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디가 '스타트렉'을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조회수 2018. 6. 5.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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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스탠바이, 웬디 (Please Stand By, 2017)
글 : 양미르 에디터
'웬디'(다코타 패닝)는 자폐증을 가지며, 재활 센터에서 생활하는 인물이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웬디'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스타트렉> TV 시리즈를 보며,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쓰는 일이었다. 그리고 파라마운트 영화사가 시나리오 공모전을 열자, '웬디'는 직접 시나리오를 제출하러 센터를 탈출한 후 LA 여정에 나선다.

작품의 '스탠바이'는 '가만히 있다'라는 의미도 있고, 방송 용어로는 방송을 시작할 테니 준비를 하라는 뜻도 있다. '웬디'는 지금까지 "가만히 있어라", "일정 위치 밖으로 나가지 말라" 등 어떤 통제를 통해 움직였던 인물이었다.

그런 '웬디'가 시나리오를 들고 직접 뛰쳐나가게 된 것은 의미가 깊다. 작품 속 '스팍'의 대사인 "논리적인 결론은 단 하나, 전진뿐입니다"라는 말은 '웬디'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왜 이 작품은 <스타트렉>을 소재로 했을까? <스타트렉>의 원작자인 진 로든버리는 시리즈의 다양성을 추구했고, 미래를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 즉, 사회적 편견이 없는 관용을 수용하고자 노력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스팍'이 반은 인간이며, 반은 '벌칸족'으로 등장하는 것처럼, '웬디' 역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는 평범한 일반인처럼 보이지만, 일부 사람들이 '웬디'를 보는 시선은 그렇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등장하는 '클링온어'는 마냥 작품의 웃음 포인트로 볼 수 없게 해준다. 또한, '웬디'가 잃어버린 '아이팟' 목걸이가 다양성을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구성됐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여기에 '배우개그'로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 있는데, '웬디'의 언니, '오드리'를 연기한 앨리스 이브는 <스타트렉 다크니스>(2013년)에서 '캐롤 마커스' 박사를 맡기도 했다. 하기야 이런 600여 km의 '웬디'의 여정 자체가 <스타트렉>의 상징인 '탐험'과 일맥상통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세상에 살아가는 모든 '웬디'에게 장수와 번영이 깃들길 바란다.

2018/06/03 CGV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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