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스포츠 영화 & 가족 영화의 공식만 외웠다

조회수 2018. 4. 29. 12: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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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자의 영화영수증] 챔피언 (Champion, 2018)
글 : 양기자
입양아, 싱글맘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진정한 가족'은 무엇인가라는 큰 틀과 더불어, <챔피언>은 팔씨름이라는 '익숙하지만 낯선' 스포츠 종목을 소재로 엮어,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는 관객에게 신선함을 주고자 했다.

아마추어로 팔씨름을 경험한 바 있으며, 약 30년 전에 나온 실베스터 스탤론의 팔씨름 가족영화 <오버 더 톱>을 보고 감명받은 마동석에게, 이보다 딱 어울리는 영화는 없었다.

<오버 더 톱>의 플롯은 부자지간의 정을 쌓아가며, 주인공이 챔피언에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크게 레퍼런스를 할 수 있는 영화도 없었고, 아시아 최초로 팔씨름 영화를 만든 만큼, '어떻게 이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은 영화 곳곳에 숨어 있었다.
다양한 앵글로 팔씨름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으며, 실제 국가대표 및 프로 선수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장면은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영화 자체로는 스포츠 영화와 가족 영화 사이의 공식을 충실히 따라간다. 10년~20년 전에 나온 비슷한 영화들의 장점이나 주요 포인트를 영민하게 버무렸다. 마동석이라는 배우를 소모하는 방식에서도, <챔피언>은 안타까움이 많은 작품이다.

미국으로 입양을 간 한국인 선수가 고향에 돌아왔다는 일부 내용은 이미 <국가대표>에서 하정우 배우가 소화한 바 있다. 물론, 미국 국적인 마동석은 자신의 경험과 정서를 고스란히 녹여냈다. 클럽과 쇼핑몰에서 경비원을 하는 역할 등은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영어 연기 장면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소화하기도 한다.
그러나 작품에서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은 대부분 마동석 배우의 원맨쇼 리액션으로 구성됐다. 문이나 손잡이를 뜯어내거나, 여성에게 해를 가하려는 남성들 앞에서 등장해 제스쳐로만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 먹고 남은 다량의 빈 그릇 흔적, '마요미' 표정으로 웃음을 주는 대목 등은 최근 마동석 작품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는데, 관객에 따라 이 웃음이 이제는 진부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연 캐릭터들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에이전트 '진기'(권율), 싱글맘 '수진'(한예리), 평면적 악역 '유창수'(양현민) 등 조연들은 '마크'(마동석)를 더 돋보이는 역할로만 사용됐다.

'진기'가 스포츠 에이전트를 하면서 왜 불법 스포츠 도박에 연루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사연은 '금전적 문제' 때문이라고 하지만, 관객에게 와닿을지는 미지수다. 아역 배우들의 활약 역시 가족 영화의 감초 소재로 등장해, 관객의 긴장을 풀어주는 포인트가 됐다.

2018/04/26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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