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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복동'보다 우린 이 이름을 기억해야 합니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김복동> (My name is KIM Bok-dong,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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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포옹
글 : 양미르 에디터

지난 5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다큐멘터리 영화이자, <자백>(2016년), <공범자들>(2017년) 등을 만들어 온 뉴스타파의 세 번째 영화, <김복동>의 개봉을 알리는 보도가 등장할 무렵. 기사의 댓글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자전차왕 엄복동>의 '엄복동'과는 어떤 관계인가?"

'엄복동'이라는 일제 강점기 당시 활약한 스포츠 선수를 민족 독립의 영웅으로 담고자 시대에 거슬러 가는 연출을 선보였던 이 영화는, 17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실패했다. 결국, 이 영화는 정지훈의 인스타그램 글귀인 "'엄복동' 하나만 기억해주세요"와 한국영화의 흥행 단위가 되어버린 'UBD'를 남기고 말았다.

이름은 비슷할지언정,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로,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고자 투쟁하다 지난 1월 세상을 떠난 김복동 할머니는, 진정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인물이다. 영화 <김복동>은 지난 1992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공개하면서, 90세가 넘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에서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는 발언을 진행하는 '투사'의 모습을 담아냈다.

영화는 사려 깊은 편집을 통해 김복동 할머니가 받았던 고통을 애써 전달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1992년 당시 김복동 할머니의 증언은 그저 검은 화면에 육성만이 자막으로 등장한다. 삽화나, 재현 등 당시의 자료를 시각화한 모습은 보여줄 생각이 없었던 것.

출처영화 <김복동> 표지 및 사진 ⓒ (주)엣나인필름

이것은 MBC에서 여러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맡다가, 2013년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뉴스타파에 합류해 세월호 사건이나, 전 정권의 비리 등을 탐사 보도한 송원근 감독의 의지와도 맞닿아 있었다.

수요집회, 외교부 청사 앞 1인 시위 등 영상 자료를 제공한 '미디어몽구'와 '정의기억연대' 등 김복동 할머니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확보해 기획안을 완성하고, 제작을 이어가던 중 김복동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비록, 생전에 작업을 끝낼 순 없었지만, 송원근 감독은 "김복동이라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돌아보되, 역사적 맥락 속에서 김복동의 활동과 고뇌를 되짚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1992년부터 현재까지, 일본 정부와 우리 정부의 대응, 국제사회나 미국의 대응, UN의 대응이라는 역사의 흐름에서 나오는 김복동 할머니의 활동은 좀 더 구체적이면서, 한편으로는 무너진 삶의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던 이유가 됐다.

영화도 위기의 순간이 있듯이, 작품은 2015년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를 전면에 내세운다. '10억 엔'의 위로금으로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 사이에서 이뤄진 합의로, 돈이라는 물질적 보상보다 '진정한 사죄'를 원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철저히 배제한 합의였던 것.

합의 이후, 당시 외교부 임성남 1차관이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 운영하는 연남동 쉼터를 방문할 때 나오는 이용수 할머니(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의 말은 차곡차곡 쌓아 올린 감정을 한 번에 폭발시키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정부의 '졸속 행정'을 비판하면서 외치는 "왜 우리를 두 번 죽이려 하는 거예요?"라는 말은 단순히 '백화점식 보도'로 이어지는 뉴스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결국, '위안부' 합의를 '불가역적'으로 종결했다고 동어 반복한(영화 상영 중 관객의 한숨이 가장 많이 나오는 대목이다) 아베 총리는, 현재 한국에 대한 경제제재의 이유 중 하나로 2015년 당시 '위안부' 합의를 꺼내 들기까지 했다.

더욱이 최근 이슈가 됐던 '평화의 소녀상'(일본인으로 가장해 '소녀상'에 침을 뱉은 남성들, 아이치 트리엔날레 전시회 전시 검열 사건 등)의 설치 과정 및 철거 과정을 나란히 보여주면서, 이 소녀상이 김복동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 할머니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담아낸다.

또한, 이 작품에는 배우 한지민이 노 개런티로 내레이션에 참여해 의미를 더한다. 2007년 드라마 <경성스캔들>에서 전근대적인 가치관을 중시했던 '나여경' 역할로 출연할 당시, 팬들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기부를 시작했고, 이를 본 한지민은 꾸준히 이러한 활동에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2017년 실제로 김복동 할머니를 만나 강단 있는 모습을 봤다는 한지민은, 젊은 친구들이 이러한 길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래서 한지민의 마지막 내레이션 문구는 의미심장했다. "그녀를 기억해주시겠습니까?"

한편, 이번 영화의 상영 수익 전액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관련 활동(정의기억연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 사업, 뉴스타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 아카이브 구축 사업)으로 사용된다. 누군가가 이 영화로 돈을 벌겠다고 거짓된 외침을 할 것 같아 남기는 말이다. 정작 그런 이들이 이 영화를 봐야 한다는 마음은 덤으로 남기며.

2019/08/08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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