벅'의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어내도록 노력했다.

테리 노터리의 얼굴에 군데군데 붙여진 점들은 '벅'의 다양한 표정 변화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런 '벅'의 모습을 본 관객은 "이건 진짜 개는 아니지만, CG는 잘됐네"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촬영 중에는 배우들의 연기를 돕기 위해서는 모형 개가 사용되기도 했다.

다행히 해리슨 포드는 이런 'CG 캐릭터'와의 연기에서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었다. 그가 함께했던 <스타워즈>, <블레이드 러너>,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현재 할리우드의 CG를 발전시킨 대표 프랜차이즈가 아니겠는가?

그는 "나는 스토리텔링을 좋아하기 때문에, 블루 스크린이든, 실제 장소든 바탕은 큰 상관이 없다. 어쨌든 CG 덕분에 편리하게, 다양한 배경을 넣을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그는 "나는 작품을 고를 때 관객이 몰입하고 공감함으로써, 정서적 이해의 힘이 발휘될 수 있는 이야기인지를 본다"라고 <콜 오브 와일드>의 출연 이유를 밝혔다.
한편, 영화는 원작 소설(잭 런던의 <야성의 부름>)의 다양한 주제가 한 번에 쏟아지는 '하이라이트'처럼 느껴졌다. 원작의 방대함을 살리기엔, 영화보다는 디즈니 플러스 시리즈가 좋은 선택 같아 보일 정도.

영화는 '인간 문명' 아래에서 태어났지만, '자연'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점차 '야성'을 되찾는 '벅'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그 와중엔 <발토>(1995년)처럼 개 썰매를 통해 알래스카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며, 예고편을 위한 액션 시퀀스도 준비해 놓는다. 4DX로 관람했다면 좌석이 엄청나게 흔들렸을 것으로 생각할 정도.

초·중반의 스토리 라인인 '벅'의 개 썰매 활약 이후엔, 세상을 등지고 살아왔던 '존 손턴'이 '벅'을 만나게 되고, 서로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주면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주요 소재로 등장한다.

그 와중에 골드러시로 인해 나오는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경고하기까지 한다. 분명 동물이 활약하면서 본래의 야성을 되찾는다는 내용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9시 뉴스' 보도 스타일의 인위적인 전개는 다소 아쉬웠다.

2020/05/16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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