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들이 어이없게 잠수함에서 수장당한 실화!

조회수 2019. 1. 23.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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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쿠르스크> (Kursk,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 영화 <쿠르스크>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영화 <쿠르스크> 이하 사진 ⓒ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TCO(주)더콘텐츠온
2000년 8월 12일, 러시아 핵잠수함 '쿠르스크'가 침몰해 승조원 전원이 사망한 참사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 <쿠르스크>는 '잠수함 소재 영화'라면 흔하게 등장하는 함선 내부와 외부를 둘러싼 정치 스릴러, 어뢰가 오가는 전투 장면이 화끈하게 그려지는 작품들과는 다르게 '인재'라는 상황 자체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쿠르스크>는 훈련 중 발사 대기 상태의 어뢰가 폭발하고, 118명의 선원 중 23명만이 살아남은 상황에서, 남은 생존자들이 구조를 기다리면서 벌어지는 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죽기 전 생존자가 남겼던 기록과 사망 원인, 구조 과정 기록 등을 조사한 영국 기자, 로버트 무어의 책 <어 타임 투 다이>를 원작으로 하며,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년)의 각본을 맡았던 로버트 로댓이 원작을 각색했다.
여기에 아카데미 시상식 음악상만 2차례 받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음악감독의 정적이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OST가 작품의 감정을 살렸다.

또한, <쿠르스크>를 연출한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은 <더 헌트>(2012년)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에서 '낙인이 찍혀버린 남자'를 통해 "한 공동체가 굳게 믿는 정의가 어쩌면 진정한 정의는 아닐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냈다.

그는 어떠한 사건들을 보여주면서, 공동체와 개인의 정서가 '가치 충돌'하는 경우를 계속해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보여줬다.
그래서인지 <쿠르스크>는 한 국가(러시아)라는 공동체가 자국의 안보와 위신을 세우기 위해(푸틴 대통령이 정식으로 부임한 지 약 100일이 되던 시기였다), 서유럽과 미국의 구조 원조를 초기에 거부했으며, 생존이 가능한 골든 타임을 놓쳐버리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전달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러시아가 보유한 '심해 잠수 구조정'은 잠수함과의 도킹도 힘들고, 배터리도 빠르게 소모되는 낡은 것이 전부였고, 다른 구조정은 이미 바다 깊숙이 묻힌 '타이타닉'의 심해 관광을 위해 미국에 양도된 상태였다.

당연히 이러한 내용은 국내 관객들에게는 잊지 말아야 할, 최근 10년 사이에 일어난 두 사건, 천안함과 세월호를 연상케 한다. 이 영화를 통해 침몰 이후, 군과 정부가 기밀 유지라는 강박 때문에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는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된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초기에 전원이 생존했다는 '오도'를 했는데, 이는 세월호 침몰 당시 '전원 구조 오보'를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침몰 지역에 수많은 함선들이 무용지물처럼 배치된 것도 세월호의 구조 당시를 생각나게 한다.

작품으로 돌아가, <쿠르스크>는 생존자 중 가장 계급이 높은 7구획 부대장인 '미하일'(마티아스 쇼에나에츠'의 시선, '미하일'의 아내이자 생존자 가족 중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캐릭터 '타냐'(레아 세이두)의 시선, '쿠르스크'를 구조하고 싶었던 서방 국가 중 영국 해군 준장 '데이빗 러셀'(콜린 퍼스)의 시선을 중심축으로 보여준다.

세 사람의 시선을 어느 하나 소홀히 놓치지 않았다는 것은 <쿠르스크>의 매력 포인트다.
또한, 작품은 1.66:1 화면 비율로 시작되는데, '미하일'의 아들인 '미샤'(아르테미 스피리도노프)가 욕조 안에서 잠수를 하는 장면을 통해 앞으로의 전개를 암시한다. 이후, 평범한 '뱃사람'의 생활을 보여준 영화는 출항하는 순간부터 '시네마스코프 비율'로 확장된다.

'좌우로 화면이 늘어나는 효과'를 통해 장대한 바다의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뱃사람'들의 내부 이야기는 '추측'으로 구성됨을 의미한 것이다. 이 화면비는 '미하일'의 마지막 순간 다시 '추측'이 아니기 때문에, 1.66:1 비율로 돌아가게 되는데, '뱃사람'들에게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쿠르스크>는 "당시 '쿠르스크'의 선원들이 남긴 자녀들의 수는 71명"이라는 자막으로 끝이 나는데, 현재는 '성년'이 되었을 아이들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바꾸어나가길 희망하는 의미가 짙어 보였다.
이는 '미샤'가 추모식에서 '블라디미르 페트렌코'(막스 폰 시도우) 제독의 악수를 거절하며, 무언의 항의를 하는 클로즈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놀랍지도 않겠지만, <쿠르스크>는 러시아어가 아닌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벨기에, 영국, 프랑스, 독일, 스웨덴 국적 배우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데, 악수를 거부한 '미샤'를 연기한 아르테미 스피리도노프 역시 러시아에서 태어나, 스위스에서 자란 후 현재는 폴란드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벨기에와 프랑스 제작사가 합작해 만든 이 영화에는 덴마크 출신의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 프랑스 출신의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음악감독이 참여했다. 이처럼 <쿠르스크>는 서유럽 국가들이 현재 러시아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것과 연결되어, 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이 합심해 내린 일종의 경고는 아니었을까?

2019/01/17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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