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간 연애, 폴리아모리 연애를 하는 사람들의 구구절절 스토리

조회수 2020. 4. 2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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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폴리아모리' 즉, 다자간 연애를 하는 이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폴리아모리는 다자간 사랑을 뜻한다. 폴리(poly)는 그리스어로 ‘많은’이라는 뜻의 단어이며, 아모리는 라틴어 아모르(amor)의 변형 형태다. 즉, 동시다발적 연애라고 할 수 있다. 폴리아모리를 단순히 ‘그런 사람이 있다더라.’로 치부되기 어려운 점은 최근,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시청률 18.8%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실제 현 상황에서 극히 드물지만, 폴리아모리적 연애를 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것. 일부일처제인 국내에선 단연코 질타 받기 쉬운 연애 종류지만, 일단 파헤쳐 보자. 이들은 도대체 ‘왜’ 여러 명을 만나는 건지. 그리고 그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매번 연애할 때마다 그런 건 아니었겠죠? 지난 남자친구가 폴리아모리였던 것 같아요. 일단 저랑은 한 달 남짓 만나고 있을 때, 아, 물론 썸 단계는 지났고 정식으로 만나고 있을 때였어요. 무튼 그때 100일 가까이 만난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요. 그때 너무 충격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웃기네요. 그 당시 다른 여자친구를 정리하라고 강력히 말했죠. 문제는 알겠다고 하면서 정리하려는 마음이 없어 보였다는 것. 저랑은 가까운 동네에서 연애를 하면서 주말에는 그녀를 만나러 지방에 가더라고요. 결국 울고불고를 반복하며, 헤어지지 않으면 내가 관두겠다고 했죠. 제발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고! 그 여자친구를 정리하고 얼마 안 있다 저도 헤어졌어요. 그만큼의 열정을 쏟기 아까운 남자니까요. 요즘 들어 그 친구가 종종 생각나는 이유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 때문이에요. 극중 이태오의 말투, 표정, 눈빛에서 폴리아모리적 연애 성향을 느낄 수 있어요.” 

-20대 김진아(가명) 여 

  

  

“폴리아모리?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엄청 진지한 것 같은데요. 저는 보통 연애를 시작하기에 앞서 다가오는 남자들 혹은 관계가 진전될 조짐이 보이면 신중해져요. 그만큼 애인이 없는 공백기가 길어서일 수도 있겠네요. 현 남친도 실은 두 명 중 하나였어요. 죄를 짓는다? 까지는 아니지만, 때때로 친구들이 ‘너 남자친구 잘 지내?’라며 물어보면 민망해져요. 둘 중 누구? 사실 전에 만났던 친구가 꽤 오랜 기간 만났던 애예요. 거의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죠. 그 친구가 유학을 가면서 굉장히 외로워졌어요. 단순히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사랑을 느끼고 싶어서 다른 사람을 소개받았죠. 그러다 그 친구가 방학을 맞아 한국에 왔는데, 설레지도 않고 기쁘지도 않은 거예요. 귀찮음에 더 가까웠어요. 그런데 또 너무 오래 만났으니 쉽게 정리가 안 되고. 결국 둘 다 만났죠. 그 이후론 솔로 기간이 길어지고, 제 짝이 안 찾아오더라고요. 그러다 이번 남자친구를 만나게 됐는데, 하필이면 다른 사람도 절 좋아했어요. 시간차를 두고 연이 닿으면 좋았을 텐데 어쩔 수 없죠. 한 명은 저를 극진히 대접하고, 한 명은 귀여운 스타일이었어요! 한 명을 정리하면 되는데, 그게 또 맘처럼 쉽지가 않았죠. 

-30대 최새롬(가명) 여 

“오랜 기간 취준 생활을 했어요. 그 긴 시간 동안 제가 면접 갈 땐 도시락 싸주고, 밤에는 편의점에서 맥주 마시면서 데이트하고. 매일 같이 평범하고, 소소하고, 행복한 연애를 했죠. 그 친구는 늘 저를 왕자님 모시듯 대했어요. 힘들 때 어깨에 기댈 수 있는 든든하고 그런. 제 키가 그녀보다 20cm는 더 큰데 말이죠. 그러다 취직을 해서 상경을 하게 됐어요. 처음 출근을 하고 ‘어버버’하고 있는데, 엄청 멋진 오피스 룩을 입은 여성 분이 다가와서 인사를 하더라고요. 제가 속한 팀의 주임이고 제 사수래요. 군대 때나 있던 사수가 이렇게 멋질 줄이야. 그분에게 많이 배웠고, 존경심도 생겼어요. 실수를 해도 따끔하게 혼내고, 나가서 커피 사주는 식으로. 그러다 여자친구의 존재를 잊게 될 정도로 회사 일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했죠. 맡은 일이 잘 안 풀릴 땐 선배와 퇴근 후 술자리에서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둘만의 술자리가 잦아지며, 선을 넘게 되었죠. 역사적인 그날, 둘 다 만취했어요.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날 눈이 맞아버렸죠. 성적인 관계까지 진전되니 더 이상 멈추기가 어려웠어요. 여자친구는 이 사실을 알게 됐고, 헤어짐을 요구했어요. 저는 너를 사랑하는 만큼 상처 주고 싶진 않지만, 나의 삶도 소중하다. 그리고 소홀하게 느껴지지 않게 노력하겠다고 말했어요. 예전처럼 똑같이 잘 하겠다고 했는데, 그 친구는 아예 이해하지 못하더라고요. 저도 이런 일이 이전엔 없었으니 좀 혼란스러웠어요. 그 친구가 떠나가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지요. 괜히 그전에 잘해주던 게 생각나고. 지금 잘 하고 있는 게 맞나? 같은 고민도 들고요. 그런데 개 버릇 남 못 준다고, 여자 상사와의 관계를 유지한 채 또 다른 여자친구를 만나고 있는 저를 발견했죠. 그런데도 이질감이 없었고, 오히려 매일 새롭고 더 좋아요. 상사도 이해하고, 너무 자유롭고요. 문득 ‘결혼은 어떻게 하나’라는 고민이 밀려오기는 하지만 지금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20대 이정우(가명) 남 

  

  

“연애의 참견을 재미있게 봤는데 저랑 약간 비슷한 것 같아요. 좋게 말하면 폴리아모리고, 나쁘게 말하면 바람둥이라는데 글쎄요. 저 같은 사람이 꽤 많을 것 같네요. 세 살 어린 여자친구와 결혼을 했어요. 그녀는 모든 게 다 좋았어요. 성격, 취향이 비슷했고 집안도 잘 맞았고요. 나쁠 게 없었죠. 여자친구가 엘리트 집안에 착하고, 커리어 우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거든요. 이 친구가 처음 만날 땐 공부 중이었어요. 외국에서 고등학교까지 나왔고,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한 그녀는 공부에 열의를 보였어요. 그래서 그녀와 데이트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밥 먹고, 차 마시고, 영화 보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데이트하고 싶어도 시간적 여유가 없었으니까요. 상대적으로 저는 시간이 흘러넘쳤죠. 그래서 중간중간 다른 여자들을 몰래 만났어요(바람둥이 맞는 것 같네요). 다만, 환승 이별 준비 중? 혹은 다른 여자가 더 마음에 들어서가 아니었어요. 결혼한 이 사람이 제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었으니까요. 중간에 만났던 건…. 사랑이긴 했는데, 모르겠어요. 어린 날의 일탈이었나? 다른 여자친구들과는 시간만 맞으면 매일 만날 수 있었어요. 적당한 시기에는 동남아 같은 데로 짧은 여행도 다녀오고. 그렇게 세 명을 동시에 만나고 있을 때, 지금 아내는 그 사실을 몰랐고, 나머지 두 여자친구 중 한 명이 알게 됐어요. 두 명을 만나고 있었냐고. 세 명이었지만, 결국 그녀에겐 보기 좋게 차였죠. 다른 한 명은 평범하게 연애하다 헤어졌고요. 또 그런 운명적인 기회가 온다면?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니다. 못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연애의 참견이 아예 없는 일은 아니라는 거죠.” 

-30대 정태현(가명)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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