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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닮은 '로봇', 제작자에게 사랑 고백을 했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조> (Zo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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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넘쳐
글 : 양미르 에디터

일에만 매달려, 정작 자신의 연애에는 소홀한 '콜'(이완 맥그리거). 그는 커플들이 평생 동반자로 살 수 있는 지 여부를 '확률'로 알려주는 관계 연구소에서 AI 파트너 로봇을 만들고 있다. 한편, '조'(레아 세이두)는 함께 일하는 '콜'을 짝사랑하게 되고, '조'와 연결될 가능성을 몰래 확인해본다.

그러나 둘의 연애 성공률이 0%라는 결과를 믿을 수 없던 '조'는, '감정 없이 몸을 파는' 로봇들이 있는 곳에서 '조'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다. '콜'은 당황한 나머지, 사실을 고백한다. '조'도 '콜'이 제작한 로봇 중 하나라는 것을. 그래서 0%라는 수치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조>는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특징이 잘 살려진 영화였다. 그가 가장 중점적으로 담아내는 장르는 모두 사람의 감정을 바탕으로 한 로맨스다. 여기에 SF 장르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도 함께 융합시키면서, 인스타그램에서나 볼 수 있는 필터를 사용해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 것 역시 특기라 할 수 있다.

그의 최신 작품, 두 편을 살펴보자. 먼저, '모든 감정을 지배당하는 미래'를 바탕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끌려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매혹적으로 담은 <이퀄스>(2015년)다. 니콜라스 홀트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케미와 더불어, 사랑이 없는 '이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단순한 진리를 잘 선보였다.

출처영화 <조> 표지 및 사진 ⓒ (주)팝엔터테인먼트

후자는 '데이팅 어플'을 사용하는 남자 '마틴'(니콜라스 홀트)과 여자 '가비'(라이아 코스타)의 이야기를 다룬 <뉴니스>(2017년)다. 단순히 '원나잇'을 즐기는 이들이 어떻게 서로를 만나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이후 연애 과정에서 등장하는 커다란 장벽들을 연이어 소개한다.

애인과 배우자가 있음에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허용하는 '오픈 릴레이션십'을 보여주면서, 연애에는 어떠한 조건이 필요하고, 인내와 용기 역시 연애의 필수 요소인가를 잡아낸 작품이었다. 이 작품 역시 사랑의 스펙트럼이 한 가지가 아님을 보여주듯이, <이퀄스>의 무채색 필터보다, 다양한 색의 필터를 사용한 영상미를 자랑했다.

하지만 그가 이런 독특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연 작품이 있었으니, 매번 다른 모습으로 바뀌는 삶을 사는 주인공의 사랑을 다룬 <뷰티 인사이드>(2012년)였다. 이후 한국에서 영화와 드라마로 리메이크되어 사랑을 받았지만, 이 작품의 원전은 인텔과 도시바가 함께 합작한 광고였다.

당시 광고의 각본을 맡은 리처드 그린버그 작가와 연출을 맡은 도리머스 감독이 의기투합해 제작한 작품이, 바로 <조>다. 이처럼, 도리머스 감독은 '모습이 바뀌는 사람', '감정 지배 사회', '데이팅 어플'까지, 상상 속 세계, 혹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자신만의 사랑 이야기로 만드는 데는 일가견이 있다.

도리머스 감독은 최근 두 작품의 주인공이었던 니콜라스 홀트 대신 이완 맥그리거를 선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은 20대 청년의 이야기가 아닌, 한 중년 남성의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완 맥그리거도 한때 장르를 망라하면서 청춘의 이미지를 마음껏 보여줬던 배우였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 <트레인스포팅>(1996년),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1999년), <물랑 루즈>(2001년)였다는 것을 떠올려본다면.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단연 '조' 역할의 레아 세이두였다. 레아 세이두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년)로 감독이 아닌 배우로는 이례적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공동수상'의 영예를 안을 만큼 탁월한 연기를 보여주면서, 프랑스 차세대 배우로 떠올랐었다.

영화에서 인상적인 푸른색 머리와 더불어, 중성적이면서, 퇴폐적인 모습까지 모두 보여준 레아 세이두는 <조>를 통해 역시 '눈물'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로봇 '조'의 이미지에 완벽히 어울리는 모습을 선보였다. 처음으로 모든 대사를 '영어'로 소화한 것은 덤이다.

이야기로 돌아가, 이혼남이 된 '콜'은 '조'를 통해 다시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물론, '기계와 사랑'에 대한 고촬을 다룬 작품은 이번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그녀>(2013년)처럼 AI 목소리를 사랑한다는 내용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을 치밀하게 다룬 경우도 있었고, <바이센테니얼 맨>(1999년)처럼 감정을 가진 가정부 로봇이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다면서 벌어지는 윤리적 갈등을 다룬 작품도 있었다. 심지어 (배우 개그겠지만) 이완 맥그리거가 출연했던 복제인간 소재 SF 영화 <아일랜드>(2005년)가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로봇'에게 인간성이 있다면, 그 로봇에게도 '인간'의 자격을 주는 것이 옳은가를 묻는 작품과는 거리가 있다. 이 영화가 초점에 맞추고 싶었던 이야기는 인간이 사랑할 때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가였다.

'로봇'이라는 이유로 무언가 거리를 둔 '콜'에게, 이 사랑이 '가짜'인지 '진짜'인지를 확인하려는 '조'의 물음이 바로 그 대목이었다. 도리머스 감독은 "인간의 결함은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그 결함에서 안정감을 찾는 것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라고 밝혔다.

그래서 이 작품에서는 'AI' 뿐 아니라, 약물까지 등장시켜야 했다. 첫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약으로, 영화에는 마약처럼 유통되어 단체로 흡입해 사랑을 나누는 용도로 변질하는 장면이 나온다.

'콜'도 '조'와 거리가 멀어지면서 약에 중독된 삶을 사는데, 그 상황에서 나오는 '인스턴트 사랑'이 심리적 안정감과는 거리가 먼 쾌락이었다는 것을, 영화는 기존 그의 작품들처럼 보여줬다.

2019/07/04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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