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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경찰이 살인사건을 이용하는 영화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안개 속 소녀> (The Girl in the Fo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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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무서워
글 : 양미르 에디터

크리스마스를 앞둔 이탈리아의 한 시골 마을에서 소녀가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마을에 증거 조작을 통해 죄 없는 사람을 폭탄 테러범으로 만들고 불명예를 쌓은 형사 '보겔'(토니 세르빌로)이 등장한다. '보겔'은 이전과 같은 증거 조작을 이용해 새롭게 마을로 이사 온 교수 '마티니'(아레시오 보니)를 용의 선상에 '강제로 올리려' 한다.

한편, '마티니'는 심적으로 혼란의 상황에 부닥치고, 그러한 그의 모습은 마치 <더 헌트>(2012년)에서 어린아이의 거짓말 때문에 '아동 성추행범'이 되어버린 '루카스'(매즈 미켈슨)를 떠올리게 한다.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터지는 것은 기본이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은 곱지 않으며, 심지어 부인과 딸도 떠나려 한다.

그런 과정에서 작품은 '살짝 숨겨진' 떡밥들을 차례차례 공개하며, 관객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고자 한다. 물론, 많은 스릴러 영화들을 관람한 관객들이라면, 어쩌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흐름대로 갈 수도 있겠다.

출처영화 <안개 속 소녀> 이하 사진 ⓒ 미디어 마그나

이 작품을 보면, 문득 한국의 현재 미디어 상황이 오버랩될 수 있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살인, 폭행 등 여러 사건의 기사를 보다 보면 특히 그러한데, 특종을 위한 보도 과열은 기본이며, '교차 검증'도 없이 대형 언론사의 기사를 짜깁기하며 선정적인 제목으로 보도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상이며, '한 쪽'으로 편향된 시선이나 자극을 유도하는 내용은 무조건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건의 흐름이 바뀌면, 당연히 기존 보도에 대한 '정정 보도'는 한 줄도 언급되지 않는다. 그저 기사의 클릭으로만 나오는 조회 수에만 신경 쓰기 때문이다.

경찰은 어떠한가? <살인의 추억>(2003년) 속 주먹구구식 '억지 자백 강요'를 연상케 하는 수사를 통해 '보겔'이 얻는 것은 자신의 '명예 회복'이었다. 그러한 명예 회복을 위해서 '보겔'은 '마티니'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범죄자로 둔갑시키려 한다.

게다가 자신과 친분이 있는(서로를 완전히 믿고 있지는 않다) 기자를 이용해, '거짓 정보'를 흘려 더뎌진 수사 진행을 만회하려 한다. 이러한 두 가지 흐름과 더불어, 관객은 '돈'이라는 물질적 욕심과 '오만함'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만들 수 있는가를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한편, <안개 속 소녀>는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던 <그레이트 뷰티>(2013년)에서 자신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자 한 '젭 감바르델라'를 연기한 토니 세르빌로의 감정 연기는 이번에도 탁월했으며, <레옹>(1994년)에서 킬러 연기를 완벽히 소화했던 장 르노 역시 짧지만 굵은 캐릭터 '플로레스'를 효과적으로 연기하며 관객의 머리를 끄덕이게 한다.

그리고 <안개 속 소녀>는 이탈리아 범죄학자 출신의 작가인 도나토 카라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는데, 당시 영화 시나리오를 구상하며 만든 장편 소설이 영화화된 것이다.

심지어 도나토 카라시는 이 작품의 연출까지 맡으며,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려 했다. 예를 들어, 미니어처로 만들어진 마을의 풍경이나, 안개가 자욱한 집에서 소녀가 밖으로 나가는 첫 장면, 무지개송어를 전시한 '플로레스'의 방 등 미장센을 활용한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책으로 읽는 소설과 영화 시나리오에는 한계가 있다. 관객이 한 번에 작품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의 차이다. 소설은 여유를 두고 읽을 수도 있으며, 한 번에 거침없이 몰아서 읽을 수도 있겠지만, 영화는 그런 여유를 느낄 수 없이 끝까지 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최근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속 조앤 K. 롤링 작가의 사례처럼, '응집력 있는 스토리'와는 떨어지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작품의 전반부는 생각만큼 관객을 몰입시키기에 부족함이 있다. 작품의 중심부와는 거리가 있는 다른 사건의 설명이 다소 늘어지며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부분이 있는데, 약 20분 정도의 러닝타임을 줄여 잘 각색이 됐더라면 <나를 찾아줘>(2014년) 만큼이나 거침없이 볼 수 있는 스릴러 영화가 됐을 것 같다.

혹여나 <완벽한 타인>처럼 이탈리아 작품을 원작으로 한 한국 리메이크 작품이 나온다면, 이 부분은 조정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2018/11/21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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