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도시락으로 일주일 만에 -3Kg 감량 가능?
MSG 1도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다이어트 도시락 다이어리. 이건 예능이 아니라 다큐다. #인생은장비빨
정신 차리고 보니 4월, 옷이 얇아지는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재택근무로 인해 갑자기 식욕이 폭발한 제리와 곧 결혼을 앞둔 예신(예비 신부) 응디는 심각성을 깨달았다. 잦은 야근으로 운동할 시간은 없고 잘 움직이지도 않는 ‘노답’ 직장인 두 명의 리얼한 여름맞이 다이어트 프로젝트! 그 첫 번째 이야기는 ‘다이어트는 식단 조절이 90%’라는 말을 1주일 동안 직접 경험해보기로 했다. 다이어트 식단 짜기는 귀찮고, 뭘 먹고 감량해야 할지 몰라 SNS에서 핫한 다이어트 도시락을 주문했다. 바쁜 직장인을 위한 안성 맞춤 플랜인 것. 숨쉬기, 걷기가 운동의 전부인 제리와 예신이 오로지 ‘다이어트 도시락’으로 도전하는 심플한 다이어트.
제리: 주 1회 아니 그 이상 술을 즐긴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과감하게 1주일 금주에 들어갔다. 순식간에 늘어난 위를 줄이는 게 가장 큰 목표. 짧은 기간 동안 불어난 살만 제발 원래대로 돌아오게 해주세요.
예신 응디: 태어날때부터 육식을 좋아했다. 하지만 결혼을 앞둔 지금, 고기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 겉잡을 수 없이 몸이 늘어날 것 같았다. 어느 각도에서나 굴욕 없는 웨딩드레스 핏을 만들고 싶다. 1주일 만에 -5kg 감량이 목표. 무조건 살찌기 전 모습으로 돌아와야 한다. 반드시.
다이어트 도시락은 ‘슬림 쿡’ 간헐적 단식 A(라이스 + 샌드위치) 프로그램을 선택했다. 집 문 앞에 매일 당일 배송을 해줘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1일 2끼를 제공하는 다이어트 도시락은 총 600 – 700kcal의 저염분 식단이라 칼로리 계산 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총 6일분의 도시락이 배달되었다.
(브랜드에 협찬을 받지 않고 직접 구매해 작성한 기사임을 밝힙니다.)
* 다이어트 기간은 3월 23일 (월) – 3월 29일 (일) 1주일간 진행되었습니다.
Day - 1
평소 아침을 챙겨 먹지 않는다. 하지만 다이어트 도시락을 먹으면 금방 배고플 거라는 생각에 삶은 달걀 2개를 먹었다.
점심: 병아리콩 꿀꿀 짜장 + 마테차 3포
전자레인지에 1분 30초. 평소 건강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안성 맞춤. 하지만 당근이 서걱거렸다. 도시락을 다 먹은 직후에는 배가 제법 든든하게 불러서 만족했다. 순조롭게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크림치즈 프레즐, 삶은 달걀 2개
크림치즈 프레즐만 발견한 순간, 저녁이 아니라 간식이 배달된 줄 알았다. 맛은 시중에 파는 프레즐처럼 맛있었지만, 양이 너무 적어 삶은 달걀 2개를 추가로 먹었다. 식단으로 다이어트를 도전했지만 무조건 배고픔을 느끼면 당장이라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 같아서 건강한 음식을 보충해서 먹기로 결심했다.
여기서 TMI 첫 날엔 잠들기 직전까지 배고파서 다이어트 도시락 챌린지를 후회했다.
점심: 포크갈비소스 야채 비빔밥 + 마테차
기대했던 첫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다이어트 도시락은 맛없다는 인식이 강해서 솔직히 두려웠다. 처음 한 입을 먹은 순간 걱정은 눈 녹듯이 사라졌다. 양이 적었지만 맛은 훌륭했다.
저녁: 옥수수 콘 에그 샌드위치
일단 야채를 싫어한다. 타고난 육식주의자인 터라 샌드위치 먹는 게 힘들었다. 너무나 건강한 맛과 싱싱한 양배추의 식감이 괴로웠다. 분명 옥수수와 치즈가 들어있다고 했는데 그 어떤 맛도 느낄 수 없었다.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비추.
Day - 2
점심: 참치 어니언 샌드위치 / 간식: 토마토
아삭아삭한 식감과 건강한 맛이 기분 좋았다. 아침을 못 챙겨 먹어 예민했었는데, 든든하고 속이 꽉 찬 샌드위치가 우울한 기분을 사르르 녹여주었다. 그러나 2-3시간 후 입이 심심해 토마토를 간식으로 챙겨 먹었다.
저녁: 소불고기 볶음밥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당근의 식감이 가장 별로였다. 평소에도 익힌 당근을 좋아하지 않아 결국 다 빼고 먹었다. 고기가 든든했는지 전 날보단 큰 배고픔을 느끼지 않았다.
점심: 게살 볶음밥
게살이 짭조름 했다. 저염식 도시락이라 아무 맛도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간이 적당해 밥 한 톨도 남기지 않았다.
저녁: 하와이안 치킨 샌드위치 + 마테차 1포
역시 샌드위치에 들어간 양배추가 공격적으로 나를 반겼다. 파인애플이 들어가 있어 상큼하게 먹기 좋았다. 샌드위치는 개인적으로 포만감이 높은 편.
Day - 3
점심: 포크갈비소스 야채 비빔밥(병아리콩) + 삶은 달걀 1
싱싱한 야채샐러드와 곁들여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까지는 위가 줄어들지 않아 삶은 달걀을 함께 먹었다. 그렇다고 포만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뇌에서 아직 적은 양의 식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저녁: 옥수수 콘 에그 샌드위치 + 킹크랩
샌드위치 먹는 시간을 가장 기다린다. 양배추가 가득한 샌드위치를 입안 가득 베어 물면 무언가 먹고 싶다는 욕구가 사라졌다. 그리고 밥이 들어간 도시락에 비해 포만감도 훨씬 오래갔다.
점심: 버섯간장양념 렌틸콩 비빔밥
3일차에 가장 입에 맞는 도시락을 먹었다. 버섯 식감도 좋았고 간장 양념이 짭조름해 식욕을 돋워주었다. 하지만 단 6번의 숟가락질로 도시락은 끝이 났다. 역시 적게 먹어야 살이 빠지나 보다.
저녁: 블루베리 베이글 & 리코타치즈
바빠서 자리에서 때웠다. 쫀쫀한 베이글의 식감은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아몬드를 안 먹는 탓에 리코타 치즈에 들어간 아몬드를 먹기 힘들었다. 가리는 음식이 많다면 도시락을 구입하기 전 식단을 꼼꼼히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
Day - 4
다이어트한다고 선언했더니 어머니께서 두부로 만든 유부초밥을 만들어 주셨다.
점심: 토마토 수프, 오렌지 샐러드, 머쉬룸 크루아상 샌드위치
점심 미팅이 있어 다이어트 도시락을 챙겨 먹지 못했다. 침착함을 잃지 않고 다이어트에 도움 될 만한 메뉴를 선택해 한 요리 당 1/4 정도를 먹었다. 역시 자극적인 음식은 짜릿했다.
저녁: 하와이안 치킨 샌드위치
평소 파인애플을 좋아해 부담 없이 맛있게 먹었다. 닭 가슴살이 들어있어 든든했다. 이 샌드위치라면 질리지 않고 1주일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점심: 갈비탕
심심한 음식만 먹으니 도저히 힘이 솟아나질 않았다. 먹던 식단을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선물을 주었다. 갈비탕 진짜 JMT.
저녁: 치킨
치킨 is 뭔들. 무슨 말이 필요할까. 다시 불어날 살이 걱정됐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정신 차리고 보니 치킨이 사라져 사진을 찍지 못했다.
Day - 5
크루아상에 슬라이스 치즈를 얹어 먹었더니 어떤 자극적인 음식도 부럽지 않았다. 놀라운 점은 아침에 몸무게를 측정해보니 무려 3kg이나 빠져있었다.
점심: 게살 볶음밥 + 킹크랩 + 삶은 달걀 1
어제 미팅으로 먹지 못했던 볶음밥을 먹었다. 당일 배송이라 신선하지만 동시에 유통기한이 짧아 걱정됐다. 다행히 상하지 않아 맛있게 먹었다. 싱겁기보단 적당한 간이 되어있어 일반 식을 먹는 것 같았다.
저녁: 버섯 간장 양념 렌틸콩 비빔밥 + 마테차 2포 + 엽기 떡볶이 + 스크류 바
야근을 하고 친구 집에서 다이어트 도시락을 열었다. 하지만 떡볶이의 유혹을 이길 수 없었다.
점심: 닭 가슴살 크림 파스타, 수제 크루아상
어제 먹은 갈비탕과 치킨의 후유증으로 위가 늘어났다. 그래서 크루아상도 함께 먹었다. 파스타라서 한 번 놀라고 생각보다 많이 싱겁고 건강한 맛이라 두 번 놀랐다.
저녁: 부채살 샐러드, 버섯 샐러드
저녁인 크루아상을 점심에 먹어버려서 샐러드를 주문했다.
Day - 6
아침: X (떡볶이 폭식으로 양심상 아침을 안 먹었다)
점심: 블루베리 베이글 & 리코타치즈 1/2 + 방울토마토 + 닭 가슴살
아몬드가 잔뜩 들어간 리코타치즈와 블루베리 베이글의 궁합은 100점. 어머니와 반 나누어 먹었다. 구운 닭 가슴살 덕분인지 배부르게 먹었다.
저녁: X (속이 좋지 않아 저녁을 건너 뜀)
점심: 닭 가슴살 커리 브로콜리 볶음밥
국물 없는 커리는 처음 먹어본다. 6일차에 접어들다 보니 심심한 간에 적응 했는지 맛있게 먹었다.
저녁: 마일드 도넛 & 블랙커피
빵 최고. 양이 너무 적어 놀랐지만 달달하고 자극적인 맛이 너무 좋았다.
Day - 7
점심: 닭 가슴살 크림 파스타(렌틸콩) + 두부 계란 조김 + 닭 가슴살
대망의 마지막 도시락. 닭 가슴살 크림 파스타 메뉴라서 포장지를 뜯을 때 설레었다. 하지만 크림맛은 단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고 묽은 소스는 먹기 힘들었다. 가장 실망이 큰 메뉴였다. 결국 다 남기고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요리로 배를 채웠다.
저녁: 양배추 사과 샐러드 & 올리브오일 + 닭 가슴살 + 소고기 등심
건강한 음식을 챙겨 먹기 위해 장을 봐서 저녁을 해먹었다.
점심: 마파두부 비프 덮밥 + 소시지
소시지를 곁들여 먹으니 천국에 다녀온 느낌이다. 고춧가루가 들어가 있어 매콤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전혀 맵지 않아서 아쉬웠다. 맛은 전반적으로 좋았다.
저녁: 사과 야채 샌드위치
드디어 마지막 날 어마 무시한 야채에 적응했다. 사과랑 섞여있어 아삭아삭 맛있게 먹었다.
제리: -3kg (떡볶이를 먹지 않았다면 4kg까지 감량 가능했을 것 같다. 아주 만족한다.)
예신 응디: -1kg (치킨과 갈비탕 때문일까. 몸이 가벼워서 많이 빠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슬프다.)
제리: 우선 1주일 다이어트를 위해 모든 술 약속을 뒤로 밀었다.(그래서 체험기가 끝나고 누구보다 빠르게 요요가 왔다) 다이어트 도시락을 먹는다고 해서 살이 빠질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심지어 허기진 상태가 싫어 아침을 챙겨 먹고 정해진 식단보다 음식을 더 먹었는데 몸무게가 빠져있어 체중계에 올라가는 일이 즐거웠다. 간편하게 하루 먹을 양이 배송 와서 좋았고,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다. 냉동 도시락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환경호르몬을 걱정할 필요도 전혀 없었다. 도시락만 규칙적으로 먹었을 뿐인데 스스로 관리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 중인 요즘 다이어트를 하기에 적당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모든 약속이 기약 없이 밀렸기 때문) 다이어트 도시락과 함께 한다면 5kg은 거뜬히 감량 가능할 것 같다. 나도 살을 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예신 응디: 아침마다 신선한 도시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하지만 냉장 봉투가 매번 찢어진 채 배달되어 속상했다. 늘 상했는지를 체크해야 했으니까. 6일 치의 다이어트 도시락 양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맛도 기대 이상. 하지만 왜 몸무게는 1kg만 빠졌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심란했다. 위는 분명 줄어들었는데 살은 빠지지 않았다. 짧은 기간이지만 아침 일어날 때 몸이 붓지 않고 가볍게 일어날 수 있었다. 굳이 단점을 뽑자면, 항상 허기진 상태로 있다보니 조금 예민해진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