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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찬사와 비난을 모두 받을 운명이었다

조회수 2019. 10. 6.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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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조커> (Joker,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조커> 표지 및 이하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영화 <조커>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조커>를 처음 봤을 때의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놀라움과 동시에 무서움을 한 번에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크 나이트>(2008년) 이후 느껴본 적 없는 섬뜩함이었다.

<조커>는 코스튬을 입은 '슈퍼 히어로'와 '빌런'과의 대결이 아닌, '사회'에서 '남들과 특이하다는 이유로' 막대하던 사람이 어떻게 범죄자로 다시 태어났는지를 보여준 '심리 스릴러'에 더 가까웠다.

'DC 코믹스'가 원작이지만, '조커'와 그의 앙숙 '웨인 가문'을 아무개로 이름 지어도, 충분히 통용되는 이야기로 변신시킨 것.
여기에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조커'로 태어나는 과정은 '범죄심리학 리포트'와 '신문방송학 리포트'를 동시에 차곡차곡 쌓아 펼쳐 보는 느낌이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요한 상징이나, 대사에서 나오는 포인트들이 모두 실처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초반 장면. 1981년, '청소부 파업'으로 인해 '장티푸스'부터 '슈퍼 쥐'까지, 다양한 보도를 통해 "세상이 미쳐간다"라는 '이야기'가 퍼져간다. 이후 '아서'는 광대 분장을 하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려 하지만 실패하고, 광고판을 들고 '노동'을 하던 중 청소년들에게 '할 일'을 가로막히고 폭행까지 당한다.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뉘는 사회적 불평등 속에서 분열되는 세상, 그리고 '쓰레기'와 같은 존재처럼 사는 '아서'를 보여주기에 가장 적당한 컷들이었다. 영화 초반, '아서'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사회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마음뿐이었다.
이후 나오는 장면들엔 '아이'와 '어른'이 '아서'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을 담아낸다. 아이들은 '아서'를 있는 그대로 대한다. 버스에서는 '아서'의 장난을 호기심 있게 관찰하고, 병원에서 아이들은 총이 꺼내진 상태에서도 '잠깐은 놀라도' 이내 미소를 짓는다. 하다못해 '브루스 웨인'도 '아서'를 보고 친근함을 보여주고자 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니다. 제작진은 이를 통해 "타인을 거부하는 일은 선천적이지 않고, 여러 사회화 과정을 거쳐 학습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불행하게도, 이는 우리 사회에서도 그려지지 않는가. 특히 가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의 차이에서 나온 멸시의 단어들은 아이들에게 전염적으로 퍼지고 있다.

또한, 매스미디어는 '아서 플렉'이 저지른 사건을 통해 '고담시'를 더욱더 험악한 분위기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것을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 '토마스 웨인'(브래드 컬렌)은 정치적으로 이용한다.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어야 이 사태가 진정된다는 것.

그리고 '아서'가 존경하는 코미디언 '머레이 프랭클린'(로버트 드 니로)은 '아서'의 상상 속에선 '참으로 따뜻한 방송'을 진행하는 인물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시청률 등 여러 이익을 앞세워, 오히려 '아서'를 괴롭히는 인물이 된다. 이는 단순히 미국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 없는데, '가짜 뉴스'나 선을 넘는 행동을 보이는 '방송인'(인터넷 방송도 포함)의 모습도 떠올리게 한다.
결국, 영화는 인간 사이의 '연민과 공감'이 결여되고, '예의'도 없는 사회에서 '조커'가 탄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조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는 그야말로 표정부터 웃음, 그리고 온몸을 활용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미 <마스터>(2012년)와 같은 '숨겨진 명작'에서 더 좋은 연기를 선보였으나, 아직도 오스카 트로피를 받지 못했던 그에게 이번 기회는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준 것에 가깝다. 만약 그가 오스카 트로피를 받는다면, '슈퍼 히어로 코믹스' 원작 사상 첫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된다.

당연하게도 이런저런 찬사도 얻고 있는 이 영화엔 비난도 등장했다. '희대의 빌런 캐릭터'를 '단독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기원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나쁜 놈"의 기원을 설명까지 하며 보여주는 영화였기 때문에, 그래서 나온 찬사와 비난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주장이 있구나, 이런 풍자를 했다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한국보다, 미국의 비평가들이 주로 지적하는 사항이다. (아마 한국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 직접적으로 피가 많이 튀는 총격 장면을 보여주는데,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판정을 내린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이야 민간인의 총기 소지는 제한이 되어 있지만, 합법적으로 총기 소지가 가능한 미국에선 하루에도 '총기 사고'가 수십 건 발생한다. 정신 질환자나, 중범죄 경력자에게 총기 판매는 금지되어 있지만, '아서 플렉'은 직장 동료에게 총을 전달받는다.

특히 <다크 나이트 라이즈>(2012년) 개봉 당시, 영화관에서 총기 난사가 벌어졌었고, 당시 범인은 자신이 '조커'라고 주장했다. 그렇기 때문에 <조커>의 '권총 살인' 장면을 본 평론가들이 해당 장면에 대한 우려를 쏟아낼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미군이나, 경찰도 개봉에 앞서, '재발 발생'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경계를 강화했다.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도 "영화사는 가상 캐릭터 '조커'를 비롯해 현실 세계의 어떠한 폭력도 지지하지 않으며, '조커'를 영웅으로 띄우는 것은 제작자와 영화사의 의도가 아니다"라는 성명을 내기까지 했다.

2019/09/26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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