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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하나 만큼은 끝내주던 시리즈가 끝났다

조회수 2020. 4. 12.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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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엽문4: 더 파이널> (Ip Man4: The Finale,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엽문4: 더 파이널>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키다리이엔티
지난 2008년부터 시작한 <엽문> 시리즈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 마지막을 함께한 것은 역시나 레전드 액션 배우 견자단이다. 태극권, 영춘권, 홍가권, 우슈와 같은 전통 중국 무술은 물론이며, 태권도, 유도, 이종격투기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 온 '무술 마스터'인 그는 <엽문4: 더 파이널>을 끝으로 정통 액션 영화의 출연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에게 4편에 <엽문> 시리즈는 어떤 의미였을까? 양자경과 함께 <영춘권>(1994년) 영화에 출연한 것도 있겠지만, '이소룡'의 스승으로도 잘 알려진 영춘권 일대종사 '엽문'을 직접 연기한다는 것은 분명 감회가 남달랐을 터.

물론, 허구가 섞인 이야기가 많고, 작품에 따라 중국의 민족주의를 강화하려는 내용이 진하게 묻어나는 것은 사실이나, 견자단이 연기하는 액션의 모습 자체에서는 이견 없이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견자단이 출연한 네 편의 <엽문> 시리즈에는 유사한 흐름이 있다.

'엽문'의 생활상, 중간 보스와의 일전, '엽문'에게 처하는 불리한 여건, 그리고 최종 보스와의 대결. 그래서 이야기를 중심으로 보는 관객이라면, 같은 내용을 4번 보기 때문에 참신함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순 있겠다. 그래도 작품은 매 편마다 '엽문'이 하고 싶은 목소리가 올곧게 뻗어 나오는데, '엽문'이 더 위대하게 보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구도 많아서, 어떠한 목적과 의도가 담겼는지는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1대 10의 명장면을 만들어 낸 1편에서 '엽문'은 "무술이 비록 일종의 무력이지만, 중국 무술은 유가의 철학인 무덕을 지니고 있다"라고 '미우라'(이케우치 히로유키) 장군과의 시합을 앞두고 독백한다.

"남을 헤아리려는 마음이 포함됐지만, 일본인들은 무력을 폭력으로 변절시키고, 타인을 억압한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중국 무술을 배울 자격이 없다"라는 것. '엽문'이 총에 맞아 쓰러지면서 관중들이 쏟아져 나오는 장면은 훗날 <자전차왕 엄복동>(2019년)에서 레퍼런스 되기도 했다.

2년 후 나온 2편에서 '엽문'은 동양 무술을 깔보는 서양인들에 대한 일침을 가한다. 그는 작품의 최종 보스인 세계 복싱 챔피언 '트위스터'(대런 샬라비)를 이긴 후, 장내를 향해 말한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중국 무술이 서양보다 더 뛰어나다는 것을 말하러 온 것이 아니다. 사람의 지위엔 고하가 있을지 몰라도, 우리의 인격엔 귀천이 없다. 우리가 모두 서로를 어떻게 존중할지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2016년에 개봉한 3편에서는 비록 관객이 보는 앞에서의 대결은 아니지만, "소중한 사람이 당신의 곁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남기며, 명언 퍼레이드를 이어간다.

4편에서도 명언은 이어지는데, 정리하자면 인종 차별과 혐오에 대한 일침인 셈. 암에 걸린 '엽문'이 아들 '엽정'(오건호)의 샌프란시스코 유학을 위해 직접 답사를 하러 간다. 그곳에서 그는 외국인 제자를 가르치는 '이소룡'(진국곤)을 만나게 되고, 이후 현지 무술인들을 포함한 차이나타운의 중국인들이 차별받는 것을 보며, 이를 도와주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이 작품의 줄거리.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폭행을 당한다거나, 차별 대우를 받는 것을 떠올려 보며, 이 작품에서 '엽문'이 말하는 마지막 '연설'은 꽤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한편,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서, 영화는 다양한 대결을 선보인다. 국내에선 SBS에서 더빙 방영됐던 <이소룡 전기>(2008년) 드라마를 통해, 처음 '이소룡'을 연기했던 진국곤이 3편에 이어 다시 한번 '이소룡' 연기를 맛깔나게 소화했다.

그리고 '만종화'(오월)와 '엽문'의 태극권-영춘권 대결도 흥미로운 포인트. 액션감독이자, 스턴트맨으로, 또는 직접 주·조연을 맡으며 활약 중인 스콧 앳킨스가 최종 보스이자 미 해병대 중사인 '바턴 게디스'를 맡아 견자단과 좋은 합을 연출했다.

이는 4편의 모든 작품을 연출한 엽위신 감독과 홍금보에 이어 3편부터 무술감독을 맡은 원화평의 힘도 컸다. 특히 원화평 무술감독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찬사를 받으며, 직접 <킬 빌>(2003년)의 무술감독으로 함께 했던 경력도 있는 만큼, 타격감 있는 액션이 고팠던 관객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2020/04/08 CGV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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