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의 아들을 건드리다니, 간이 크시네요

조회수 2019. 3. 5.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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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콜드 체이싱 (Cold Pursuit, 2019)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콜드 체이싱> 표지 및 이하 사진 ⓒ TCO(주)더콘텐츠온,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최근 10년간 리암 니슨이 출연하는 '액션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 영화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는가에 대한 '예지력'이 발동하는 걸 느낀 경험이 한두 번쯤은 있으리라 본다. 그래서 최근 리암 니슨의 액션 영화들의 개인적인 평을 옮겨봤다.

<논스톱>(2014년) 때는 "다시는 리암 니슨을 건드리지 마라. 그러다 다친다"라고 언급했으며, <런 올 나이트>(2015년) 때는 "리암 니슨의 최근 작품 줄거리는 가족이 위험에 처하며, 잠자는 리암 니슨의 코털을 건드린다. '빵야 빵야. 으악 으악.' 갑자기 <쉰들러 리스트>(1993년) 시절 리암 니슨이 그리워진다"라고 말했고, 지난해 개봉한 <커뮤터> 때는 "이제는 그를 액션 장르에서만 보고 싶지 않다"로 마무리했다.
다행히 <콜드 체이싱>은 위에 언급된 영화들과는 다른 결을 보여준 액션 영화를 선보였다. 게다가 '리암 니슨'이 주연인 영화라기보다는 '한스 페터 몰란트'라는 감독의 이름을 더 이야기하고 싶은, 작가주의와 같은 액션 영화였다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영화는 미국에서 배웠지만, 고국 노르웨이에서 활동을 이어간 한스 페터 몰란트 감독은 베를린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사라짐의 순서: 지옥행 제설차>(2014년)로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받는 기염을 토했다.

'올해의 모범시민상'을 받을 정도로 존경받는 제설차 운전사의 아들이 죽게 되고, 아들이 약물 과다 복용을 해서 죽을 리 없다고 믿은 아버지는 배후에 범죄 집단이 연루된 것을 알게 되어 복수를 펼쳐간다.
이러한 기본 줄거리를 담은 영화는, 국내에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에릭 셀빅' 교수로 알려진 스웨덴 배우 스텔란 스카스가드의 호연으로 주목받았다. 결국, <사라짐의 순서: 지옥행 제설차>는 영미권 버전으로 리메이크됐고, 리암 니슨이 그대로 그 캐릭터를 연기하게 됐다.

리암 니슨이 특유의 어투로 "누가 아들을 죽였냐?"라고 외치면서, 복수를 감행하는 장면은 낯익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작품 중 등장하는 '아메리카 원주민' 등 인종이나, '직장 내 성추행'과 같은 젠더 차별 관련 이슈, 마약 카르텔 등 조직범죄로 비롯된 사회 이슈를 블랙 코미디로 접합하고, 리암 니슨의 기존 액션 영화들까지 비꼬는 구성을 선보인 것은, 앞서 언급한 "이제는 그를 액션 장르에서만 보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 것에 어느 정도 부합한 내용이라, 관람하는 데에는 만족스러움을 줬다.

특히 한 사람이 죽을 때마다, 검은 배경과 함께 그 주인공이 믿는 종교의 상징(십자가 등)과 이름이 등장하는 편집과 '주연 순서'나 '등장 순서'로 엔드 크레딧이 등장하는 것과 다르게 '먼저 죽은 순서'로 배우들 이름이 사라져가는 엔드 크레딧은 깨알 같은 유머 포인트였다.
이것 역시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리암 니슨이 연기한 '콕스맨'이라는 인물의 뜻이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 'Cock'와 발음이 유사한데, 이를 통한 성적 유희가 나오는 대목이나, 역지사지로 납치한 아이를 위해 책을 읽어주던 '콕스맨'의 모습은 작품의 또 다른 개그 포인트였다.

이처럼 <콜드 체이싱>은 마치 쿠엔틴 타란티노(<킬 빌> 시리즈처럼 피비린내 나는 복수극이 떠올려진다), 코엔 형제(<파고>(1996년)처럼 스릴러와 블랙 코미디를 잘 조합했다), 테일러 쉐리던(<윈드 리버>(2016년)의 차가운 이미지들이 연상된다)의 '작가주의 영화'들에서 볼 수 있는 전개나 유머로 뭉쳐진 작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팝콘 액션 영화'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하는 총격전과 같은 내용을 기대한다면 아쉬울 순 있다. 하지만 그런 영화들이 조금은 질려간다고 느껴지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추천해본다.

2019/02/26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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