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해석이 뭣이 중헌디!

조회수 2019. 3. 23. 11: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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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우상> (偶像, Idol,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우상> 표지 및 이하 사진 ⓒ CGV 아트하우스
* 영화 <우상>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좋은 영화는 무엇일까? 누군가는 한 영화를 가지고 "그냥 킬링타임 용으로 좋았어"라는 말 한마디보다, 1시간 이상 떠들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함의나 이야깃거리가 있는 내용이 있다면 좋은 영화라고 말하며, 누군가는 그래도 간단하고 쉽게 떠먹을 수 있는 내용을 선호한다.

어떤 이는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거울' 역할을 영화가 해주길 바라기까지 한다. 한 마디로 '좋은 영화'라는 말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우상> 역시 마찬가지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준다는 반응부터, <곡성>(2016년)과 비슷한 '분위기'의 영화가 나왔다는 의견,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나홍진 감독에 대한 실례이며, 이 영화는 오직 감독만 작품을 이해할 수 있다는 반박, <곡성>보다는 12분 짧지만 144분이라는 상영 시간은 과했다는 주장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자막'이 필요할 정도로 대사 전달이 잘 안 된다"와 "이렇게까지 사건을 크게 부풀려 마무리 지을 필요는 없었다"라는 논쟁도 등장했다.

<우상>을 본 후 '해석'까지 찾아서 볼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적어도 자신이 영화를 보고 난 후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해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 궁금한 이들을 위한 해석의 실마리를 던져본다.
먼저, 작품이 보여주고 싶은 주제는 간단하다. "우리가 자신에게 완벽하다고 여기는 우상으로부터 얼마나 얽매였으며, 그 우상은 사실 허상은 아닌가?"다.

'우상'은 동음이의어로, 마치 '연패'의 의미가 상반된 것처럼 다른 의미로 표현되고 있다. 영화의 제목에도 언급된 '우상'(偶像)은 종교적인 숭배 대상이 되는 '신불'을 본떠 만든 '상'이다. '아이돌' 표현도 '우상'의 영어인 'Idol'에서 유래된 것이다.

이런 '우상'을 숭배하는 행위는 작품에 꾸준히 등장하는데, 광화문 광장의 상징, '이순신 동상'의 목이 절단되는 극단적인 장면은 '우상 경계'라는 감독의 메시지가 내포됐다. 그 장면은 마치 <심슨 가족>의 주무대 '스프링필드'에 있는 마을 건설자 '제버다이 스프링필드' 동상을 떠올리게 했다.
'바트 심슨'이 '불량 학생'들의 신임을 얻기 위해 동상의 목을 자르게 되고, '우상'의 목을 쳤다는 이유로 마을 사람들이 분개한 시즌1 속 에피소드(영화에서는 수 많은 오물이 '유중식'(설경구)이 탄 수송차에 투척된다), '리사 심슨'이 '제버다이 스프링필드'의 '허상'을 발견했으나 "가짜 영웅이라도 사람들이 그것에서 희망, 교훈을 얻고 간다면 그것 또한 가치가 있다"라며 진실을 숨기기로 한 시즌7 속 에피소드가 연상된다.

다른 '우상'(愚相)은 어리석은 '재상'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재상'은 '임금을 돕고 관원을 지휘하는 벼슬자리에 있는 이들'을 통칭한다.

즉, 도의원 '구명회'(한석규)를 뜻하기도 하는데, 아들의 교통사고로 자신이 꿈꾸는 '도지사 그 이상' 뿐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는 것이 두려워 또 다른 상황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이수진 감독은 "개인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신념이 맹목적으로 변하면, 그것 역시 '우상'이 아닐까?"라고 밝혔다.
<우상>의 세 주인공인 '구명회', '유중식', '최련화'(천우희)는 각자의 '우상'이 있는데, 앞서 말했듯이 '구명회'는 자신이 끼고 있는 '청와대 시계'처럼 정치인의 가장 높은 위치를 꿈꿨을 수 있다.

문제는 '구명회' 같은 경우는 '유중식'과 '최련화'와 다르게 자신을 '우상'으로 삼는 이들이 존재하고, 점차 '전락'하는 과정을 보여주더니, 자신이 만들어낸 '죄악'을 통해 고통을 받고 다시 한번 '우상'으로 거듭나게 된다.

'유중식'은 혈육과 혈연 관계를, '최련화'는 한국 국적을 받아 자유롭게 사는 것을 우상으로 삼는다. 여기서 두 사람을 한 번에 묶은 이유는 서로를 이용해야 '우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
'유중식'은 지체 장애가 있는 아들 '유부남'의 성욕을 직접 풀어주고, 장가를 보내 대를 잇는 것을 주요하게 여긴다. 덕분에 '유중식'은 '생존자'로 돌아 온 '최련화'를 잘 보살피고자 했는데, 이는 오로지 배 속에 있는 자신의 '손자' 때문이었다.

'최련화'도 '혼인 신고'를 하면 한국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유중식'을 이용한 것이었다. 결국, '유중식'은 "아들의 성욕을 계속해서 내가 풀어줬다면"이라는 자책을 하지만, 때는 늦고 만다.

'최련화'도 한국의 국적을 취득해야 계속해서 자기가 '살 수 있다'라는 희망이 있었으나, '생존' 가능성이 떨어짐을 알게 되면서 '자폭'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게 된 것이었다.
한편, '유중식'과 '구명회'가 공통으로 지닌 '자식 문제'는 우리 사회에서 나오는 갈등 중 하나이면서, 두 사람의 연결 고리로 작용한다. 이처럼 <우상>은 따로따로 접근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번에 응축되어서 나오는 파국의 끝을 통해 앞서 언급한 '우상과 허상'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미사곡인 '아뉴스 데이(천주의 어린 양)'를 통해 '우상 숭배'와 관련한 떡밥을 주거나, 시사 이슈 중 하나인 '원전' 문제의 등장(그렇다고 영화는 국내 정치를 비판하는 내용을 주제로 하진 않는다.

그저 주인공이 욕망 덩어리 정치인일 뿐이다), 치킨과 닭의 이미지를 통해 약자를 죽이는 약자와 그 사이에서 이익을 챙기는 권력자 암시 등 숨겨진 메타포가 숨겨져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상>은 자신만의 '해석'을 좀 더 생각해보고, 다른 이들의 의견도 함께 나누며, 함께 사유하는 '스릴러 영화'로 남을 것 같다.

2019/03/12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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