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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타짜: 원 아이드 잭> (Tazza: One Eyed Jack,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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긁적긁적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년)는 지금도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영화다. 요즘엔 대사를 외우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곽철용'(김응수)의 명대사(이자 애드립)인 "마포대교는 무너졌냐?"를 바탕으로 한 '패러디 영화 포스터'까지 만들어내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 정도로 <타짜>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명쾌하다. 김세영·허영만 콤비의 동명 성인만화를 바탕으로, 최동훈 감독이 뛰어난 각색과 연출을 했기 때문. 여기에 구멍을 찾아볼 수 없는 배우들의 호연까지 펼쳐지니, 관객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보는 맛'이 났다. 결국, 568만 관객이 본 <타짜>는 당시 '만화 원작 영화' 중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됐다.

이후, 속편 <타짜-신의 손>(2014년)은 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꽤 '호불호'를 남긴 작품이 됐다. 이야기의 힘 자체가 약해졌다는 평부터, '주연 배우'들의 힘 역시 작품을 흔들기엔 부족함이 있었다는 평도 등장했다.

출처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 표지 및 이하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기 때문에 원작상으로는 '3부'에 해당하는 <타짜: 원 아이드 잭>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기대했던 포인트는 '짝귀'(주진모)의 아들 '도일출'을 연기한 박정민과 조력자 '애꾸' 역의 류승범이었다. 박정민은 '동년배' 배우 중 가장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줬기 때문이었고, 류승범도 충무로의 대표 연기파 배우가 아니던가.

이렇게 말이 필요 없는 배우들에게 캐릭터만 제대로 부여된다면, <타짜: 원 아이드 잭>은 다시 <타짜> 시리즈를 믿고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원작에 등장한 일부 캐릭터('나라', '이현지' 등)가 영화에는 포함되지 않아 아쉽다는 지적도 있었다. 물론, '상영 시간'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원작을 그대로 옮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실제로도 원작을 절묘하게 영화화한 1편을 떠올린다면, '원작이 어떠한데, 이 영화는 이렇게 만들어졌다'라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본 <타짜: 원 아이드 잭>은 '킬링 타임'으로 보기에는 만족스럽지만, <타짜>만큼이나 대사까지 외워서 볼 정도는 아니었다.

먼저, 이번 영화는 1편과 2편에서 나온 '모범 답안'들을 그대로 계승하고자 했다. 전편에도 등장했던 대사들이나, 상황이 반복되어 등장한 것은 이 때문. "옛날엔 진짜 타짜가 있긴 있었다"라는 '평경장'(백윤식)의 대사를 '애꾸'가 그대로 읊는다거나, 김혜수(1편)와 신세경(2편)의 '뒤태 노출'을 '젠더 스와프'의 의미로 넣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이광수'가 '뒤태 노출'을 선보인다는 점이 그러했다.

또한,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카드 바꿔치기' 의혹 장면은 너무나도 1편의 '밑장빼기 의혹' 장면과 유사했다. 화려한 컷 편집과 분할 화면 편집으로 만들어낸 1편 속 '도박 장면'을 그대로 차용한 것도 그랬다.

기본 구조 역시 1편과 2편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 없다. 예를 들어, 한순간에 주인공은 모든 것을 잃거나 시련을 겪는다. '고니'(조승우)나 '대길'(최승현)처럼, '도일출'도 '마귀'(윤제문)에 의해 '쓴맛'을 보게 된다. 이후 주인공은 '도박의 은인'을 만나는데, '평경장'과 '고광렬'(유해진)에 이어 '애꾸'도 그 기능을 하기 위해 등장한다.

무언가 탄탄대로에 오른 인물들은 사랑했거나(육체적 사랑도 포함된다), 사랑한 연인에 의해 다시 한번 무너진다. '정마담'(김혜수), '허미나'(신세경)에 이어 이번엔 '마돈나'(최유화)가 그 역할을 이어받는다. 게다가 '도박 은인'들은 위기 단계에서 목숨을 잃고 만다.

결국, 위기에 빠진 주인공은 '빌런'과의 '인생을 건 대결'에서 살아남는다. 그러다 보니 박평식 평론가가 "상투성에 올인"이라는 한 마디를 남긴 것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였을 터. 게다가 '포커' 장면의 연출도 아쉬움이 있는데, 기선 제압의 이유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도일출'은 '마귀'와의 대결에서 첫판부터 '올인'을 외친다.

아무리 '포커'를 어떻게 하는지 모르는 관객마저도 '너무 한 번에 막 거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한, 앞서 언급한 '연인' 포지션인 최유화는 작품 내에서 가장 안타까운 연기를 펼쳐냈다. 배우 사이의 '대사 기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종종 드러낼 정도였다.

그렇다면, 단순하게 "'화투'가 아닌 '포커'를 다룬다"라는 것을 제외하고, 큰 차별점이 보이지 않은 이 영화를 통해 권오광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권 감독이 관객에게 이름을 알렸던 것은 임상 시험으로 '생선 인간'이 된 '박구'(이광수)로, 이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하고 싶었던 영화 <돌연변이>(2015년)였다.

<돌연변이>만큼이나, 이 작품은 꽤 '시의적절'한 소재로 문을 연다. 고시생 '도일출'은 "가진 놈들은 출발점부터 다르다"라면서, 이 사회에 굳어져 가는 불평등을 긴 대사로 설파한다. 1편, 2편과 달리 '흙수저' 출신 인물의 모험기는, 그래서 현재 청년들에게 공감 갈 요소가 더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이런 부조리함을 타파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권 감독은 <도둑들>(2012년) 등 '케이퍼 무비'에서 볼 법한 팀플레이를 사용했다. 그러다 보니 '도일출'을 뺀 나머지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는데, 영화는 이 서브 캐릭터들의 이야기에도 시간을 너무 쏟아버리고 말았다.

그 시간을 쏟을 때, '어쩌면' 제일 기대가 많았을 캐릭터인 '애꾸'의 활용법은 최악이었다. 앞서 언급한 '평경장'과 '고광렬'이 그나마 자신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면서 퇴장한 것과 다르게, '애꾸'는 제대로 된 가르침도 보여주지 않고 사라진다. 속임수의 기술? '까치'(이광수)가 그 기술을 대신 보여준다.

아무튼 영화가 '케이퍼 무비'의 노선을 택하다 보니, '도일출'은 '타짜' 보다는 '지능 있는 사기꾼'의 이미지로 변신하고 말았다. 클라이맥스 장면만 놓고 봐도 그렇다. '마귀'를 상대로 포커를 잘 쳐서 이겼다기보다는, '사기'를 잘 쳐서 이긴 것이 아니었는가? 명절 잔소리의 대표인 "'잔머리' 굴릴 시간에 공부를 했으면, 좋은 대학(취직, 공무원 합격 등)에 갔겠다"라는 핀잔에서 나오는 '잔머리'가 딱 '도일출'에게 어울렸다.

결국, '도일출'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것도 그런 연유는 아니었을까? 정말 '포커페이스'로 임해 상대방을 '잔머리'가 아닌, '정당한 실력'으로 제압해버리는 '도일출'을 기대한 이들이라면 실망감이 컸겠다.

2019/09/11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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