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귀여운 반려견도 혹시 이렇진 않을까요?

조회수 2019. 8. 1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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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마이펫의 이중생활2> (The Secret Life of Pets 2,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마이펫의 이중생활2> 표지 및 사진 ⓒ 유니버설 픽쳐스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주설정인 "아이들이 없는 사이,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인다"라는 내용은 많은 이들에게 흥미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장난감이 아닌 반려동물에게 비슷한 설정을 이식한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2016년) 역시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 됐다.

반려견을 중심으로 한 반려동물들이 주인이 없는 사이,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거나, 알아서 산책하러 나가는 등의 모습은 실제 동물들의 습성을 파악한 후 만들어져 사실처럼 보이기에 충분했다. 캐릭터 디자인을 '귀엽게' 만드는 데 일가견 있는 제작진의 힘과 더불어 세밀한 에피소드 구축은 평단의 찬사도 받아냈다.

결국, 전 세계 8억 달러가 넘는 흥행 기록을 보여주면서, 이 작품은 디즈니·픽사, 드림웍스에 이어, '미니언즈'를 필두로 성장 중인 일루미네이션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캐릭터 프랜차이즈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슈퍼 배드> 시리즈와 '미니언즈' 콘텐츠로 일루미네이션이 전 세계 극장 수입의 절반 이상인 37억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마이펫의 이중생활> 한 편으로 8억 달러를 넘게 벌었으니, 제작진 관점에서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 것과 다를 게 없었다. 2020년 할리우드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에는 새로운 놀이기구로 <마이펫의 이중생활>을 준비 중이라고 할 정도.
그러나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한 속편은, 1편의 흥행에 반절이 줄어든 전 세계 3억 5,481만 달러(8월 8일 기준)를 벌어들이는 데 그치고 말았다. 일루미네이션의 장편 통산 10번째 작품으로 나름의 의미를 두고 만들었으나, 역대 장편 흥행 순위에서 8위의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은 썩 만족스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배급사 유니버설 픽처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가, 이제는 '폭스'에 품에 있던 '드림웍스'까지 인수한 터라, 애니메이션 자회사 간의 '개봉 싸움'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말은 좀 더 '안정적인 속편'에 의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물론, 드림웍스가 기예르모 델 토로가 제작한 <아카디아의 전설> 시리즈 등 넷플릭스 공개를 중심으로 한 TV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지만, 동시에 <트롤>, <크루즈 패밀리>, <보스 베이비>의 속편을 2020년과 2021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 부분 일루미네이션의 행보와 겹칠 가능성이 높다.

일루미네이션은 이후 <미니언즈: 더 라이즈 오브 그루>(2020년), <싱 2>(2021년)의 여름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역시 자사의 인기 프랜차이즈를 재활용한 케이스다. 그래서 <마이펫의 이중생활2>는 자사 프랜차이즈 모두를 '성공적인 시리즈'로 만들기 위한 일루미네이션의 야심이 드러나 보였다.
하지만 제작 단계부터 <마이펫의 이중생활2>는 위기에 봉착했었다. 주인공 '맥스'의 목소리를 맡았던 루이스 C.K.의 성추행이 폭로되면서, 출연진 교체가 불가피했던 것. 결국, <라따뚜이>(2007년)에서 생쥐 '레미'를 맡았던 패튼 오스왈트가 배턴을 이어받게 됐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만든 속편은 전편처럼 '맥스'의 이야기와 모험이 중심뼈대를 이룬다. 그러나 '캐릭터의 귀여움'에만 더 치중해서인지, 그 이야기들이 다소 하나로 뭉쳐진다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로튼 토마토'의 이번 영화 '전문가 지수'는 59%로 진부하다는 평을 받았으나, 팬들의 '팝콘 지수'는 90%로 "재밌다"라는 평을 얻어내게 됐다.

'맥스'의 주인이 결혼하면서,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던 '맥스'의 성장기는 이번 작품의 핵심 소재다. 그래서 영화의 엔드크레딧에서는 아이들과 반려견과의 우정을 다룬 실제 영상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한편으로는 '스노우볼'(케빈 하트 목소리)가 '데이지'(티파니 해디쉬 목소리)로부터 '캡틴 스노우볼'이라는 '슈퍼 히어로' 제안을 받고, 동물 학대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서커스 속 호랑이를 구출해내는 과정을 통해 '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가르쳐준다. 그러면서도 '개'가 아닌 '고양이'처럼 활동 하고 싶어 하는 '기젯'(제니 슬레이트 목소리)의 이야기가 곁가지를 이룬다.
여러 이야기가 교차로 나열되는 중·후반까지, 25분 이내에 완결되는 TV 시리즈 에피소드 3편을 연이어 본 거 같은 느낌을 주는 영화는, 마지막에 가서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처럼 하나의 완전체를 이뤄 '악당'(심지어 '러시아 억양'을 쓰는 빌런이다)을 물리치려 한다.

이런 팀업형 영화의 대표 예가 된 <어벤져스>(2012년)에서 유기적인 전개 끝에 후반부 팀워크를 보여준 것과 달리, 이 영화는 그런 응집력을 느끼기엔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귀여우면 모든 게 만사 OK'라고 생각하는 관객과 '이야기의 완성도가 먼저다'라고 생각하는 관객의 시선에 따라 이번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크고, 실제 흥행 성적으로도 그 호불호가 증명됐다.

이 지점은 앞으로 일루미네이션이 '이야기와 캐릭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디즈니·픽사', '드림웍스'를 이기기 위한 필수 고민 요소로 보인다.

2019/07/31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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