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후지필름 인스탁스 스퀘어 SQ20 리뷰

후지필름이 바라보는 즉석카메라의 미래는?
얼리어답터 작성일자2019.01.10. | 1,329 읽음

찍자마자 사진을 바로 볼 수 있는 즉석카메라는 참신한 기술이었던 시절을 지나 이제 아닐로그를 그리는 추억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수익성이 나지 않아 필름사업을 접었다가도 팬의 열정에 힘입어 다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는 걸 보면 즉석카메라가 (적어도 일부의 사람에게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짐작할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나 즉석카메라 시장에는 또 다른 흐름이 생긴 모양새다. 이제는 즉석카메라 시장에서 ‘대세’라고 부를 만한 후지필름의 새로운 카메라. 인스탁스 스퀘어 SQ20(Instax Square SQ20)을 보면 그 흐름의 하나를 짐작해볼 수 있겠다.

찍고,

인스탁스 스퀘어 SQ20(이하 SQ20) 안에 들어가는 필름은 후지필름에서 만든 ‘인스탁스 스퀘어 필름’이 들어간다. SQ라는 이름이 스퀘어를 뜻하듯 전체적인 모양은 곡선이 살아있는 정사각형이다. 덕분에 대칭디자인을 구현했는데, 어느 손으로 잡아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양쪽 모두에 셔터 버튼을 달아놓은 점은 인상 깊다. 물론, 설정에서 이 버튼의 기능을 달리 설정할 수도 있다.


CR2 배터리가 아닌 자체 충전방식을 지원한다. 일장일단이 있겠으나 범용성 측면에서 충전방식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충전을 마친 후에는 마이크로SD 카드를 안에 넣을 수 있다. 갑자기 웬 마이크로SD카드인가 싶을 텐데, SQ20은 하이브리드를 표방하는 카메라로 사진을 디지털데이터 형태로 저장한다. 이렇게 저장한 사진을 골라서 필름으로 인화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여태까지 이런 형태의 제품이 없던 것은 아니다. 당장 후지필름은 자체 필름 카트리지를 넣어 디지털 사진을 인화하는 솔루션을 선보이기도 했고, 타사에서는 포켓포토 같은 제품을 선보였다. 디지털로 촬영 후 이를 인화하는 제품도 처음은 아니나, 징크(Zink)로 대표되는 열을 이용한 인화 방식을 쓰지 않았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인화된 사진의 질이 월등히 다르기 때문이다.


SQ20은 여기서 한술 더 떠 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짧은 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 이렇게 촬영한 영상은 소셜미디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인화도 할 수 있다. 영상을 프레임별로 잘라 베스트컷을 고른 후 이를 인화할 수 있도록 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되는 데이터의 헤게모니가 영상으로 이어지는 요즘. 시의적절한 움직임이다.

다만, 품질을 논할 때는 조금 조심스러워지는데, 내부 이미지 센서가 자랑할 정도로 크지도 않고, 렌즈의 성능이 발군인 것도 아니다. 여타 인스탁스 카메라처럼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는 많이 신중해져야 하며, 계조도 상당히 좁은 편이다. 편의성이나 기능에선 디지털을 지향하나, 사진 자체에선 아날로그를 지향한다. 무엇이 옳다 그르다고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후지필름이 바라보는 방향이 이런 것일 뿐.

슬라이드 버튼으로 전원을 켜면(끔-영상-사진) 디스플레이를 통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아래 버튼은 단순하지만 직관적이다. 사진을 찍을 때 비네팅을 미리 넣을 수도 있고, 밝기를 조절할 수도 있으며, 12가지의 필터를 미리 넣을 수도 있다. 다만, 어떤 조합이 괜찮을지 전전긍긍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렌즈를 돌리면 디지털 줌도 된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줌은 편의성에서 바라보자. 전체적인 사진 품질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적당한 구도를 잡았다면 이제 양쪽에 있는 셔터를 살짝 눌러 반셔터로 초점을 잡고, 깊게 눌러 사진을 찍자.

찰칵.

수정하고

이렇게 찍은 사진은 별도의 메뉴에서 볼 수 있다. 사진 확인 메뉴의 UI는 전통적인 카메라 방식과는 좀 다른 편. 슬라이드 휠이 있지만, 사진을 넘기는 게 아니라 확대, 축소로 빠져서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계속 실수하는 부분이다.


SQ20의 장점을 하나 더 꼽자면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수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본 필터, 밝기, 비네팅을 손댈 수 있다. 그래서 사진을 찍을 때 어떤 조합을 맞출지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우선 구도에 맞춰 예쁘게 사진을 찍고, 그다음 필터든 밝기든 수정하면 되니까.


필터는 12가지가 있으나, 전체적인 만족도는 일부 필터에 국한되는 점은 살짝 아쉽다. LCD로 본 이미지가 얼마나 사진에 적용될지 감이 오지 않기에 필터를 섣불리 쓰기 어려운 점도 한몫한다. 결국, 돌이켜보니 사진을 찍는 내내 거의 필터를 쓰지 않았다.

비네팅은 하얗게, 혹은 검게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로 1/3스탑씩 설정할 수 있으며, 이는 밝기도 마찬가지. 기기의 특성상 계조가 넓은 편은 아니라 한 스탑쯤 어둡게 찍었다. 그편이 좀 더 아날로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

이 데이터는 모두 마이크로SD 카드에 저장되므로 나중에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정방형 촬영이니 그대로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도 좋다.

인화하고

마음에 드는 사진이 나왔다면 인화지에 옮길 차례. 적당한 프레임을 골라 인쇄 버튼을 누르자. 이미지를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OK 버튼을 누르면 최종적으로 사진이 인화돼 나온다. 주의해야 할 점은 현재 디스플레이에서 보이는 부분이 그대로 인화된다는 점이다. 이미지 일부를 확대해서 보다가 인화를 누르면 확대된 부분만 인화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이미지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은 꽤 멋진데, 화면을 그대로 떠서 밀어 올리는 연출을 표현했다. 디지털로 만든 아날로그의 맛이라고 해야 할까? 이렇게 인화된 사진은 잠시 말려주면 어느새 예쁘게 인화된다. 이 방식의 장점은 하나의 사진을 여러 장 인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즉석카메라의 희소성은 한 번 찍은 사진은 단 한 장의 사진만 남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러나 SQ20은 원하는 사진을 인화하는 방식으로 이 희소성을 빗겨나갔다. 세상에 단 한 장밖에 없는 사진은 없지만, 대신 추억을 나누는 사진을 인화할 수 있게 됐다. 모두가 다른 기억, 하지만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사진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 희소성이 사라졌다는 걸 그저 나쁘게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약간의 팁을 더하면 인터넷에 있는 이미지도 SQ20을 통해 인화할 수 있다. SQ20에 들어간 마이크로SD 카드를 열면 [DSCF0000.CSV]와 [DSCF0000.JPG]와 같은 파일을 찾을 수 있다. 파일 이름은 순서대로 올라가고, CSV파일에는 사진을 찍을 때 초기 설정값이 저장된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인터넷에 있는 이미지를 정방형(1:1, 1920x1920px)으로 잘라 넣은 후 CSV 파일 하나와 쌍을 이뤄 마이크로SD 카드에 집어넣으면 된다.

이렇게 들어간 이미지는 SQ20에서 사진 편집도 할 수 있고, 인화지에 인화할 수도 있다. 고화질 연예인 이미지를 인화했더니 소장해야 할 것 같은 사진이 나왔다. 인화된 이미지의 품질은 불만이 없지만, 사소한 불만을 하나만 더하자면 SQ20의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의 품질이 인화지에 인화된 이미지를 제대로 표현해주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디스플레이를 보고 이미지를 이리저리 수정했는데, 막상 인화한 사진은 디스플레이에서 보는 것과 다른 느낌인 일이 부지기수다. 디스플레이에 맞춰 밝기를 조절했더니 너무 사진이 어두워진다든지, 필터를 입힌 후의 느낌이 달라지는 등 문제가 생긴다. 이는 여러 번 사진을 인화하면서 점차 경험으로 보완해나갈 수는 있으나, 그 과정에서 낭비해야 하는 필름의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무책임하게 ‘실패에서 익혀나가라’라고만 할 수는 없다. 이미지 편집 기능을 넣었으면 이에 맞춰 디스플레이 품질은 개선됐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이 못내 아쉽다.

즉석카메라 시장의 발전

앞서 즉석카메라 시장에 또 다른 흐름이 생겼다는 이야기와 함께 후지필름 SQ20을 소개했다. 아날로그에 합리성을 더한 이 ‘하이브리드 감성’은 현재 진행형이다. SQ20이 이 흐름의 첫 제품이 아닌 만큼, 앞으로 즉석카메라는 아날로그 감성에 파고들거나, 아니면 디지털의 편리함을 일부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변모해 갈 것이다.


즉석카메라의 미래를 바라보는 두 가지 방향 중 어떤 것이 다른 하나보다 낫다 못하다를 논하는 건 비이성적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아날로그의 느낌을 구현해 이를 추억하거나, 변화된 흐름을 받아들여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거나. 결국, 일상의 편린을 찍고 이를 담아낸다는 점에서는 어떤 즉석카메라든 같은 가치를 지니게 마련이다.


만약 SQ20이 즉석카메라 같지 않다고 느낀다면, 후지필름에서 계속 내놓고 있는 인스탁스 미니 시리즈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모두에게 친숙하고, 편리한 즉석카메라를 찾는다면 SQ20이 멋진 선택이 될 것이다.

해시태그

놓치지 말아야 할 태그

#아이돌

    많이 본 TOP3

      당신을 위한 1boon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