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삐에로, 이 정도면 잘 돌아왔다?

조회수 2019. 9. 8.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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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그것: 두 번째 이야기> (It Chapter Two,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그것: 두 번째 이야기> 표지 및 이하 사진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스티븐 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그것>(2017년)은 단순히 공포 장르물의 공식만을 이용한 영화가 아니었다.

누군가가 죽는 현장을 목격한다거나, 자신의 동생이 실종되거나, 아버지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등 '트라우마'를 겪은 청소년들이, '루저(Loser) 클럽'이라는 이름으로 서로 싸우면서도 화해하고, '사랑하는 사람'(Lover)이라는 이름으로 연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일종의 '성장 영화' 구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피의 삐에로'(1990년 TV영화의 한국 제목이기도 했다)인 '페니와이즈'(빌 스카스가드)로 묘사되는 '그것'은 주로 광대의 모습으로 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아이들의 두려움을 이용하는 형상으로 변신해 공포를 유발했다.

본래 소설 <그것>은 1,100페이지가 넘어가는 장편소설이었고, 과거와 현재로 시간을 교차하는 서사 구조를 보여줬다. 하지만 영화 <그것>은 '루저 클럽'의 어린 시절인 약 300쪽 분량만 구성했고, 마지막 장면을 통해 '속편'의 등장을 암시했었다.
당연히 전 세계적으로 7억 달러라는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인 영화는 속편 제작이 확정됐는데, 팬들의 바람대로 속편은 1989년(원작에서 스티븐 킹은 자신의 유년 시절인 1950년대를 배경으로 설정했었다)과 27년 후('그것'이 27년마다 나타나기 때문에)의 2016년을 교차한다.

영화는 '루저 클럽'의 성인 시절과 동시에, 청소년 시절의 모습을 교차로 전개해, "잊어버렸다"라는 성인 친구들의 기억을 채우는 역할을 해준다. 1편의 기억이 잘 나지 않은 관객을 위한 배려이기도 했다.

어른이 된 '루저 클럽' 사람들은 시골 마을이 된 '데리'라는 기억을 '잊고' 살았다. 예를 들어, '빌'(제이든 리버허/제임스 맥어보이(이하 청소년/성인 배우)) 같은 경우는 동생 '조지'(잭슨 로버트 스콧)를 잃은 죄책감으로, '베럴리'(소피아 릴리스/제시카 차스테인)는 아버지에서 남편으로, 반복된 폭력을 받고 있었다.

'리치'(핀 울프하드/빌 헤이더)는 넘치는 끼와 유머를 이용해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됐음에도 '겁이 많은' 덕분에 '그것'을 잊고 살았다. 그러나 '마이크'(초슨 제이콥스/이사야 무스타파)만이 '페니와이즈'와 '데리'의 역사를 조사하며, '페니와이즈'를 죽일 방법만을 연구한다.
2016년의 '데리'는 '핸드폰'과 '차량'(주로 '현대차'가 눈에 띄었다)의 변화 덕분에 2016년처럼 보일 뿐, 1989년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다. '안 좋은 기억'은 없어진 상태에서, 편견과 혐오의 공기로 가득 찬 마을이 됐다. 이를 위해 안드레스 무시에티 감독은 첫 장면을 실제로도 게이이자, '칸의 총아'인 감독 겸 배우, 자비에 돌란을 '애드리언'으로 캐스팅했다.

이 장면은, 1984년, 23세의 나이에 폭행 후 물에 빠져 죽은 성소수자 '찰리 하워드' 사건에서 스티븐 킹 작가가 착안한 것이다. 주로 아이들을 공격해오던 '페니와이즈'가 '루저 클럽'이 올 것이라 확신해, '복수심'에 차올랐던 10대 청년 대신 저지른 범죄였던 셈.

27년 만에 돌아온 '페니와이즈'는 이번에도 '공포'를 무기로 활용하는데, 1편보다 더 교활해졌다. 먼저, 아이들을 공격하는 방식이다. '조지'를 상대로 한 것보다 더 영악해졌는데, '빅토리아'(라이언 키이라 암스트롱)를 유인하는 방법, 유리 미로에서 '딘'(루크 뢰슬러)을 공격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사람을 조종하는 방법은 더 견고해졌는데, '루저 클럽' 멤버들이 자신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얻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그것'의 활약은 이 영화의 가장 큰 공포감을 주는 요소들이다.
그리고 이런 공포를 다시 한번 극복하고, '페니와이즈'를 상대하긴 위해선 '단합'이 중요하며, 기억해야 할 것은 계속해서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영화는 수차례 강조한다. 물론, 이미 1편에도 나온 이야기라, '동어반복'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또한, <그것> 시리즈는 '공포영화'라는 장르의 특성상 2시간 이내의 짧은 상영 시간을 고수하는 할리우드의 흐름과는 역행하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1편은 135분이며, 2편은 더 늘어난 169분이다. 덕분에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15세 관람가치고는(미국은 R등급으로, 17세 미만은 '성인 보호자'가 있어야 관람이 가능하다) 잔인한 장면들에 당혹해할 순 있겠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여러 공포 장면을 보여주면서, 오히려 공포 장면을 못 보는 관객들에게 '공포 장면에 대한 극복'을 도전케 하는 요소를 제공한다. 또한, 나름 169분의 상영 시간 동안,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사람들의 이야기에 중점을 둔 전개를 통해 "공포 영화는 '놀라게 하는 포인트들만 있고', 짜임새가 없다"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이는 명품 배우들의 열연도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성인 배우들은 청소년 배우들과 엄청난 일치율을 자랑했는데, 지속해서 아카데미의 문을 두드리는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이 그 배우들의 중심축이 됐다.

2019/09/05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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