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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만도 못한 어른들 보며 울화통 터지는 영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어린 의뢰인> (My First Clien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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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려봄
글 : 양미르 에디터

10살 소녀 '다빈'(최명빈)은 학교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며, 그런 장기를 마음껏 뽐내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집에서 '다빈'은 자식을 살필 생각은 하나도 없는 아빠와 얼굴은 기억나지 않는 엄마 대신 동생 '민준'(이주원)을 돌본다.

그러던 사이 갑자기 새엄마 '지숙'(유선)이 찾아오면서 '그나마 평화로운' 남매의 일상은 박살 난다. 젓가락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며, 식탁에 반찬을 흘렸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지숙'에게 폭행을 당한다.

'다빈'은 무작정 파출소로 가 신고를 하지만, "요즘 아이들이 무섭다"라는 경찰의 핀잔을 듣게 되고, 아동 복지 시설에서도 딱히 "법이 그렇다"라는 이유로 도움을 줄 방법이 없다며 사건을 간단하게 마무리하려 한다.

한편, 서울의 대형 로펌 입사를 앞둔 변호사 '정엽'(이동휘)은 임시로 일하던 아동 복지 시설에서 떠나기 전 '다빈'과 '민준'을 만난다. 걸리적거리는 두 아이를 떼놓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왔지만, 무언가 신경이 쓰였던 '정엽'에게 '민준'이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출처영화 <어린 의뢰인> 표지 및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심지어 '다빈'이 '민준'을 죽였다는 자백까지 나오자, 이 자백이 거짓이라 확신하는 '정엽'은 '대형 로펌' 생활도 포기하고 인권 변호사 선배와 함께 '다빈'의 변호를 맡겠다고 결심한다.

2013년, 경북 칠곡군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망 사건은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두 차례 방영될 정도로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8세 여자아이가 사망했고, 친언니가 동생을 폭행했다고 진술했으나, 이는 평소 자매를 학대한 계모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으며, 자매의 친부도 학대에 가담한 것이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어린 의뢰인>은 이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당연히 실존 인물과 담당 변호사의 허락을 구한 후 제작됐다) <선생 김봉두>(2003년), <이장과 군수>(2007년), <나는 왕이로소이다>(2012년) 등 코미디 속에서 나오는 감동 코드로 작품을 만들어 온 장규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는데,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했을 때, 가장 크게 마음에 남은 것은 '미안함'이었다"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하려고 했던 것은 힘든 시간을 겪은 아이의 마음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관람 중 무언가 갑갑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지숙'의 폭행 장면이나, 뻔뻔한 대사들을 보면서 당장이라도 욕을 뱉고 싶을 관객도 많을 것이다. 물론, 금수만도 못한 부모, 혹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폭행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가 어제오늘 나온 것은 아니다.

<도가니>(2011년)에서 교장(장광)이 아이들을 성폭행 장면이나, <도희야>(2014년)에서 의붓딸에게 폭행을 가하는 '용하'(송새벽) 등에 이어서 유선 역시 "사랑한다"라는 마음 없는 말을 사용하는 두 얼굴의 이미지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어린 의뢰인>에서 가장 강약 조절을 이뤄야 하는 캐릭터는 단연 이동휘가 연기한 '정엽'이다. 상업영화에서 단독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캐릭터 자체가 가지는 무게감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는 엄청난 부담감을 지녀야 했었을 것이다.

그래서 <부라더>(2017년), <극한직업>(2019년) 등에서 코믹하면서도, 능청스러운 연기를 주로 펼쳤던 그는, 초반부 작품이 어둡지 않기 위해 망가지는 모습을 여럿 보여줬다.

누나 '미애'(고수희) 집에서 얹혀살면서, 오직 '대형 로펌'이 아니면 조그마한 일은 할 생각도 없는 '정엽'에게 두 아이는 처음엔 짐 같은 존재였으나, 이내 보통의 영화처럼 '각성하는 변호사'가 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장면이 감정적으로 격양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대목이 '정엽'이 '지숙'에게 외치는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야?"였다. 사건을 좀 더 차갑게 봐도 될 대목에서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방식은 관객의 호불호를 낳을 수 있다.

한편, <어린 의뢰인>은 방관자 효과로 유명한 '제노비스 신드롬'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키티 제노비스라는 여성이 공격받는 동안 주위 38가구가 비명을 들었으나 아무도 나와서 구하지 않았고, 결국 여성이 살해당했다는 사건이다.

물론, 그 사건은 최근에서야 뉴욕타임스 기자의 조작(38가구에서 6명의 목격자가 있었고, 그중 2명은 경찰에 신고까지 했다)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영화로 돌아가 보면, 주변 이웃들은 그저 아이들의 비명을 듣기만 한다. 아랫집에 사는 여성은 "그래도 오늘따라 소리가 심하다"라고 여기고 신고를 고민하지만, 남편은 신경 쓰지 말라고 한다. 사건이 터진 이후, '다빈'을 향한 주변 어른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이처럼 <어린 의뢰인>은 "아동학대는 '방관자 효과'와 '2차가해'로 인해 비극적으로 변하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확고히 전해줬다. 아동학대의 피해자가 '배 이상' 늘고 있다는 자막은 덤이다.

2019/05/25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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