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베이비시터 누나가 대통령이 된다고?

조회수 2019. 7. 29.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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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롱 샷> (Long Shot,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롱 샷> 표지 및 이하 사진 ⓒ TCO(주)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백인 우월단체 잠입 취재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는 기자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는 돈과 명예보다는 자신의 신념이 더 소중한 인물이다. '가짜 뉴스'로 미국 대통령을 만들게 한 미디어 기업 오너 '파커 웸블리'(앤디 서키스)가 자신이 몸담던 곳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당연히 '프레드'는 망설임도 없이 사표를 내민다.

백수가 된 것을 위로하는 의미에 흑인 친구 '랜스'(오셔 잭슨 주니어)는 '프레드'에게 백인들만 있는(노래를 부르러 온 1990년대 스타 R&B 가수 '보이즈 투 멘' 멤버를 빼면) 파티에 같이 가자고 제안하고, 그 자리에서 '프레드'는 상상도 못 한 인물을 발견한다.

한편, TV 드라마에서 대통령을 연기한 후 진짜 대통령을 맡게 된(배우가 대통령이 된 유사 사례로는 미국 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이 있다) '챔버스'(밥 오덴커크)는 연임을 하지 않고,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영화' 배우가 되겠다고 최연소 국무장관인 '샬롯 필드'(샤를리즈 테론)에게 이야기하며, 차기 대통령 자리를 지지한다.

'샬롯'은 자신의 비전이라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된다. 그 꿈을 꾸며 도착한 파티에서 '샬롯'은 16살 시절, 3살 어린 옆집 동생 '프레드'를 발견한다. '프레드' 역시 자신의 베이비시터였던 '샬롯'을 보고 화들짝 놀란다.
잠깐 재회를 하고, 그냥 헤어질 것 같았던 순간. '프레드'는 자신을 실업자로 만들어 버린 '파커 웸블리'를 찾아가 해코지를 한 뒤 나가려 하지만, 발을 잘못 디뎌 계단에서 미끄러지고 만다. 이 모습이 이슈가 되면서, '샬롯'은 '프레드'의 기자 시절 글을 보며 그를 스피치라이터로 고용한다.

물론, 보좌관 '매기 밀리킨'(준 다이앤 라파엘)과 '톰'(레비 파텔)의 반응은 냉담했지만. 결국, '프레드'는 자신의 인생과는 다른 삶을 경험하고,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던 고집과 가치관에도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이는 '샬롯'의 선거 캠페인 진행 과정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만다.

<롱 샷>은 10대 시절 옆집 누나와 동생으로 지낸 사이가 30대가 되어서 '대선 캠페인'을 통해 사랑도 찾게 된다는 내용을 담았다.

최근엔 <라이온 킹>의 '품바' 목소리로 알려졌지만, <나쁜 이웃들>(2014년)처럼 성인 코미디 영화에는 일가견 있는 세스 로건이 '프레드'를,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년) 속 '퓨리오사' 등을 통해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더불어 액션까지 모두 능한 샤를리즈 테론이 '샬롯'으로 출연하는 '희귀한 조합'은 개봉 전부터 작품의 기대 포인트 중 하나였다.
특히 실제로도 샤를리즈 테론이 '샬롯'처럼 사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페미니스트로 유명한 것도 작품의 제작엔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미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성인 작품, 혹은 <SNL>에서 볼 법한 유머 코드를 1990년대 명작 로맨틱 코미디 영화인 <귀여운 여인>(1990년), <노팅 힐>(1999년)의 '젠더 스와프'에 가까운 형태로 제작됐다.

이는 이미 '레드 오션'일 것 같은 소재를 잘 비트는 영화를 만들어 온 조나단 레빈 감독의 필모그래피 경향과도 비슷하다. 그의 출세작이 사랑에 빠진 좀비를 다룬 <웜 바디스>(2013년)였기 때문.

'백마 탄 왕자'를 발견하고 벌어지는 '신데렐라' 스토리는 시대에 맞춰 변경될 필요가 있었고, <롱 샷> 역시 그러한 기조를 따라간다. 그렇다고, 그러한 기조에만 너무 맞추려 하지도 않는다. <롱 샷>은 안정적인 틀에서 뼈 있는 유머들을 적절히 섞어내려 한다.

전략적 제휴 관계를 넘어서 '혹심'을 '샬롯'에게 품는 캐나다 총리 '제임스 스튜어트'(알렉산더 스카스가드)나, 언론을 이용해 미국의 유력한 정치인들을 손에 쥐고 흔드는 역할을 하는 '파커 웸블리', "TV 드라마에서 영화로 옮겨 성공한 배우가 드물다"는 말을 하며 자신의 꿈인 연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챔버스' 대통령의 모습이 그러했다.
하지만 다른 미국의 성인 코미디가 그러하듯, 국내 관객에겐 이질적으로 보일 만한 장면도 있다. 예를 들어, 클라이맥스 장면의 주요 갈등 소재인 '성인물 개그'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관객도 있었을 것이며, 약에 취해 타국과 협상을 하는 국무장관의 모습은 낯섦 그 자체일 것이다.

그래도 미국식 유머에 관대한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그냥 놓치기엔 아쉬울 것이다. 요즈음 본 미국식 '성인용 개그' 영화에서는(심지어 국내 정식 개봉도 되지 못하고, 넷플릭스, IPTV, 캐치온과 같은 PPV 서비스로 간 영화들이 많다) 가장 준수한 퀄리티의 완성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한편, 드라마 <왕좌의 게임>이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은 국내에도 조금 알려진 미국 작품들이 개그 소재로 등장했고, 소품인 '녹차김 박스'를 통해 국내 관객 전용 웃음 코드가 추가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1990년대 젊은 시절을 보낸 관객이라면, <귀여운 여인>의 주제가 중 하나인 록세트의 'It Must Have Been Love'가 상당히 반가울 것이다.

2019/07/25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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