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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하지 않았으면 안타까웠을 수작 스릴러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더 길티 (Den skyldige, The Guilt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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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더 길티>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난 2월, <개봉미정>이라는 제목의 '영화 이름'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 수입-배급사가 심의를 받을 때 작품의 이름과 개봉 시기를 착각해서 신청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개봉미정>이라는 영화는 진짜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를 받아냈다.

또한, 이 영화는 '바이럴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CGV 단독 개봉으로 이뤄진 영화이기 때문에, CGV 페이스북에서는 "할리우드의 유명 작품도 아니고, 덴마크(핀란드라고 오해까지 한다) 영화여서 우리가 알 법한 스타 배우는 등장하지 않는다"라는 대사가 담긴 예고편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영화의 로튼 토마토 지수가 99%(4월 11일 기준)였으며,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섹션에서 관객상을 받았다는 내용을 통해 작품의 신선함은 보장한다는 의미를 보장하기도 했다. 결국, <개봉미정>은 그 자체의 이름으로 시사회나 유료 상영을 통해 관객의 호평을 얻어내며, <더 길티>라는 영어 제목(원제 Den Skyldige)을 그대로 사용해 '정식 개봉'을 확정지었다.

출처영화 <더 길티> 표지 및 이하 사진 ⓒ (주)팝엔터테인먼트

결론적으로, <더 길티>는 좋은 작품이라도 거대 배급사 작품이 아닌 영화가 살아남을 수 없는 현 멀티플렉스 체제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마케팅을 펼친 것이었고, 이런 바이럴 마케팅도 없었다면 그냥 IPTV로 넘어가 버렸을 영화였다.

영화는 주로 현장에서 사건을 해결했으나, 어떠한 사건을 통해 좌천되어 '긴급 신고 센터'로 옮겨진 경찰 '아스게르'(야곱 세데르그렌)의 업무를 '리얼 타임'에 가깝게 묘사한다. 마지막 재판을 하루 앞둔 근무 중 시시껄렁한 전화 제보들 사이에서, 갑자기 "집에 아이가 혼자 있다"라는 말을 남기는 여성 '이벤'(제시카 디니지 목소리)의 전화가 연결된다.

납치범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기지를 발휘해 전화를 건 '이벤'을 살리기 위해 '아스게르'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

연극 무대로 옮겨도 충분히 작품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더 길티>는 '긴급 신고 센터'라는 작은 공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3대의 카메라를 통해서 '아스게르'를 지켜볼 때, '웨이스트 샷'과 '바스트 샷'부터, 얼굴을 위주로 보여주는 '클로즈업', 얼굴의 일부만 보여주는 '익스트림 클로즈업' 등을 골고루 사용하면서 관객에게 지루함을 최대한 덜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보통 촬영 기법과 조명이 함께 움직이는 것을 떠올려보면, 일반적인 '긴급 신고 센터' 내부의 불빛은 기본이며, 파란색과 붉은색 조명을 통해 주인공의 일상에서 오는 피로한 모습이나, 상대방의 위험한 상황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뭐니뭐니해도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음향 효과'에 있다. 아카데미 음향효과상 후보에 이 작품이 언급되지 않은 것이 민망할 정도인데, 이 작품에서 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인물들이 처한 공포다.

'이벤'이나, '이벤'의 6살 딸, 하다못해 구조 임무를 맡은 경찰들의 대화는 청각으로 들려옴에도, 관객의 뇌 안에서 시각적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단순히 목소리만 나오는 배우들의 연기뿐 아니라 타격음이나 빗소리는 스릴러라는 이 작품의 기본 장르를 확고하게 다져주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기술적인 방법을 동원해 적은 예산을 사용한 작품에서, '자본이 부족한 티'를 내지 않으며 완성도를 높인 <더 길티>에서, 극을 이끄는 '아스게르' 역의 야곱 세데르그렌 역시 충분한 찬사를 받아야 한다.

사건이 일어나면서 점점 얼굴 근육이 변화하고, 갑자기 흥분된 상태로 목소리 톤이 올라가는 모습이 나오는 등 섬세한 심경 변화를 통해 극의 몰입감을 높여줬는데, 작품을 관람한 배우 진선규가 "국내에서 리메이크한다면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라고 말을 할 정도로 배우들에게도 이런 역할은 힘든 과제이면서 동시에 해보고 싶은 도전 과제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제이크 질렌할이 맡을 예정이다.

그렇다면, <더 길티>의 주제는 무엇일까? 바로 '선입견'이다. 요즘 사회에서 우리는 타인을 너무나 빨리 판단하려 한다.

어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기도 전에, 단순하게 한 반응이 나오면 "아, 당연히 벌을 받아야 해. 그럴 줄 알았어"라며 선입견이 섞인 발언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그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면 '사과도 없이' 그냥 시류에 따라 "X버(끝까지 버티다의 속어) 하길 잘했다"라고 말하는 이들에 대한 비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선입견'이 섞인 주인공을, 수사 과정에서 '선입견'을 가장 버려야 하는 직종 중 하나인 경찰로 설정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높다.

다시 영화의 제목으로 돌아가, <더 길티>는 어떠한 인물의 '유죄'로 연상할 수 있겠지만, 영화를 관람하다 보면 또 다른 영어 뜻인 '죄책감'에 가깝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선입견'에서 나오는 판단 착오로 인한 '죄책감'은 저절로 관객에게 스며들게 되고, 그 스며드는 과정에서 영화는 자연스럽게 막을 내린다.

2019/04/02 CGV 신촌아트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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