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여왕은 참수당했나?

조회수 2019. 2. 2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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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Mary Queen of Scots,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 이하 사진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 실제 역사에 관한 내용을 다뤘기 때문에, 영화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오는 2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과 의상상 후보에 오른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는 스코틀랜드 여왕인 '메리 스튜어트'(시얼샤 로넌)와 잉글랜드 여왕인 '엘리자베스 1세'(마고 로비)의 운명을 담은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관계를 이해하지 않은 후, 관람하는 국내 관객들은 '빠른 설명자막'과 함께 시작하는 영화의 초반 줄거리를 따라갈 수 없게 된다.

'초반 설명자막'을 좀 더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영화 <브레이브 하트>(1995년)에도 등장한 '윌리엄 월리스' 이전 시기부터 현재의 '분리 독립운동'까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다툼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16세기 후반, 스코틀랜드는 상대적으로 국력 열세인 잉글랜드와 직접 맞붙기에는 무리였기 때문에, 잉글랜드의 숙적인 '프랑스'에 도움을 요청했고, 덕분에 '메리 스튜어트'는 1548년 프랑스 '앙리 2세'의 아들인 '프랑수아 2세'와 약혼한다.

그러나 '프랑수아 2세'가 프랑스의 왕으로 즉위한 지 1년 만인 1560년에 귀에 생긴 농양으로 사망하고, 프랑스의 왕비였던 '메리 스튜어트'는 18세에 다시 스코틀랜드로 돌아오게 된다. 작품은 스코틀랜드로 배를 타고 간신히 돌아온 '메리 스튜어트'와 시녀들의 모습을 클로즈업하면서 막을 올린다.

그무렵 스코틀랜드는 잉글랜드와 정치적 다툼과 더불어 개신교의 교파인 '성공회'와 '로마 가톨릭교회'(천주교)의 종교 충돌로 인해 혼란한 상황이었다.
'메리 스튜어트'가 가톨릭 신자였던 것과 다르게, '존 녹스'(데이비드 테넌트)를 중심으로 한 개신교 세력은 '성공회'를 채택한 잉글랜드에 도움을 요청했고, 스코틀랜드의 내분을 일으킨다는 명분으로 잉글랜드는 돈과 무기를 지원해주기에 이른다. 하지만 '메리 스튜어트'와 친척 관계인 '엘리자베스 1세'는 이런 지원에 승낙하면서도, 서신을 보내면서 관계를 유지하게 된다.

'메리 스튜어트'는 스코틀랜드 여왕으로 즉위한 후, '왕위 계승'이라는 압박을 받게 되고 '엘리자베스 1세'로부터 '헨리 단리'(잭 로던)를 추천받게 된다.

정략결혼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모습은 차갑게 묘사됐고, 심지어 첫 아이인 '제임스 6세'(훗날 최초로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를 통치한 '제임스 1세'로 불리게 된다)를 갖게 되는 장면은 '사랑'과는 거리가 먼 '번식'에 가까운 상황으로 그려졌다.
결국, '메리 스튜어트'는 '단리'보다 이탈리아에서 온 음악가이자 시종 '리치오'(이스마엘 크루즈 코르도바)를 연모하게 되고, 이는 비극으로 향한다.

이처럼 <메리, 퀸 오브 스코틀랜드>는 현재에도 평가가 엇갈린 인물인 '메리 스튜어트'의 연대기를 따라가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엇갈린 평가 중 하나인 '종교 분쟁'에 휘말린 인물, 특히 '존 녹스'를 비롯한 개신교 세력이 "여자가 어떻게 군주의 자리에 있는가"부터 "'여왕'이 아닌 아무한테 몸을 판 '창녀'"라는 비하 발언을 통해 페미니즘의 시선으로 '메리 스튜어트'를 바라본다. '메리 스튜어트'가 일종의 '마녀사냥'을 당한 '연설 장면'이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었다.
실제로 '메리 스튜어트'가 직접 가담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모반'을 이유로 처형당할 때,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장면이 등장하는데, 처형장에 참석한 한 사람은 "끝까지 자신을 순교자로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메리 스튜어트'가 '생리'를 하는 장면이 초반에 등장하는 것과도 연결되는 대목으로, '붉은색'은 '피임' 자체를 단죄로 여긴 가톨릭 교리에서 '순교'를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한편, "군주가 지녀야 할 외교적, 정치적 분별력이 없었기 때문에, 폐위가 당연한 인물을 미화하고 있다"라는 반대 시선으로 작품을 본 평론가들은 당연히 이 영화에 대해 '로튼 토마토'에서 썩은 토마토를 주기까지 했다.
다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세 번이나 후보에 오른, '시대극에서는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20대 배우 시얼샤 로넌에 대한 평가는 칭찬 일색이었다. 비록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후보엔 오르지 않았으나, 복합적인 감정과 그 감정에 몰입한 연기는, 언젠가 시얼샤 로넌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꼭 안기게 해줄 것이다.

여기에 '메리 스튜어트'처럼 남성 권력가들에 의해 조종당한 운명으로 그려진 '엘리자베스 1세'를 연기한 마고 로비 역시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엔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마고 로비가 '할리 퀸'을 통해,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년)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보다 'DC 확장 유니버스'에게 먼저 아카데미 시상식 트로피(분장상)를 안기게 해준 일등공신이었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이번 작품에서도 마고 로비는 '천연두'에 걸린 얼굴 모습, 특유의 붉은 머리와 분장을 통해, 다시 한번 '분장상'의 일등공신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2019/02/17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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