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 로맨스 '2018년 개정증보판'

조회수 2018. 7. 14.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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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미드나잇 선 (Midnight Su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멜로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다양하다. <로미오와 줄리엣>(1968년)처럼 "이 결혼 반댈세"라고 외칠 가족 문제일 수도, <타이타닉>(1997년)처럼 예상하지 않은 재난이 찾아올 수 있으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년)처럼 그 사랑의 방향이 어긋날 수도 있으며, <러브 스토리>(1970년)처럼 여자 주인공이 병에 걸린 경우도 있다.

다양한 케이스 중에서 <미드나잇 선>은 위에 언급한 네 번째 '경우의 수'인 여자 주인공의 희귀병으로 찾아온다.

이 영화에서 걸리는 여자 주인공의 병명은 '색소성건피증'(XP)이다. 햇볕을 쐬면 죽을 수도 있는 상황 설정을 심어 놓고, <미드나잇 선>은 대놓고 진부한 소재임을 인정하면서 출발한다.
<안녕, 헤이즐>(2014년), <미 비포 유>(2016년)가 그랬듯이 한 주인공이 병에 걸려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은 이미 어떤 방향으로 작품이 흘러간다는 암시이기 때문에,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평론가들의 먹잇감이 되기에 십상이다.

그래서 <미드나잇 선>은 이런 신파 로맨스의 '2018년 개정증보판'을 보는 느낌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포인트는 두 남녀가 아닌 아버지 '잭'(롭 리글)이었다. '잭'이 딸 '케이티'(벨라 손)의 남자친구 '찰리'(패트릭 슈왈제네거)를 대하는 태도는 앞서 언급한 <러브 스토리> 시대와는 상당히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희귀병(희소병이 바른 표현이라고 하나, '잭'이 의사에게 말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라 희귀병을 그대로 기재한다)에 걸렸다면, 자신을 낳은 가족에 대한 원망을 집어넣고도 남았을 텐데, 작품 속 '케이티'가 아버지에게 대하는 모습이 그렇지 않은 것 역시 훈훈함을 준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케이티'가 '찰리'를 위해 만들어준 노래가 라디오와 유튜브를 통해 전해지는 장면일 것이다. 누군가의 아픔을 추억하며, 그리고 그 아픔을 딛고 일어나길 바라는 사람의 이야기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 정도면 신파 로맨스도 극장에서 볼 가치가 충분하지 않겠는가?

관람 중에 앞 좌석 커플이 서로 애정을 나누는 것을 마치 '태양을 피하고 싶었지만, 볼 수밖에 없는 주인공'처럼 불가피하게 확인한 후, 그래도 더운 날 이런 로맨스 영화가 극장에서 잘 되는 이유를 찾은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18/07/10 CGV 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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