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수 아들을 구하기 위해 어머니가 한 행동

조회수 2019. 4. 27.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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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크게 될 놈> (Keuge Doel Nom,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크게 될 놈>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영화사 오원
'순옥'(김해숙)은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섬마을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기강'(손호준)과 '기순'(남보라) 남매를 키운다. 어린 시절부터 이상하게도 '깡다구'가 있어서, 크고 작은 사고를 치며 '순옥'의 속을 썩이던 '기강'은 골목대장 같은 존재로 성장했고, '마을 이장'(동방우)을 비롯한 어른들은 그를 '크게 될 놈'이라고 불렀다.

결국, 고등학교 졸업도 포기하고, '크게 되겠다'라는 일념으로 '순옥'이 갖고 있던 통장 하나를 들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간 '기강'은 뒷골목을 전전하면서 범죄로 생계를 꾸려나간다.

그러나 '기강'은 사고를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는데, 이는 노태우 정권 때 시행한 '범죄와의 전쟁' 덕분으로, 엄중하게 범죄자들을 다루라는 지시 때문이었다.

'순옥'은 아들의 사형 선고 소식을 듣고 편찮은 몸을 이끌고 면회를 신청하지만, 사형수에 대한 면회는 엄격히 금지됐다며 교도소측은 면회를 거부한다. 옆에서 이를 지켜본 '김변호사'(김왕근)은 '탄원서'가 있다면 '무기징역'으로 형이 낮아질 수 있다며 도움을 준다.
'순옥'은 동네 사람들에게 '기강'의 탄원서를 부탁하지만, "덕분에 이 섬에 소문이 안 좋아진다"라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다. 더욱이 딸 '기순' 마저도, 아들 걱정에 애를 태우는 어머니를 보면서 사형수가 된 오빠가 원망스러워지는 상황.

결국, '순옥'은 아들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섬마을 보건소 의사로부터 한글을 배운다. 직접, 한글을 쓴 후 자필로 '아들을 낳은 죄인'이라는 내용의 사과 편지를 보내기 위해서였다.

강지은 감독이 스스로 "진부하고 올드해 보인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크게 될 놈>은 관객이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 안에서 움직이는 영화다. 언제 죽을 지도 모르는 사형수 아들과 그런 아들을 홀로 키우기 위해 몸이 성치 않은 상황에서도 일을 하는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그 모자가 겉으로는 싫어하는 척 하더라도, 속으로는 서로를 먼저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은 이미 다른 작품을 통해서 충분히 봤기 때문이다.

심지어 교도소 내부의 모습은 <7번방의 선물>(2013년)을 연상케 하며, 그 작품에서도 출연한 박원상이 다른 범죄자로 등장한다.
하지만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를 꾹 움켜쥐게 할 수 있는 힘은 배우들의 연기에 있었다. 먼저, '순옥'을 맡은 연기인생 46년차인 배우 김해숙이 가장 큰 힘을 줬다.

자애로운 어머니 뿐 아니라, 여전히 <사도>(2015년), <아가씨>(2016년), <신과함께-죄와 벌>(2017년)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다는 배우를 증명하고 있다. 이번 작품도 '단순한 어머니상'이라고 폄훼할 수 있을지언정, 그 어머니를 연기할 때 나오는 아우라를 부정할 순 없을 것이다.

손호준 역시 꽤 오랜만에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는데, 올해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 속 철부지 백수 아들 '김영수'로 확실한 대세 배우로 자리 잡기 전에 촬영했던 작품인 만큼, 다른 진정성 있는 연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교도소에서 롱테이크로 '음악이 등장하기 전'에 나오는 오열 장면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대목으로, 그의 현재 연기 커리어 중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2019/04/18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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