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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이 '1도 없던' 최악의 공포 영화

조회수 2018. 11. 12.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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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여곡성> (The Wrath,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출처: 영화 <여곡성> 이하 사진 ⓒ (주)스마일이엔티
포스터만 보면, 문득 2016년 개봉한 <곡성>을 염두에 둔 영화처럼 보이겠지만, <여곡성>은 1986년 나온 이혁수 감독의 <여곡성>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번 리메이크에도 '이경진 대감'(최홍일)이 지렁이 국수를 먹는 장면, '신씨 부인'(서영희)이 닭의 피를 마시는 장면이나 '옥분'(손나은)의 어깨에 새겨진 불교의 '만(卍)'자 표식이 그대로 등장했다.

32년 전에는 '한국 공포영화의 획'을 그을 영화이고, 이를 리메이크한다는 시도 자체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 할리우드에서도 <할로윈>을 40년 만에 완벽하게 리부트해 '평단의 찬사'를 받은 만큼, '명작 공포물'에 대한 리메이크 염원이 이뤄진 셈이다.

또한, 과거에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카메라 기법을 구사하면서, 원작보다 좀 더 빠른 호흡으로 연출을 해 10대와 20대 젊은 관객에게 작품을 어필하고 싶다는 속내가 잘 드러났다.
그러나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영하의 혹독한 날씨에 촬영에 임했음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여곡성>은 최근 등장한 공포 영화 중 예상된 '깜놀' 장면으로 인해 제일 무섭지도 않으며, 미스터리할 것 같지만 미스터리하지도 않은 구조로 관객을 실망케 했다. 기자가 '가장 핫한 불금' 시간대에서 관람할 때에도, 4명의 관객이 상영 중 퇴장하는 일이 발생할 정도였다.

소품 등을 비롯한 미장센의 문제도 아쉽다. '손수레'가 버젓이 등장하는 스틸 사진은 옥에 티라고 하더라도, 이 작품은 시대의 구분조차 명확하지 않다.

마치 '개량 한복'처럼 느껴지는 의상들은 이 시대가 감독의 의도대로 조선 시대인지, 아니면 지난해 개봉한 <부라더>처럼 제사 시기에 방문한 사람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앞서 언급한 조명과 촬영, 편집의 톤도 역시 '현대물'에 가까운 톤이다 보니, 더욱 작품에 몰입되기 어려워졌다.
배우들의 연기도 안타까웠다. 서영희의 연기는 너무나 감정이 몰입된 나머지 캐릭터와 조화를 이루기 쉽지 않았고, 손나은 역시 표정과는 별개로 대사 톤에서 캐릭터와 어울리지 않음을 보여줬다.

'해천비'를 연기한 이태리도 의식을 거행하며, '신씨 부인'과 격돌하는 순간에서 뭔지 모를 헛웃음을 내뱉게 했다. 그나마 '월아'를 맡은 박민지의 연기가 '짧지만' 가장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를 펼치며, 관객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잡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배우들의 연기를 안타깝게 만든 큰 원인이라면, '오리지널' 작품의 각색과 연출을 논해야 한다. 막장 요소가 가득한 아침 드라마처럼, 이 작품도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갈등'이 중심 요소로 작용한다.
그런 가운데 유영선 감독은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 기존 여성 캐릭터들을 좀 더 능동적 인물로 풀어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능동적 인물'을 중심으로 풀어내고 싶었다면, 해당 인물을 중심으로 작품을 구성했어야 하나, 구구절절 사연이 가득찬 <여곡성>은 혼란스럽게 전개를 이어간다.

그러다 보니 94분이라는 요근래 한국 상업영화에서는 보기 힘든 짧은 상영 시간이 나왔음에도, 캐릭터가 변화하는 과정보다는 과정이 없는 결과를 비롯해 후반부 공포 장면을 통해 모든 걸 끝내려는 상황이 지루해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중간에 변하는 과정'이 없는 캐릭터의 모습을 보여주니, 그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에 대한 비판도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순서였다. 이것은 꼭 '아이돌'이어서 당해야 할 문제는 더욱 아니다.

2018/11/09 CGV 용산아이파크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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