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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2' 제치고 아카데미 노리는 5수생 애니 제작사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Missing Link,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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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지
글 : 양미르 에디터

지난 1월 초 열린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상에서 '이변'이 나왔다. 당연히 <토이 스토리 4>, <겨울왕국 2>, 여기에 '애니메이션'으로 분류된 <라이온 킹>까지, 세 디즈니(와 픽사) 작품 중 하나가 받을 가능성이 높았으나, 트로피는 10억 달러는 기본으로 벌어들인 세 작품이 아닌, 흥행에 참패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에게 향했다.

크리스 버틀러 감독이 "당황스럽네요"라며 수상 소감을 시작할 정도였다. 혹자는 표가 분산됐기 때문에, 어부지리로 걸린 결과라고 깍아내릴 수 있겠지만, 적어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제작한 '라이카 스튜디오'를 알고 있다면 그런 주장은 쉽게 나올 수 없을 터.

처음으로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얻은 '라이카 스튜디오'는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를 만들어 낸 아드만 스튜디오처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계 명가로 알려진 곳. 2005년 설립 이후, 라이카 스튜디오는 익숙한 공식으로 만들거나, 한 편이 성공하면 후속작을 만드는 관행에서 벗어나,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작품들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덕분에 독창적인 상상력과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라이카의 애니메이션은, 마치 한 편의 예술 작품을 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이런 시도를 통해 라이카의 작품들은 '비평가'에게 늘 찬사를 받아 왔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의 수상과는 늘 거리를 둬야만 했다.

출처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이수C&E

단독으로 만든 첫 작품 <코렐라인: 비밀의 문>(2009년)을 시작으로, <파라노만>(2012년), <박스트롤>(2014년), <쿠보와 전설의 악기>(2016년)까지 만드는 장편 애니메이션은 모두 아카데미 후보엔 올랐으나, 거기까지였다.

오스카 트로피는 <업>(2009년), <메리다와 마법의 숲>(2012년), <빅히어로>(2014년), <주토피아>(2016년)를 만든 디즈니(픽사)로 향했다. 당연하게도 이 결과는 당시 디즈니의 수상 작품들이 속편이 아닌 '오리지널 작품'이었고, 다른 후보와 비교해 더 뛰어났기 때문에 이뤄진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의 장편애니메이션작품 부문은 후보 지명부터 이변이 일어났다. 기존 메이저 스튜디오의 배급 작품이 <토이 스토리 4>(디즈니·픽사)와 <드래곤 길들이기 3>(드림웍스) 정도에 불과했고, 넷플릭스의 <클라우스>와 <내 몸이 사라졌다>가 후보에 올랐으며, 라이카의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가 막차를 탔다.

개봉 전까지 강력한 이 부문의 승자로 예상됐던 <겨울왕국 2>는 '주제가상' 후보로 향하며, 후보곡 제목처럼 'Into the Unknown'(미지의 세상 속으로)이 됐다. 심지어 최근 후보 판세는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클라우스>의 수상으로 인해 오리무중이 됐다.

200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작품상이 신설된 이래로, 속편 작품은 단 한 차례도 수상하지 않았다는 '통계' 역시 흥미롭다. '아카데미 시상식 규정'에 애니메이션 부문 투표는, 후보작을 모두 감상한 아카데미 회원만이 투표 자격을 얻는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이른바 이름만 보고 찍는다'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물론, 아직까지도 <토이 스토리 4>의 수상 확률은 도박사들의 예측만 보더라도 가장 높다. 미국 제작자 조합(PGA)상에서 <토이 스토리 4>가 애니메이션상을 받은 것도 있으며, 기존에 도전했던 속편 애니 중 가장 강력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거의 원사이드한 상황으로 향하던 기존 장편애니메이션작품 레이스와 비교하면, '절대 강자'가 없는 이 역대급 경쟁은 신기하기만 하다. 서로의 장단점이 고스란히 있는 가운데,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이 애니메이션은 전설의 괴물을 발견해 탐험가로 자신의 신분을 인정받기를 원하는 영국 귀족 '라이오넬'(휴 잭맨)이 주인공이다. 당연하게도 다른 탐험가들은 그를 괴짜라 여긴다. 그런 상황에서 '예티', '빅풋', 혹은 '사스콰치'라 알려진 미지의 생명체를 봤다는 편지가 '라이오넬'에게 전달되고, 그는 편지가 배달된 미국으로 향한다.

정말로 '라이오넬'은 '사스콰치'를 발견하지만, 이 '사스콰치'(자흐 갈리피아니키스 목소리)는 인간의 말을 능숙하게 하며, 자기가 편지를 직접 보냈다고 이야기한다. '라이오넬'은 자신의 가족이 '잃어버린 세계'라 칭하는 히말라야의 '샹그릴라'에 있으니, 찾아달라는 '사스콰치'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준다.

사실, '라이오넬'은 '사스콰치'를 "유인원은 어떻게 인간으로 진화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과정에서 나온 '잃어버린 연결 고리'(영화의 원제목인 '미싱 링크')라 여기며, 그를 연구의 목적으로 이용하려 했다. 그러면서 '라이오넬'은 '사스콰치'의 이름을 '미스터 링크'로 지어준다.

한편, 탐험가 클럽의 리더 '피고트'(스티븐 프라이 목소리)는 '사스콰치'의 발견은 진화론이 아닌 창조론이 우세하던 당시의 시대 질서를 붕괴할 것이라 여기며, 사냥꾼 '월러드'(티모시 올리펀트 목소리))에게 '라이오넬'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사이 '라이오넬'은 과거 운명적으로 만났었던 '아델리나'(조 샐다나 목소리)에게 도움을 청하고, 우여곡절 끝에 미국과 유럽을 거쳐 히말라야에 이르는 대모험에 동참한다. 이 작품은 '라이오넬'과 '미스터 링크'(후에 자신의 이름은 '수잔'이라고 알려준다)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사스콰치'를 다른 인종에 비유하며, '평등'과 '차별'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품의 배경 시기를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재위기로 설정한 것도,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을 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식민주의는 변형되어, 백인이 우월하고 다른 민족은 야만적이다라는 '인종 차별'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어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 인해, 유럽을 여행 중인 한국 여행객들이 모욕에 가까운 행위를 당하거나, 손흥민이 인터뷰 중 마른기침을 했다는 이유로 인해 일어난 혐오적 발언도 이에 해당할 것이다.(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사회의 이슈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빛을 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이러한 시대 흐름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의 강점이 될 터.

또한, '빅토리아 여왕' 시대는 작품에 등장하듯이 '여성 참정권 운동'인 '서프러제트'가 일어난 시기이기도 했다. '피코트'는 진화론뿐만 아니라, 여성의 투표권 쟁취 역시 원치 않은 인물로 설정된다. 그 반대 위치에 있는 '아델리나'는 남편과 사별하며, 저택에서 갇혀 있는 삶을 사는 인물로 등장한다.

'라이오넬'을 다시 만나면서, '아델리나'는 "더는 새장에서 살기 싫다. 세상 밖으로 나가겠다"라며, 사회적 통념에서도 정면으로 벗어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당시의 사회상을 통해 현재의 사회상을 바라보려 한 것 역시 강점으로 여길 수 있다.

이런 주제뿐 아니라,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디테일은 이 작품의 백미다. 제작진은 캐릭터를 포함해 수백 개의 세트와 소품을 모두 수작으로 만들어야 했고, 제작 기간만 5년이 걸려야 했다.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를 허투루 사용하지 않은 셈(하지만 이 작품의 극장 수입은 2,624만 달러였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라이카 작품치고는 평범하다는 지적도 공개 직후 등장하기도 했다. 과연, 5수 끝에 라이카 스튜디오의 작품이 첫 번째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까?

2020/01/28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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