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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영화? 생존영화에 더 가까웠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Battle of Jangsari,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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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남
글 : 박세준 에디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년)는 당시로는 획기적인 '핸드헬드' 기법을 동원한 ' 노르망디 상륙작전' 시퀀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피와 살점이 튀며, 총탄이 쏟아지는 가운데 등장하는 아비규환의 상황을 관객들은 충격과 함께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전쟁의 참상을 고발하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또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한 사람'의 목숨을 살리기 위한 대원들의 여정을 통해 '휴머니즘'을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했다. 그 이후 많은 전쟁영화들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보여준 사실적인 화면 재현, 휴머니즘을 동시에 다루고자 노력했다.

실제로 그런 작품들이 좀 더 관객의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2003년)와 장훈 감독의 <고지전>(2011년)이 한국 전쟁을 소재로 한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극과 따로 분리되는 느낌의 노골적 감정 호소와 밑도 끝도 없이 카메라를 흔드는 연출, '기계적'으로만 움직이는 캐릭터들의 표현 방식을 보여준 <포화 속으로>(2010년), <인천상륙작전>(2016년)은 관객의 기억에서 어느 순간 휘발되어 사라졌다. 그렇다면,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어느 지점에 속해 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하면 <고지전>과 <포화 속으로>의 사이였다.

출처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표지 및 이하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먼저, 이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하루 전 시행된 '극비 작전'으로, 드라마와 영화 같은 영상매체보다는 문서 자료로 더 전파됐기 때문에 전문가들에게 좀 더 알려진, 장사상륙작전을 소재로 했다.

1950년 6.25 전쟁을 다룬 영화가 앞서 소개한 많은 작품이 있음에도 불구, <포화 속으로>처럼 어린 학도병을 강제 동원한 장사상륙작전에 대한 이야기는 극화되어 등장하지 않았던 것. '새로운 소재'인 만큼, 이 작품을 다룰 때는 신중함이 필요했을 터.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암수살인>(2018년)의 시나리오를 집필하면서 '인간미가 나는 스릴러' 영화를 만들어내는 데 큰 공헌을 한 곽경택 감독이 공동연출로 참여하면서, 방향추를 '사람 냄새 나는 전쟁영화'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그러면서도 104분이라는 전쟁 액션 영화치고는 적은 상영 시간을 최대한 할애하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면, 영화는 '한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라, '한 집단'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했다. 앞서 언급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방불케 하는 '생존'과 '돌파'로 인해, 작품 속 인물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최대한 배제하며, 작품은 출발한다. 상륙에서 나오는 참호 롱테이크는 초반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다.

상륙 후에야 작품은 조금씩 주변 인물들의 사연에 시선을 돌린다. 예를 들어, 북한에서 피난을 온 학도병 분대장 '최성필'(최민호), 부모의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성장한 '기하륜'(김성철), 대를 이어 제사도 지내야 한다며 장손 대신 '뮬란'처럼 남장을 하고 온 '문종녀'(이호정) 등이 그랬다.

이윽고 북한군이 도착한다는 소식에 그들의 진군을 저지하고자 하는 '터널 전투'와 부산으로 향하는 '후퇴', 그리고 그사이 학도병의 갈등 발생과 봉합이, 작품의 주된 소재다. '최성필'과 '기하륜'의 갈등은 같은 핏줄임에도 이념의 차이 때문에, 상대방을 죽여야 살아남는 상황 때문에 발생한 것.

한편, 장사상륙작전이 '인천상륙작전'을 위한 '사실상 자살 작전'이라는 것을 '임춘봉' 준장(동방우)이 알고도 시행을 한다는 것과 그것을 '보도의 자유'라는 가치로 취재를 진행하고자 하는 '매기'(메간 폭스), 그리고 그 취재를 막으려는 '스티븐'(조지 이즈)의 상황은 곁가지로 등장한다.

덕분에 <인천상륙작전>에서 무의미하게 '시적 대사'만 나열하다 퇴장한 리암 니슨의 '맥아더' 장군처럼, 실제 종군기자를 모티브로 한 '매기'는 작품에 잘 연결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이 영화는 <포화 속으로>의 '박무량' 대장(차승원), <인천상륙작전>의 '림계진' 방어사령관(이범수)처럼, 노골적인 북한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자제하며, 흔히 이야기하는 '반공주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그래서 북한군의 진군 장면은 보여주더라도, 인공기의 등장 자체를 거의 볼 수 없다. 오히려 어린 학도병들을 '장사리'로 보내는 설정을 맡은 '임춘봉'이 그 악랄했던 북한군 역할을 대신한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영화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태극기 휘날리며>의 결말처럼, 노인이 된 생존자(정종준)가 장사 해수욕장에서 회상을 하며 막을 내린다. 이 전쟁이 '휴전' 상태이며, '현재 진행형'임을 보여주기 위한 묘사였다.

그들의 상륙작전이 그들의 '생존', 더 나아가 모두의 '생존'을 위한 전투였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좋은 선택이었다. 다만, 관객에 따라 극의 중반부터 등장하는 '신파' 장면에 동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2019/09/18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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