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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형 모범생 따라 명문대 들어간 여자에게 벌어진 일

조회수 2020. 5. 17.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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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나의 청춘은 너의 것 (Love the Way You Are,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나의 청춘은 너의 것> ⓒ 오드 AUD
어린 시절 동네를 주름잡던 골목대장 '린린'(송운화)은 잡화 가게를 운영 중인 어머니 밑에서 자란 평범한 소녀다. 어린 시절, 남을 괴롭히는 것을 그냥 보지 않는 진실하고 정의감 있던 '린린'은 '팡위커'(송위룡)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잘하는 것이 오직 공부밖에 없는 모범생이기 때문에, 어머니는 '린린'에게 '팡위커'가 불을 켜서 공부하는 만큼만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갈 것이라는 희망(인지 협박인지 모르겠지만)을 키워준다. 공부하는 것이 싫었던 '린린'은 강제로 '팡위커'의 연애를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천한다. 문제는 '팡위커'의 여자친구가 다른 곳으로 전학을 가게 된 것.

먹던 아이스크림을 떨어뜨린 것처럼, 자유를 빼앗긴 '린린'은 다시 '강제 공부'를 한다. 결국, 대학 입학시험에 당당히 '좋은 성적'을 받은 '린린'은 명문대 축산학과 입학 통지를 받는다. 하지만 '팡위커' 역시 인연인지, 우연인지, 계획인지 모를 상황으로 인해 같은 대학의 축산학과로 입학하게 된다.

축산학과의 학생들은 하나 가득 전과에 대한 이미지로 가득 차 있었다. '생명공학과'와 같은 취업에 인기 있는 곳이 더 경쟁률이 치열하다 보니, 조금 경쟁률이 약한 축산학과로 몰려든 것. 그래도 '린린'은 축산학과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린린'과 '팡위커'는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조금씩 가까워지려 한다.
하지만 '린린'에게 장애물이 나타난다. '팡위커'의 전학 간 전 여자친구가 생명공학과에 입학했고, 생명공학과와 축산학과가 합동으로 듣는 수업에 나타난 교수도 썩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았기 때문.

한편, 고등학교 때만 하더라도 안경을 끼고, 외모 관리에도 큰 관심이 없어 보였던 '팡위커'는 '린린'에게 숨겨왔던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전 여자친구의 생일 파티에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과연 두 사람에게 어떤 로맨스가 펼쳐질까?

<나의 청춘은 너의 것>은 2010년대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은 대만 로맨스의 마지막을 알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한국 극장가에서 풋풋한 로맨스 영화들이 좋지 않은 평을 받으며(대표적인 작품으로 <치즈인더트랩>(2018년)을 예로 들 수 있겠다), TV 드라마 시장으로 옮겨진 탓인지, '데이트 영화'는 대만 작품이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0년대 대만 영화들은 주로 옛사랑을 회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하는 소녀>(2011년), <나의 소녀시대>(2015년), <카페6>(2016년), <안녕, 나의 소녀>(2017년)가 '그 시절 추억'을 가져온 대만 로맨스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유사한 작품 구조로 전개가 이어지다 보니, 이런 대만 로맨스 작품들을 관람하는 관객 수는 영화관통합전산망 통계를 놓고 봐도 감소하고 있는 형국. 그래서 대만 로맨스의 최근 흐름은 전 세대의 관객을 아우를 수 있는 추억 이야기보다는 '하이틴 관객'을 타깃으로 한 작품들로 변하고 있다.

물론, 추억의 원작이 있겠지만, 현대적인 B급 감성으로 변주하려 했던 <장난스런 키스>(2018년)가 그 대표적인 예. 객석을 빠져나올 때, "오글거린다"라는 관객들의 반응을 들을 수 있었다. <나의 청춘은 너의 것>도 만화와 같은 장면들을 넣으면서 현대적인 B급 감성의 영화처럼 작품을 풀어갔다.

한편, <나의 소녀시대>와 <안녕, 나의 소녀>에서 청순하면서도 발랄한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사랑받은 송운화는 2010년대 대만 청춘 배우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나의 청춘은 너의 것>에서도 작품의 초중반 극의 분위기를 확실하게 이끌어가는 모습을 잘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 두 주인공에게서 케미를 발견하는 게 쉽지 않았다. <나의 소녀시대>와 달리,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발랄하기만 할 뿐 '린린'에게서 캐릭터에 대한 내적 고민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단순히 과거의 시대만 가져온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소중한 추억을 꺼내 본다는 <나의 소녀시대>의 주제는 관객의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번 영화 속 '린린'이 당당해 보인 순간은 오토바이를 타던 남자에게 한 행동, 실험용 토끼를 지키기 위한 행동 정도밖에 보이지 않았다. 정작 영화의 중심인물인 '팡위커'와의 관계는 답답한 고구마를 삼키는 것 같은 전개로 진행된다. 애초에 갈등 소재로 넣은 것처럼 보이는 전 여자친구의 존재감이나, 감초 캐릭터처럼 등장했을 것 같은 대학 친구들의 활약이 미미한 것도 아쉬웠다.

'팡위커' 역시 너무나 뜬금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고백하는데, 이는 개연성도 떨어지며, 작위적으로 구성된다. 그나마 <장난스런 키스>보다 다행이라는 점은 상영 시간이 30분 가까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토마토를 손에 쥐고 난 후, 토마토가 으깨질 정도로 오글거리는 작품을 보며 취향 저격당할 관객이나, 절대로 이런 '고구마' 같은 썸은 타지 말라는 의미에서, 커플들이 데이트 시간을 보내기 위한 작품으로는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그 외 2010년대 대만 로맨스의 불꽃 같은 시간을 기억하던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하기엔 안타까운 대목이 많았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 속 대학생들의 대사는 아무리 곱씹어봐도 최근 대학생이 아닌 00번대 학번도 안 쓸만한 대사들로 가득 차 있었다.

2020/05/03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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