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프로복서는 어떻게 세계적인 건축가가 됐나?

조회수 2019. 5. 23.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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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안도 타다오> (Tadao Ando - Samurai Architect, 2016)
글 : 양미르 에디터
오사카의 아침, 70이 넘은 한 노인이 주먹을 내지르는 등 운동에 열중인 것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다른 건축가가 만든 건물들을 보면서 '창조적 근육'을 단련한다"라고 말한다.

그가 바로, 고졸 출신으로 프로 복서로 2년 동안 활동했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체감한 후, '어린 시절부터 만드는 것에 뛰어난 재주가 있다'라는 주위의 칭찬으로 인해, 독학으로 건축을 배워 꿈을 키워나가며, 세계적인 건축가로 인정받은 안도 다다오(외래어 표기법은 다다오가 맞다)다.

그는 건축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동시에 세계 여행을 통해 각국의 건축 양식을 보면서 독학을 했다. 결국 28세의 나이로 '안도 다다오 건축 연구소'를 차렸지만,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 무렵 그의 고향 지역인 오사카는 1970년 '엑스포'를 열었고, 다양한 시도를 통한 변화를 꿈꿨다. 안노 다다오 역시 오사카역을 중심으로 한 숲을 계획했으나, 당시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과감한 디자인으로 인해 시로부터 연이어 거절을 당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의 '노빠꾸 정신'은 현대 건축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는데, 바로 '노출 콘크리트 공법'이다. 건물의 기초에나 사용하는 '콘크리트'가 외부 마감재로 사용되는 방식은, 지금이야 '블루보틀' 한국 1호점을 비롯한 다양한 카페와 유사한 장소에서 사용되는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 등으로 낯설진 않지만(물론 시멘트 가루가 날리는 등 마감 처리도 안 한 곳은 논외로 한다), 당시만 하더라도 '전쟁으로 인한 폐허'와 비슷한 모양새였으니 썩 좋은 건축물처럼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그에게 '노출 콘크리트'는 "거칠고 투박하다"라고 생각한 소재에서, 오히려 그 한계를 극복해 매끄러우면서 아름다운 이미지로 들어오게 됐다. 또한, 그는 공간과 자연, 그리고 인간이 하나가 되는 지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콘크리트에서 나오는 간결하고, 단순하지만, 차갑지 않은 성질을 자연과 어우러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물이 오사카 시민들의 터전이자, 관광 명소 중 하나인 '나카노시마 공원'으로, 오사카의 작은 섬은 나무와 장미가 있는, 그리고 콘크리트 구조물도 함께 하는 공간이 됐다.
이처럼 다큐멘터리 영화 <안도 타다오>는 그의 과거 활동을 담은 영상들과 현재의 인터뷰들을 교차로 보여주면서, 그의 철학과 가치관, 건축 사례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결국, 안도 다다오는 1995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받았는데, 이러한 사고는 현재에도 많은 이들에게 전파가 됐다. 특히 다큐멘터리 속 그의 건물들을 보고 나니, 2019년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후보작이었던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미래의 미라이>(2018년)가 떠올려졌다.

독특한 주인공의 집 디자인을 맡은 40대 건축가 타니지리 마코토 역시 안도 타다오로부터 영향을 받은 인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미래의 미라이> 속 주인공의 아버지(호시노 겐 목소리)의 직업은 건축가로, 이 가족이 사는 집은 외부는 콘크리트 벽으로 구성됐고, 내부에는 모든 곳에서도 볼 수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심겨 있다.
안도 타다오 역시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활이 주거의 본질"이라고 말하면서, 건물의 외관보다는 내향적인 공간 구성에 집중하며, 개인의 체험을 중요하게 여겼다.

비록, 건축에 큰 관심이 없더라도, 적어도 늘 새로운 것에 대한 창조와 시도를 중요시하는 안도 타다오의 평소 마음 자세를 본다면, 관객은 건축가도 예술가의 분야에서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4월 말,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같은 시기에 개봉한 이 작품은, 소리 없이 흥행하면서 건축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인 장기 상영과 더불어 3만 관객을 동원했다.

2019/05/21 메가박스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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