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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과 함께 보면 좋을 인도영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시크릿 슈퍼스타> (Secret Supersta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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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다구나!
글 : 양미르 에디터

아미르 칸은 국내에서 인지도가 꽤 높은 인도 배우다. 그의 출세작 중 하나인 <세 얼간이>(2009년)를 보지 않았더라도, "모두 다 잘 될 거야"라는 의미가 담긴 "알 이즈 웰(All Is Well)"이라는 단어는 어디선가 들어 봤기 때문.

사실 아미르 칸은 1984년부터 연기를 시작한 베테랑 인도 국민배우이면서, 동시에 1999년부터 자신의 영화 제작사 '아미르 칸 프로덕션'을 만든 영화 제작자였다. 이 영화사는 영국의 인도 점령 시절, 크리켓 게임으로 압제에 저항한다는 내용을 담은 <라가안>(2001년)을 제작하는 목적으로 직접 '사비를 털어' 만든 것이었다. 다른 스튜디오에서는 <라가안>이 상업적으로 실패할 거라 여겼기 때문.

하지만 <라가안>은 인도영화사상 세 번째(그 후로는 없었다)로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아미르 칸은 이후 자신의 제작사를 통해, 평소 관심을 가진 '인도의 사회 변화'를 요구하는 영화들을 제작해왔다.

그의 첫 연출 작품인 <지상의 별처럼>(2007년)은 난독증 때문에 '엘리트 교육 중심'의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이와 미술 선생님(아미르 칸이 직접 연기를 했다)의 이야기를 담았었다. 또한, '인도 최초의 여성 레슬러 자매'의 실화를 소재로 한 <당갈>(2016년)을 통해선, 여권신장에 대한 메시지와 부성애(역시 아버지는 아미르 칸이 맡았다)를 동시에 보여줬다.

출처영화 <시크릿 슈퍼스타>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NEW

<시크릿 슈퍼스타>도 이러한 '사회 문제'를 주축으로 제작됐다. 페미니즘과 성평등, 그리고 가정 폭력이 바로 그것. 덕분에 이 영화는 지금 <82년생 김지영>이 한국 극장가의 화두가 되는 것처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약 240만 달러로 제작된 <시크릿 슈퍼스타>는 역대 인도영화 박스오피스 4위(1위가 <당갈>로, 약 3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거둬들었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약 1억 5,40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6,000배가 넘는 투자자본수익률을 기록한 것. 특히 이 성적은 중국의 1억 2,400만 달러가 넘는 수입 덕분에 가능했다. 그만큼 중국 관객에게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영화는 가수가 되고 싶은 소녀 '인시아'(자이라 와심)가 가부장적인 아버지 '파루크'(라지 아르준)의 폭력 속에서 꿋꿋하게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하는 '파루크'가 잠시 집에 없는 틈에서, 어머니 '나즈마'(메헤르 비즈)는 딸에게 노트북을 사준다. 그리고 그 노트북으로 시작한 유튜브는 그야말로 대박이 난다.

'3천만이 넘는 조회 수'와 '100만 이상의 구독자'를 얻게 되자, '인시아'는 인도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는 유튜브 스타가 된다. (현재 유튜브 구독자 순위 1위가 약 1억 1,600만 명을 기록 중인 인도의 영화 음반 제작 회사이자, 음악 레이블 채널인 '티시리즈'인 것을 떠올리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오죽하면 문제가 많은 프로듀서 '샥티 쿠마르'(아미르 칸)가 관심을 두고 '인시아'에게 접근하려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파루크'는 딸의 꿈도 모른 채 '성적이 떨어졌다'라는 이유로 기타 줄을 끊어버리거나, 노트북의 '출처'를 알게 되어 당장 버리라는 말까지 한다. 그사이 아내 '나즈마'의 얼굴을 폭행하는 것은 덤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시아'는 '샥티 쿠마르'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연락을 취한다. 처음엔 '샥티 쿠마르'도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인시아'를 다루고 싶었으나, '인시아'의 당찬 모습에 결국 그 재능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노력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82년생 김지영>과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을까? 사실, 인도는 우리나라보다 여성 인권이 더욱 바닥을 치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오죽하면, <당갈>에서 아미르 칸이 연기한 아버지는 "우리 딸들은 멋진 여자가 되어 '결혼할 남자'를 '직접' 고르게 될 것"이라는 대사를 남긴다.

또한, 딸에게(심지어 어린 시절을 맡은 배우는 '인시아'를 연기한 자이라 와심이다)는 "네 승리가 여성이 열등하다는 인도의 문화에 대한 저항이자, 동시에 인도의 여자아이들에 대한 인권 승리다"라는 말을 한다.

실제 인도 사회에서도 이러한 '여성 인권 신장' 운동은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 7월 인도 상원 의회는 무슬림 남성들이 '탈라크'(이혼을 뜻한다)를 세 번 외치면(문자나 E메일을 포함한 어떠한 전달방식을 사용해도 상관없었다), 배우자의 어떠한 상의 없이 '즉각적인 이혼'이 가능한 악습을 철폐시켰다.

이러한 '통보 이혼'을 어긴다면, 징역 3년이라는 처벌이 내려진 것. 이 결과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젠더 정의가 승리를 거둔 날"이라는 트위터를 남기기도 했다.

이는 <시크릿 슈퍼스타>의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 같다. 무슬림 여성인 '나즈마'가, 가정 폭행을 당한 후 스스로 '이혼'이라는 선택을 하기까지의 과정이 '인시아'의 여정과 함께 중요시되기 때문. 그리고 '인시아'와 '나즈마'의 당당한 모습을 통해, 모성애와 더불어 형성되는 '연대'는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차지하는 대목이다.

<82년생 김지영>에서도 딸 '지영'(정유미)과 어머니 '미숙'(김미경)의 '연대', 그리고 그 속에서 나오는 대사인 "너 하고 싶은 거 다 해"는 <시크릿 슈퍼스타>의 그것만큼이나 관객의 눈시울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크릿 슈퍼스타>의 전체적인 구성은 '신파 소재'와 더불어 평면적인 캐릭터의 배치, 조금은 과해 보이는 배경 음악의 사용 등을 통해 최소 15년은 지난 한국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이뤄졌다.

관객에 따라 150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들의 인권이 온전히 갖춰지지 않은 인도에서 이런 내용의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9/10/26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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