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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나오기 전까지 세계 박스오피스 1위 했던 '중국영화'

조회수 2019. 5. 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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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유랑지구> (流浪地球, The Wandering Earth,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유랑지구> 표지 및 이하 사진 ⓒ 씨네그루(주)키다리이엔티
2019년 전 세계 박스오피스 현재(5월 2일 기준)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인 <어벤져스: 엔드게임>(14억 8,109만 달러), <캡틴 마블>(11억 1,218만 달러)이 개봉하기 전, 그러니까 현재까지도 3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중국 영화가 있다.

지난 4월 18일 국내에서 정식 개봉했고, 이제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도 관람할 수 있게 된 <유랑지구>로, 전 세계 6억 9,976만 달러를 벌어들인 이 영화는 중국에서만 6억 9,388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현재 전 세계 11위이자 2019년 한국 영화 박스오피스 1위인 <극한직업>의 1억 1,993만 달러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유랑지구>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태양이 소멸할 위기를 맞이하자, 전 세계는 지구를 옮기기 위한 '범우주적 인류이민계획'을 시행하고, 태양의 빛에서 조금씩 벗어난 지구는 영하 70도의 이상 기후가 펼쳐진다.

그러나 몇십년이 흐른 후 지구는 목성의 궤도에 이끌리게 되고, 충돌이라는 대재앙에 맞이하게 된다.(용케도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를 충돌 없이 넘어갔다) 전 세계 최우수 SF, 판타지 문학 작품에 수여하는 '휴고상'에 아시아인 최초로 이름을 올린 중국 소설가 류츠신의 원작을 각색해 만든 <유랑지구>는 지금껏 중국 영화가 가지 않았던 길을 걸어갔다.
<특수부대 전랑2>(2016년)와 같은 자국 중심주의적인 소재는 분명 들어갔으나, 이는 할리우드 영화들 중 1990년대에 만들어져 "미국이 전 세계를 대표해 지구를 지킨다"라는 의미가 내포된 작품들과 비교하면 큰 이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직접 전투기를 몰고 외계인과 상대하는 내용이 포함된 <인디펜던스 데이>(1996년)나, '독립'과 '자유'라는 두 우주 왕복선을 이끌고 직접 지구로 날아오는 행성을 폭발시키려는 계획을 보여준 <아마겟돈>(1998년)을 연상케하는 대목이 이 영화에도 등장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치적인 의도인지 초강대국의 지위에 있는 미국의 역할은 대폭 축소됐다. 실의에 빠진 미국인 대원들과 놓여진 성조기 장면이 사실상 전부이며, 연합정부(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의 대표 목소리는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나온다.
또한, 영화에서는 러시아 동료가 중요한 역할로 나오고, 중국인과 호주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인물이 자신도 '한족'의 피가 흐른다는 대사를 사용한다. 지구를 포기하라는 상황에서 각국 구조대에게 구조를 요청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 상황에서 각국 대원들이 하는 선택은 상당히 정치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베이징 영화제 시각효과상을 받은 한국 VFX 기업 덱스터 스튜디오(<신과함께> 시리즈를 제작했다)의 기술력이 들어가서일까? 한국팀은 "어차피 지구가 망하면 가족과 만나지 못한다"라며 마지막 작전에 참여하는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등장한다.

다만, 이 영화는 "중국만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단순한 이념을 내포하지 않는다. 가족을 살리기 위한 여정은 전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내용이며, 주인공이 있는 우주정거장이나 행성 추진 정책도 '연합정부'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름 전 세계인이 뭉쳐서 하나의 과업을 완수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이는 중국의 자본력과 스토리텔링이 일정 수준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넘볼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는 상징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중국에서는 대규모 자본으로 만든 최초의 SF 영화이다 보니, 할리우드의 SF 영화에서 차용한 아이디어가 상당량 들어간다.
예를 들어,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년)의 인공지능 '할'처럼 스스로 생각하는 존재 '모스'가 나오며(여기서 '모스'는 영어를 사용하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미국의 역할과 일맥상통한다), <딥 임팩트>(1998년)의 혜성과 지구의 충돌을 앞둔 가운데 나오는 '눈물겨운 마지막 장면'이 삽입되고, <투모로우>(2004년)처럼 인간이 급속도로 얼어버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2010년대 SF 걸작인 <그래비티>(2013년)의 우주정거장 모험 장면, <인터스텔라>(2014년)가 떠올려지는 '유랑지구 프로젝트'의 '플랜 B' 등이 있다.

한편, '모스'의 대사에는 "인류가 이성적이기를 기대한 것은 무리수였다"가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공상과학'이라는 말을 사용해야 할 정도로 현재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리수들이 다량 노출된다. 이러한 생각들을 하지 않고 본다면, 좋은 '팝콘 영화'는 될 수 있을 것이다.

2019/04/21 CGV 영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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