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보다 뛰어났다" 이언희 감독의 '영리한 이스터에그'

조회수 2018. 6. 18. 12: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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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탐정: 리턴즈 (The Accidental Detective 2: In Action, 2018)
글 : 양미르 에디터
영화계에 "1편보다 나은 2편은 없다"는 정설이 있다. 그러나 <터미네이터 2>(1991년), <스파이더맨 2>(2004년)처럼 같은 감독이 연출하면서 더 뛰어난 2편이 나올 때도 있으며, <스타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1980년),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2014년)처럼 감독이 바뀌면서 완성도 있는 작품이 나올 때도 있다. <탐정: 리턴즈>는 후자에 속한다.

1편의 후광을 업은 한국 코미디의 속편들(<위험한 상견례 2>(2015년), <엽기적인 그녀 2>(2016년) 등)이 좋은 평을 받지 못한 사례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다행히 <탐정: 리턴즈>는 이런 불안감을 털어낼 수 있는 요소가 있었다. 바로 '한국에 별로 볼 수 없었던' 두 여성의 삶을 다룬 <미씽: 사라진 여자>(2016년)의 메가폰을 잡았던 이언희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이었다.
<탐정 : 더 비기닝>(2015년)에서 단점으로 지적됐던 '웃고 지나가기엔 꽤 잔인한 범죄 장면'들을 최대한 걸러냈으며, 캐릭터들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면서 동시에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을 증대했다.

새롭게 등장하는 '여치'를 연기한 이광수의 코미디 연기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그것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데, 객석의 데시벨이 가장 높이 올라가는 순간도 그의 코믹한 클라이막스 장면이었다. 심각한 장면임에도 확실하게 무장해제를 하고 웃을 수 있다는 것은 1편과 크게 달라진 점이다.

또한, <청년경찰>(2017년)처럼 경찰의 무능한 면을 강조하지 않은 수사 코미디라는 점도 인상적이다. 물론, 국내법상 인정되지 않는 '탐정' 주인공들이 사건에 대한 정보를 받는 곳이 경찰서라는 점도 있겠지만, 중심을 잡아주는 '권팀장'(김동욱)의 활약 덕분에 '무능함' 대신 '책임질 수 있는' 경찰의 이미지를 보여준 것도 좋았다.
한편, 이 영화엔 결정적으로 이언희 감독의 숨은 이스터에그가 포함됐다. 영화에 내포된 주제 중 하나기도 한데, 말미에 나오는 'YTN 뉴스' 하단 자막엔 '맞벌이 부모의 영유아 보육이 힘들어졌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독박 육아'가 아닌, 부모가 모두 육아를 할 수 있는 사회적 인식, 제도적 변화가 필요한 것은 이미 <미씽: 사라진 여자>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전편에도 '개그 포인트'로 등장했었다. 하지만 작품의 주요 뼈대에 이런 요소를 넣지 않고, 이스터에그로 표현했다는 점은 영리한 선택이었다.

2018/06/13 메가박스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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