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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메인 빌런'은 따로 있었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

23,011 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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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캡틴 마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봉 전부터 이렇게 말이 많았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영화는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첩보 스릴러' 장르로 '블랙 위도우'의 이야기가 단독 영화로 더 일찍 나와야 했다고 굳게 믿었지만, 'MCU'의 첫 여성 '단독' 주인공 작품인 <캡틴 마블>은 그 영화 자체, 혹은 외부 요인들로 인해 마블 팬덤 사이에서도 '시빌 워'를 일으켰다.

그렇게 'MCU' 영화를 좋아하던 '일부' 관객은 자신의 신념 때문에 영화를 보지 않겠다고 '불매 운동'을 펼치며, 유명 유튜버들의 리뷰 영상이나 '떡밥' 영상을 오매불망 기다리겠다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래도 <캡틴 마블>은 국내에서 350만 관객을 넘기고, 전 세계 박스오피스 5억 달러를 넘기며 선전하고 있다. 4월 개봉을 앞둔 'MCU'의 분기점, "<어벤져스: 엔드게임>을 위해서 꼭 봐야 할 작품"으로 홍보 포인트가 만들어진 것도 있겠지만, <캡틴 마블>은 그래도 '박스오피스에서 성공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영화 <캡틴 마블> 표지 및 이하 사진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그러나 이 영화를 눈물을 흘리며 본 관객도 있겠지만, 심드렁하게 본 관객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을까?

먼저, 이 영화는 '페미니즘'을 담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분명 '페미니즘'이 담긴 영화라는 전제를 기본으로 두고 글을 이어가려 한다.

또한, 이 작품은 '선의'를 지닌 남성들이라 할지라도 '페미니즘'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리주의 페미니즘'보다는 엠마 왓슨이 UN 성 평등 연설을 해서 화제가 된 'HeForShe' 캠페인 등이 담긴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주창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노력까지 같이 하는 '상호교차성 페미니즘'에 더 가까운 내용을 담았다. 대표적 장면이 '난민 문제'를 연상케 하는 설정이 등장하는 대목이다.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는 1980년대 여성이 파일럿으로 임무를 수행한다는 것이 '주류'로 인정받기 힘든 상황에서, 자신의 실력으로 당당히 파일럿으로 성장한다. 각종 비아냥이 꾸준히 등장하는 가운데, 이러한 성장 과정은 'MCU' 드라마 속 주인공이자, 이전 시점인 1940년대에 활동했던 '에이전트 카터'가 먼저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이렇게 '유리천장'을 겪고 난 후 '캐럴 댄버스'가 일어나는 장면에서 나오는 회상 속 대사는 놀랍게도 '여성'이 아닌 '사람'이었다. '캡틴 마블'이 아니더라도, 신체적 성별이나, 사회적 성별에 상관없이 '약자'로 바꾸더라도 온전히 성립이 되는 장면처럼 선보인 셈이다.

예를 들어, 걸어 다니는 종합 병원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스티브 로저스'가 다른 남성들에 비해 신체가 약골이었음에도 자신의 의지와 능력을 보여준 덕분에, '슈퍼 솔저 혈청 실험' 대상이 되어 '캡틴 아메리카'가 된 것을 떠올려볼 수 있다.

그래도 <캡틴 마블>에서 관객에게 가장 인상을 준 대사라면, '욘-로그'(주드 로)에게 '캡틴 마블'이 말하는 "나는 너에게 증명할 게 없다"였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서 싸우는 것보다, 그저 자신의 있는 모습이나 원하는 것을 위해 싸우는 모습을 드러낸 대표적인 대사로, 이 역시 앞서 언급한 '여성'이 아닌 '사람'으로 치환되어 적용해도 같은 의미가 된다.

싱글맘이자, 아프리카계인 '마리아 램보'(라샤나 린치)를 '캐롤 댄버스'의 가장 친한 친구로 설정을 변경한 것도 인상적이다. 게다가 딸 '모니카 램보'(11세-아키라 악바르, 5세-아자리 악바르)가 이후 나올 'MCU' 작품에서 성장한 모습으로 등장해 차세대 '캡틴 마블'이 될 것 같은 떡밥까지 제공해준다.

누군가는 '정치적 올바름'이 또 작용한 영화라고 말할 수 있지만, 1980~90년대 사회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을 다룬다는 것 자체는 문제될 수 없다.

그렇다면, 진짜 이 영화가 재미없었다고 여겼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브리 라슨의 외모, 액션 중 표정이 어색하거나, 뛰는 모습이 이상하다는 의견은 일고의 가치도 없으니 무시하고('크리족'의 녹색 슈트가 세련되지 못하다는 지적은 100% 동의한다), 먼저 영화에서 나온 '메인 빌런'에 실망한 관객이 많을 것이다.

'헬라'나 '벌처', '타노스'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신념을 담은 인물들이 빌런이었던 최근 'MCU' 영화에서 적당히 반전만 집어넣은 '욘-로그'는 별것도 아닌 존재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는 '진짜 메인 빌런'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 영화의 '진짜 빌런'은 '캡틴 마블'이 겪어야 했던 상황이나 '시스템' 자체일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공군 파일럿이 되는 과정 외에도, '크리족'을 지배 중인 AI '슈프림 인텔레전스'로부터 세뇌를 당하거나, '욘-로그'로부터도 수련 과정에서 지적을 듣거나 '내규 지키기'를 강조당한다.

상황 조작으로 타인의 마음에 스스로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심리학 용어 '가스라이팅'을 당한 '캐롤 댄버스'가 자신의 생각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그 상황에 맞서 자신을 찾아낸다는 것이 <캡틴 마블>의 특징인데, 이는 보통의 '영웅 탄생 서사'와는 특색 있는 구조인 셈이다.

두 번째로, 허무맹랑한 액션 장면이 아쉽다는 지적인데, 어느 정도 동의는 한다. 어차피 파워 밸런스나, 각성 이후 강해져서 우주선을 모두 터뜨리는 '캡틴 마블'의 모습 자체는 앞서 언급했듯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태서렉트' 자체의 힘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의미이며, 그래야 이제 '타노스'와 대결할 만한 재미가 있어 보인다 정도였으며, 디즈니 주주 내부 푸티지 공개 결과,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왜 '캡틴 마블'이 그동안 '지구의 일'에 간섭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대사가 설명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조각조각 난 '캐롤 댄버스'의 기억들이 짜 맞춰져서 나온 '우주선 파괴 액션' 시퀀스에서 나오는 긴장감이 마치 <저스티스 리그>(2016년)의 마지막 '슈퍼맨' 등장 장면처럼 극도로 떨어진 것에서 나왔다.

우리가 그만큼 '비장미'에 물들어있는 방증일지도 모르겠는데, 최근에 나온 다른 여성 서사 액션 영화로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던 <알리타: 배틀 엔젤>이 '스릴러'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액션을 펼쳤던 것이나, 옆 동네에서 타격감 있는 액션을 보여주던 <원더 우먼>(2016년)과도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전체적인 각본이나 전개 과정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던 영화였던 만큼, 아무래도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 연출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애나 보든, 라이언 플렉 감독 부부에게는 해당 액션 연출이 버거운 짐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올곧은 방향으로 앞으로 'MCU'를 이끌 새 캡틴으로는 나쁘지 않은 '안정적 출발'이었다. 앞으로 'MCU'에서 지구에서의 여정만 담는 것은 "범위가 좁다"라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2019/03/06 CGV 용산아이파크몰 I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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