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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회 기자의 軍금해] 군필이면 다 안다는 육공트럭의 모든 것

조회수 2021. 2. 24. 09: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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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회의 군금해?!
출처: 기아자동차 제공.
육공 트럭으로 불리는 K511A1. 오랜 기간 장병들의 손발 역할을 해온 이 트럭은 육군의 차량통합개발사업을 통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육공트럭’을 한 번쯤 타봤을 것이다. 많은 병력과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이 트럭은 우리 군에서 작전, 훈련,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육공’, ‘두돈반’, ‘2½톤’ 등 다양한 별칭을 가진 이 다목적 전술 트럭의 정식 명칭은 ‘K511’. K511의 기원은 미군이다. 미군은 1950년대 초반부터 M35를 애용했는데, M35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필리핀, 이란 등 40여 개국으로 퍼져나갔다. 국내에선 1978년부터 아시아자동차(현 기아자동차)가 K511로 이름을 바꿔 생산 중이다. 우리 군에 2만 대가량 보급된 K511은 오랜 기간 장병들의 손발 역할을 해왔다. 

K511의 기원인 미군의 M35. 미군이 1950년대 초반부터 애용한 M35는 캐나다, 필리핀, 이란 등 40여 개국에 수출됐다.

K511은 우리 군에 가장 많이 보급된 트럭이지만, 기계식 클러치·핸들이 적용돼 운전병들이 가장 운전하기 힘든 차로 악명이 높았다. 과거 운전병들 사이에선 K511을 운전하면 핸들이 무거워 이두박근이 생길 정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게다가 직렬 6기통, 7255CC 160마력에 디젤 엔진과 5단 수동기어를 적용해 연비가 리터당 2.6km로 경제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2003년 개량모델인 K511A1이 등장하면서 K511이 확 달라졌다. K511A1은 파워핸들과 유압식 클러치가 적용됐으며, 엔진은 7411CC 183마력에 연비는 리터당 5.5km로 성능이 많이 개선됐다. 특히 한 손가락의 작은 힘만으로도 핸들을 돌려 육중한 트럭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운전병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출처: 국방일보 DB.
육군종합군수학교 2수송교육연대 한 장병이 운전 교육을 받고 있다.

183마력 강력한 파워로 험지, 야지 달려

우리 군 표준규격차량 2½톤 트럭은 장병과 화물을 가리지 않고 수송할 수 있는 K511A1 기본 모델로 출발한다. 전술 차량의 중심으로 183마력의 강력한 파워로 험지, 야지 등 도로 조건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내달린다. 최적의 운전 조건을 구현하기 위해 운전석을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했으며, 중앙 집중식 계기판을 도입했다는 게 제조사 측 설명이다. 또한 공기와 오일을 매개체로 하는 에어 오버 하이드로릭(Air Over Hydraulic) 제동장치를 적용해 최소의 힘으로 최대 제동력을 발휘할 수 있다. K511A1은 완전 무장병력 24명을 수송할 수 있으며, 105mm 곡사포를 견인할 수 있다.

출처: 국방일보DB.
육군11사단 정비대대 장병들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오래된 차를 운용하기 때문에 장병들이 위험한 건 아닌지’, ‘속도가 잘 안 나는데 성능이 안 좋은 건 아닌지’ 등의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군용차 관리 임무를 수행하는 해병대2사단 조수기 중사는 "K511A1은 1970년대 이후 디자인이 한번도 바뀌지 않아 신차도 오래된 차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군에서 운용하는 차량은 하루에도 몇 번씩 점검하기 때문에 장병 안전에 대해서는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또한 조 중사는 "K511A1은 고속 주행용으로 생산된 차량이 아니다"라며 "야지와 험지를 원활하게 다니기 위해 1단, 2단 기어에서 꽤 높은 RPM을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 국방일보DB.
국군지휘통신사령부 전술통신차량 수송훈련 모습.

K511A1은 쓰임에 따라 정비차·유조차·급수차·위성통신장비탑재차 등의 계열로 나뉜다. 정비샵밴 K512A1은 야전에서 기동장비의 근접 정비를 지원할 수 있어 ‘움직이는 정비 공장’으로 불린다. 운전실과 밴바디가 분리돼 있으며 밴바디 안에 정비용 공구를 적재할 수 있다. K513A1은 총 4540ℓ에 이르는 대용량 유류를 탑재할 수 있는 유조차로 작전 시 항공기나 전차 부대에 효과적으로 연료를 공급할 수 있다. 급수차인 K515A1은 최대 3780ℓ의 물을 운반할 수 있는 물탱크탑재 트럭이다. 작전 지역이나 화생방 오염지역 등에 생명수를 보급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출처: 기아자동차 제공.
K512A1 2½톤 정비샵밴.

군용차와 상용차, 개발개념·설계기준 달라 가격도 큰 차이


군용트럭과 상용트럭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먼저 군용차와 상용차는 생산 체계부터 다르다. 경제성과 편의성을 추구하는 상용차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설비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생산된다. 이에 반해 군용차는 군 요구 성능과 핵심 기능에 중점을 두고 고객이 주문할 때만 생산되는데, 그 양은 연간 3~400대 정도다. 군용차의 경우 상용차와 달리 번호판이 없는 것도 특징이다. 다만 차량 앞 램프 아래쪽에 부대 고유번호와 차량 식별번호가 적혀있다. 이 번호만 알면 어느 부대에서 운용하는 어떤 차인지 확인할 수 있다.

두 차량은 개발개념과 설계기준 또한 다르다. 상용차는 주로 포장도로를 운행하기 때문에 후륜 구동이지만 군용차는 작전 운용능력을 고려해 야지를 운행할 수 있도록 전륜 구동 차축을 적용했다. 뒷바퀴가 진흙에 빠졌을 경우 운전석에 있는 전륜구동 버튼을 누르면 앞바퀴에 동력이 전달돼 쉽게 탈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군용차는 60도 경사로를 거뜬히 올라갈 수 있고, 수심 1m의 하천을 건널 수 있으며 영하 32도의 혹한에서도 시동이 걸리도록 설계됐다. 방탄자체구조로 전자파 간섭을 막을 수 있는 것도 큰 특징이다. 

출처: 유튜브 '군금해?군금해!' 화면 캡쳐.
K511A1 전륜구동 버튼. 뒷바퀴가 진흙에 빠졌을 경우 운전석에 있는 전륜구동 버튼을 누르면 앞바퀴에 동력이 전달돼 쉽게 탈출할 수 있다.

예비역들의 많은 추억이 깃든 K511A1은 점차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5톤 트럭도 방탄 차량으로 새로 개발된다. 중형표준차량 및 5톤 방탄킷 차량 통합 개발 사업을 통해서다. 육군은 1조 7000억 원을 들여 완전히 새로워진 2½톤 트럭과 5톤 방탄 트럭 1만여 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육군 관계자는 “2024년까지 개발을 마치고 2½톤 트럭 7000대, 5톤 트럭 3400대, 5톤 방탄트럭 600대 등을 일선 부대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승회 기자

군용차가 궁금해... 운전병은 왜 차량 파괴 절차를 익힐까?


군용차는 군이라는 특수한 환경 때문에 일반 차와 운용 측면에서 여러 차이를 보인다. 군용차 운용의 이색적인 특징을 알아봤다.

먼저 사회에서 취득한 운전면허는 군 운전면허와 호환되지 않는다. 사회에서 대형면허를 취득해 트럭을 운전한 경력이 있어도 군용차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입대 후 소형·중형·대형 군 운전면허를 따야 한다. 보통 운전병들은 운전 특기 후반기 교육과정에서 군 면허를 취득하게 된다. 운전병뿐 아니라 군 면허가 없어 군용차를 운전할 수 없는 간부들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직접 군 면허를 취득하기도 한다. 

출처: 국방일보DB.
육군종합군수학교 2수송교육연대 운전면허시험장.

운전병들이 차량을 파괴하는 절차를 익힌다는 점도 이색적인 부분이다. 전시 후퇴할 경우 차량을 버리기 위한 절차인데, 버려진 군용트럭을 적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후퇴 전 운전병은 도끼로 타이어와 연료통을 터뜨리고, 소총과 수류탄으로 변속기와 엔진룸을 파괴하는 절차를 수행해야 한다.

출처: 유튜브 '군금해?군금해!' 화면 캡쳐.
전시 차량을 버리고 후퇴할 경우 운전병이 차량을 파괴하는 절차 시범.

군용차는 도로 위에서 도로교통법상 자동차로 분류되지만, 기계적 특징 면에서는 자동차관리법이 아닌 군수품관리법을 적용받는다. 군용차도 일반 승용차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보험에 가입돼 있다. 대한민국 국군 군용차들은 모두 DB손해보험의 군용차 보험에 가입돼 있는데, ‘군인대 민간인’ 사고는 보험회사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지만, ‘군인대 군인’ 사고에는 국가배상법상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 군은 연식이 오래되거나 차종에 따라 보험처리가 되지 않는 경우 즉시 손망실 처리하고 있다.

안승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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