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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랑, 스토킹에 민폐 아닌가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장난스런 키스> (一吻定情, Fall in Love at First Kis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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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예민
글 : 양미르 에디터

영화가 끝나고 웅성거리는 소리와 함께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이 자리를 빠져나갔다. 크게 두 가지 반응이었다. "엄청나게 유치하다"는 반응과 "왕대륙은 잘 생겼다"라는 반응이었다. 애초에 <장난스런 키스>는 이렇게 유치한 내용으로 꽉 채워진 작품이었다.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일본 작가 다다 가오루의 1990년부터 1999년까지 연재한 동명 원작 만화를 기초로 한 <장난스런 키스>는 이후 일본 드라마, 영화, 대만 드라마, 한국 드라마 등으로 수차례 리메이크되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물들였다.

성적으로 고등학교 반이 결정되는 가운데, 최하위 반에 있는 여성과 최상위 반에 있는 남성 주인공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는 더는 사골처럼 우려먹을 것이 없어 보일 것 같아도 꾸준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성적은 안타깝지만, 근성은 최고에 가까운 여성 주인공과 인간성은 개판처럼 보여도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남성 주인공이 기나긴 연애(?) 끝에 사랑에 성공한다는 이야기는 '뻔뻔하게 유치하더라도' 나름의 판타지를 충분히 심어줬기 때문에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출처영화 <장난스런 키스> 표지 및 이하 사진 ⓒ 오드, 씨나몬(주)홈초이스

대만에서는 2005년 처음 드라마(<약작극지문>)로 만들어졌고, 2016년 리메이크 드라마가 나오기도 했는데, 2019년 버전 <장난스런 키스> 영화의 메가폰은 여성 버전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년)라며 호평을 받은 <나의 소녀시대>(2015년)를 연출한 프랭키 첸 감독이 잡았다.

당시 남자 주인공 '쉬타이위'를 연기하며 국내에서도 팬덤을 만들어낸 왕대륙이 이번 작품에서도 프랭키 첸 감독과 함께했고, 그 선택은 최선이었음이 영화 곳곳에 등장한다.

물론, <장난스런 키스>는 처음 여러 개가 등장하는 '대만 영화 배급사, 제작사'의 오프닝 로고 만큼이나 덕지덕지 붙여진 이야기 구성으로 전개된다. 이는 필히 수 십권에 달하는 원작을 빠른 시간에 최대한 보여주기 위한 각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프랭키 첸 감독의 전작 <나의 소녀시대>처럼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의 엉뚱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좀 더 영리한 접근으로 사랑을 선택하는 내용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가능성도 높다. 이 작품이 필히 오글거리는 이유는 '위얀샹친'(임윤)의 일편단심과 같은 사랑과 이를 행하기 위한 방법에 있다.

게다가 1990년대면 모르겠지만, 2019년에는 각색도 없이 그저 '재미'라는 이유로 보여줬다가 변화된 사회상으로 인해 매장되기 쉬운 소재도 등장한다. '위안샹친'처럼, 일면식도 없는 남자를 보고난 후 첫 눈에 반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훔쳐보거나, 사진을 찍어서 굿즈를 만든 후에 벽에다 떡 하니 붙여놓고, 이불 프린팅까지 해서 안고 자는 행동들, 그리고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는 모습이 시종일관 등장하는데, 이것은 '성별'을 떠나서 '사람'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들이다.

비록, '장즈수'(왕대륙)가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 행동에 반했다는 말이 나온다지만, 그렇게 말하는건 이 모든 행동을 '미화'하는 것에 불과하다. 역지사지로, 남성 주인공이 '모든 것에 까칠하지만, 내 사람을 지켜주겠다'라는 성품이 아니라, '위안샹친'처럼 접근한다면, 그리고 그 이야기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만들어진다면, 그 작품의 장르는 '로맨스 코미디'가 아니라 '스릴러'가 될 것이다.

상대방이 거부 표현을 했는데도, 계속해서 그 사랑을 표출하는 것까지 보여준다면, '호러' 장르로 변질할 수도 있다. <장난스런 키스>는 노골적으로 이러한 메시지를 노출하고 있다. 이는 <나의 소녀시대>에서는 보기 힘든 대목이었다.

또한, '위안샹친'의 모습은 '코미디'라고 마냥 웃을 수 없는 장면이 많다. 전형적인 '민폐 캐릭터'로 만들기 위해서 별별 사건들을 만들어 내는데, 그것에 공감하고 작품을 감상하기엔 불편한 지점이 많다.

사실상 '장즈수'의 시험을 망치게 한 장본인이었고(물론 본인이 '시험을 포기했다'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간호사가 되겠다고는 하지만, 막상 간호사가 되고 나서 환자들을 케어하는 장면들은 '메디컬 스릴러' 장르를 방불케 한다.

여기에 '스와힐리어 학과'와 관련해서, 지금 사회에서는 하면 안 될 '비하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출연 배우들의 얼굴만 보기 위해 작품을 관람하는 시대는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 또한,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웃음이, 전체 관객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웃음은 아니라는 것 역시 이 작품이 주는 커다란 과제가 됐다.

2019/03/30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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