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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보다 낫다면서 흥행은 왜?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로켓맨> (Rocketma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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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킹
글 : 양미르 에디터

엘튼 존의 이야기를 담은 <로켓맨>은 홍보에 상당한 공을 들인 영화였다. '엘튼 존'을 맡은 태런 에저튼이 <독수리 에디>(2016년), <킹스맨: 골든 서클>(2017년)에 이어 또다시 한국을 찾아 팬들과 함께했고, 개봉을 앞두고 KBS 예능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에서는 가수들이 엘튼 존의 명곡들을 부르기까지 했다.

이런 홍보를 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소재로 한 <보헤미안 랩소디>가 천만 영화가 될 뻔했기 때문에, 퀸과 비슷한 시기 영국과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를 뒤흔든 아티스트 엘튼 존의 이야기를 다룬 <로켓맨> 역시 '입소문'만 터진다면 흥행이 유력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내 1주차 흥행 성적은 아쉬움 그 자체였다. 심지어 개봉 첫 주말 상영 횟수가 약 1,000회나 적은 <이웃집 토토로>(1988년)의 재개봉(누적 10만)에도 못 미치는 누적 7만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 그치고 말았다.

전 세계 2주차(미국 기준) 박스오피스도 1억 달러를 살짝 넘으면서, 손익분기점은 넘기겠으나, 역대 음악 전기 영화 박스오피스 1위인 <보헤미안 랩소디>의 대기록인 9억 달러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헤미안 랩소디>와 비교하면"이라는 한국과 미국의 리뷰들을 읽다 보면, "전체적으로 <로켓맨>의 작품성이 훨씬 앞서다"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출처영화 <로켓맨> 표지 및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로켓맨>은 전적으로 '음악의 힘'에 의지한 영화가 아니었다. 애초에 <로켓맨>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을 업고 나온 '아류'가 아니라, '결 자체'가 다른 영화였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라이브 에이드'처럼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이닝' 요소가 충분히 담겨 있었다.

덕분에, '퀸'의 팬이었거나, 입덕을 한 관객 모두 함께 '싱어롱'을 할 수 있었고, 감사 의미의 박수까지 치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었다. 또한, 마치 뮤직비디오처럼 영화 중간마다 빠른 편집과 함께하는 퀸의 명곡들이 나오는 연출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진입 장벽을 낮춰줄 수 있었다.

다만, 이러한 음악의 힘을 이용했기 때문에,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과 '프레디 머큐리'가 주인공이 아니고, 그들이 만든 '음악 자체'가 주인공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1970년대 퀸이 태어난 시기부터 1985년 '라이브 에이드'까지의 시기를 다루면서, 마치 하이라이트처럼 펼쳐진 '프레디 머큐리'의 고뇌 등 인간적인 면모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프레디 머큐리'와 함께 생활했던 멤버 '브라이언 메이'와 '로저 테일러'가 영화의 제작에 참여했기 때문에, 멤버들의 어두웠던 과거를 제대로 조명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오기까지 했다.

<로켓맨>은 '엔터테이닝'한 요소 위주의 전개보다 '엘튼 존'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연출을 택했다. 여기에 명곡에 단순히 얹혀가는 방식이 아니라, 뮤지컬을 통해 '엘튼 존'의 이야기를 펼쳐 보이는 방식으로 서사 전개를 이끌어나갔다. <보헤미안 랩소디>가 이야기가 전개되는 시기에 만들어진 노래로 서사 구조를 채워나갔다면, <로켓맨>은 마치 <맘마미아!> 시리즈 속 '아바'의 노래가 '주크박스'처럼 다양하게 등장하나 특정된 시기에 맞춰서 나오진 않았다.

예를 들어, 영화에 가장 처음 등장하는 뮤지컬 넘버는 1974년에 발매된 'The Bitch Is Back'로, 시간대는 맞지 않지만 앞으로 이 작품이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 보여준다. 이는 영화적 허용에 의해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결정이었다.

이번 영화의 제작에 참여한 엘튼 존은 가감 없이 자신의 어두웠던 과거를 보여주기로 작정했다. '엘튼 존'은 처음부터 자신이 마약과 알코올, 섹스 등 각종 중독에 걸렸다며 치료소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아버지 '스탠리'(스티븐 맥킨토시)는 여자들이나 패션 잡지를 보는 것이라면서 아들에게 각종 무심함과 억압, 그리고 제약을 주는 '고지식한 인물'로 등장하며, 어머니 '쉴라'(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역시 아들의 미래보다는 자신의 인생이 더 중요한 것처럼 나온다.

이윽고 '엘튼 존'의 부모는 이혼을 결정하고, 그때 나오는 노래가 2001년 곡 'I Want Love'였다. 소년 시절 '엘튼 존'의 본명인 '레지 드와이트'(키트 코너)와 부모, 심지어 '엘튼 존'의 할머니까지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 사랑을 원한다"라는 의미의 노래를 한 소절씩 부른다.

덕분에 관객은 왕립음악원에서 재능을 보이며, 장학금까지 받아 공부했던 그가 왜 '피아노를 연주하는 로큰롤러'가 됐는지, 그리고 '무대용 갑옷'이라고 부를 정도로 화려한 의상을 입게 됐는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부모에 대한 일종의 반항심과 동시에 생겨난 관심 유도는 아니었겠느냐고.

이러한 '엘튼 존'이 성인이 된 후, 그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알게 되며 혼란을 겪게 된다. 태런 에저튼은 자신의 연기 인생에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펼친다.

칸 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될 당시, 외신들은 태런 에저튼이 2020년 아카데미 시상식의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가 되어야 한다며 입을 모으기까지 했다. 그만큼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까지 다재다능한 인상을 심어주며 극의 몰입을 유도해냈다.

한편, 엘튼 존은 이 작품이 미국에서 17세 미만은 부모와 동반해야만 볼 수 있는 'R등급'을 받길 원한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등급이 가벼운 뮤지컬이나 음악 영화를 기대한 대중들에게는 다소 무거운 진입 장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마약 장면을 크게 부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PG-13등급'을 받은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었다.(사람 사이의 가벼운 키스 장면은 'R등급'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엘튼 존은 그 등급을 받아야만 자신의 삶을 조금이나마 완벽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동성애와 관련한 혐오 발언이나 26차례의 'F로 시작하는 욕설', 노출은 크게 없지만 보기에 불편할 수 있는 섹스 장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자살을 시도하려는 장면 등은 <로켓맨>이 'R등급'을 받는 이유가 됐다.

한국의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엘튼 존의 음악적 성공 뒤에 감춰진 외로움과 정체성의 혼란, 약물중독으로 피폐해진 삶과 이것을 극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라면서, "성행위 묘사 장면이 있으나 구체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아 수위가 다소 높은 정도이며, 마약 사용의 표현이 있으나 구체적이거나 지속해서 표현하고 있지는 않고 이를 정당화하는 내용이 아니다"라며 여러 요소를 고려해 15세 이상 관람가 판정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보헤미안 랩소디>와 <로켓맨>은 단순히 음악 영화뿐 아니라 영화의 비하인드 스토리로도 연결되어 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보헤미안 랩소디> 촬영 중 논란 끝에 하차하면서, <로켓맨>의 연출을 맡기로 결정된 덱스터 플레처 감독이 임시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이었다. 플레처 감독은 약 2주간의 촬영 마무리는 물론, 후반 작업을 맡았다.

2019/05/30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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