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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과 '공작'의 기대감? '출국'했다

[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출국> (Unfinished,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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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양미르 에디터

냉전의 후반부인 1986년은 마지막까지 양 진영의 첩보전이 이뤄지고 있었고, <출국>의 주 무대도 역시 양 진영이 경계를 이룬 베를린이었다. 베를린 유학 중인 경제학자 '오영민'(이범수)은 아내 '신은숙'(박주미)과 두 딸 '혜원'(이현정), '규원'(김보민)을 데리고, 북으로 가는 선택을 하게 되나, '오영민'은 이내 자신의 실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논문을 좋게 봤다는 이유로 납북 공작을 맡은 '김참사'(박혁권)에게 속아 넘어갔지만, 가고 보니 첩보원 훈련을 억지로 받은 '스파이'가 되고 만 것이었다.

베를린 교민들의 포섭 지령을 받고, 독일로 돌아오던 중 코펜하겐 공항에서 "도와주세요, 저는 북한 스파이입니다"라는 글을 적고 탈출을 시도하려 했으나, '오영민'과 '혜원'만 서독으로 가고 부인과 딸 '규원'은 북한 측이 가로챈다.

그런 상황에서 '오영민'은 서베를린과 동베를린을 넘나들며, 미국 CIA, 서독과 동독의 요원들, 한국 안기부, 북한 통일전선부 등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이들이 주변에 넘쳐나지만, 정작 그를 도와줄 실리는 없었다. 대표적인 대목이 달리 기법을 통해 '전화 부스' 주변에 있는 요원들과 고립된 '오영민'을 담은 시퀀스였다.

이처럼, <출국>은 가족을 구하기 위한 '영민'의 사투를 다룬 작품으로, 여기저기 기시감이 드는 대목을 사용했다. 베를린에서 일어난 미국과 소련의 스파이 교환을 다룬 실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작품 <스파이 브릿지>(2015년)의 촬영 무대인 폴란드에서 로케이션 작업을 진행하며, 개활지에서 양측의 인질을 교환하려는 시도도 비슷하게 등장한다.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를 정복한 차범근의 중계 음성이 들리는 등 당시 느낌을 주기 위한 노력도 펼쳤다.

또한, 관객들은 장소가 장소인지라 남북의 첩보전을 다룬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2012년)을 떠올리거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난 여름 개봉한 <공작>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작품이 방점을 찍은 것은 '부성애'였다.

경제학자 오길남 박사의 실제 경험담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을 차용해 만들어졌고, 혼자 탈출을 한 후 가족을 데리고 오기 위한 노력을 했던 실제 이야기 대신, <본> 시리즈나 <테이큰> 시리즈에서 볼법한 액션으로 무장한 '영민'이 직접 뛰어든다는 내용이 영화적으로 연출됐다.

문제는 이 영화는 과연 어떤 내용을 방점에 찍고 싶었냐이다. 앞서 언급한 <베를린>처럼 '개연성을 포기해도 어느 정도 용인이 가능한' 액션 영화처럼 보여주고 싶었지만, 그렇게 많은 분량의 액션을 소화하지도 못했다.

그렇다고 가족 구출 영화라고 하기엔, '영민'의 활약이 상당히 무섭다.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첩보 영화의 캐릭터와 다르게, 이 작품 속 '영민'은 '정보기관' 사람들에게 노출이 너무나 많이 된다.

그렇다고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정보기관'의 활약이 좋은 것도 아닌데, 사실상 '조직 폭력배'처럼 보이는 설정도 아리송했다.

그래도 직접 감독이 언급한 것처럼, 이념 문제보다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고뇌를 좀 더 접근했다고 생각한다면, 당연하게 분단의 아픔을 논할 수밖에 없지만, 남북 관계의 갈등을 다룬 다양한 생각을 보유한 작품을 접한 관객이라면 큰 감흥은 없을 수 있겠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상업영화에서 그 기대감이 '출국'해버린 셈.

여담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사실상 지옥을 경험시켜주겠다"는 북한 통일전선부 측이 가족 중 한 명을 '정치범 수용소'도 아닌 '관광업'에 종사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은, 이 작품이 전체적으로 보여준 생각과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보였다.

2018/11/18 메가박스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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