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모형 KF-X 전투기로 본 실물모형 전투기의 용도

조회수 2019. 11. 19. 15: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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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는 실물모형들 관심 집중

-‘서울 ADEX 2019’에서 공개된 KF-X 실물모형-

군사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국산 차세대 전투기(KF-X)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바로 서울 ADEX 2019’에서 공개된 KF-X 실물모형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처음 공개된 KF-X 실물모형은 레이더 반사 면적 측정용 실물모형으로 알려져 그 의미를 더했다. 그래서 이번 달에는 국내외 군사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관심을 집중시킨 KF-X 실물모형과 다양한 목적과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실물모형에 대한 내용을 함께 소개한다.

1015일부터 6일간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군기지에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 2019(Seoul International Aerospace & Defense Exhibition 2019, 이하 서울 ADEX 2019)’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특히 이번 방산전시회에서는 우리공군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Stealth Fighter)F-35A 라이트닝II(Lightning II)는 물론 미래 공군의 핵심 전력이 될 국산 차세대 전투기, 일명 KF-X의 실물모형이 최초로 공개돼 그 의미를 더했다

 

사실 이번 서울 ADEX 2019’의 주인공은 현재 순차적으로 도입되어 전력화가 진행 중인 F-35A 스텔스 전투기다. 올해로 창군 70주년을 맞은 공군은 F-35A 도입을 통해 명실상부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운용국 대열에 합류했으며, 2021년까지 총 40대의 F-35A를 실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난 7월 도입된 007호기가 지상전시 되었으며 개막식 행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공중분열(Fly-by)에서는 3대의 F-35A가 멋진 편대비행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F-35A보다는 KF-X 실물모형에 더 집중됐다. 최첨단 F-22를 연상시키는 각진 외형에 F-15K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KF-X 실물모형의 당당함 때문이었다. 이날 공개된 KF-X 실물모형은 길이 16.9m, 11.2m, 높이 4.7m로 현재 공군에 실전배치 중인 F-35A보다 길이는 약 1.2m, 폭은 약 0.5m 더 큰 수준을 자랑했다. 특히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사마니아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KF-X에 대한 기대감 역시 고조되고 있다.

공군 창군 7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F-15K와 나란히 주기된 KF-X 실물모형의 위풍당당한 모습. KF-X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는 아니지만 저피탐(LPI) 설계기술이 적용되어 F-22를 연상시키는 외형이 특징이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KF-X 실물모형

이번 서울 ADEX 2019’를 통해 전시된 KF-X 실물모형은 실물 기체와 같은 정밀함으로 국내외 군사마니아들은 물론 해외 군사전문가들의 시선까지 한 번에 사로잡았다. 외형만 정밀하게 만든 전시용 모형이 아닌 실제 개발에 활용되는, 레이더 반사 면적(Radar cross section, 이하 RCS) 측정용 실물모형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KF-X는 본격적인 5세대 스텔스 전투기는 아니다. 하지만 최신 설계 및 저피탐(Low Probability of Intercept, 이하 LPI) 기술을 적용해 생존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때문에 RCS 측정용 실물모형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KF-X RCS 측정용 실물모형의 경우 기체 배면, 랜딩기어가 장착되는 부분에 설치된 고정 장치와 기체 주요 부위의 정밀한 형상을 통해 여느 전시 모형과는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단순한 전시모형이라면 생략되어야 할 부분들이 세밀하게 재현된 이유는 실제 KF-X 개발과정에서 필요한, 정밀한 RCS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이변이 없는 한 2026년부터 양산이 시작되는 KF-X 기체의 외형이 이번에 전시된 KF-X 실물모형과 동일하거나 외형상 큰 차이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전시회를 통해 공개되는 실물모형은 실물보다 외형을 단순화시키는 것이 관례다. 비용대비 효과 때문이다.


최근에는 3차원 측정 장치(3D Scanner)와 같은 다양한 정밀 계측장비가 등장하면서 의도적으로 실물과 모형의 형상을 왜곡시키는 경우도 있다. 최첨단 기술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하려는 기술 보안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산업(Korea Aerospace Industries, 이하 KAI)은 과감한 KF-X 실물모형 공개를 통해 사업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대내외에 과시했다.


국내외 군사전문가들이 이번에 공개된 KF-X 실물모형을 두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서울 ADEX 2019 야외전시장에 전시된 공군의 F-35A 007호기. 사실 이번 서울 ADEX 2019의 주인공이었지만 사람들의 관심은 F-35A보다는 KF-X 실물모형에 더 집중됐다.
붉은 원으로 표시한 곳이 바로 RCS 수치 측정을 위한 KF-X 실물모형 고정 지지대다. 필요에 따라 전후좌우로 기체를 기울일 수 있으며 저피탐(LPI) 능력 향상을 위한 정밀한 RCS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다양한 용도와 목적으로 활용되는 실물모형

일반적으로 최신예 전투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작되는 실물모형은 목적과 용도에 따라 2~3개 정도가 제작되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에는 아예 실물모형을 제작하지 않고 축소모형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바로 실물모형의 엄청난 제작비용과 최첨단 기술의 외부 유출을 최소화하려는 기술 보안 때문이다.


비록 모형이라고 해도 실물 기체와 같거나 비슷한 설계와 소재, 부품을 사용해 제작되기 때문에 실물 기체 가격의 40~60%에 해당하는 제작비가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다. 특수한 용도와 목적으로 제작되는 실물모형의 경우에 따라서는 실물 기체보다 가격이 더 비싼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실물 크기의 모형은 실물 제작 전 다양한 시험평가를 선행하거나, 개발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해외 판매를 위한 홍보 및 영업을 위한 목적으로 제작된다. 목적과 용도에 맞춰 실물과 동일하게 제작되거나 일부분만 제작되기도 하며, 그중에서도 RCS 측정용 실물모형은 외부에는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하게 취급된다.


실물모형 중에는 조립생산 과정에서의 이상 유무를 확인 및 최종점검을 하기 위해 본격적인 조립생산 전 선행 생산되는 0호기(조립생산 1호기)도 있다. 0호기의 경우 일반적으로 회사에서 전시 혹은 각종 전시회에서 홍보 목적으로 활용되며 특별한 의미를 갖는 기체의 경우 박물관에 기증되기도 한다.


참고로 미국 록히드마틴이 3군 통합 전투기 사업(Joint Strike Fighter Program, 일명 JSF)에 처음 참여한 이후 현재까지 연구개발 및 홍보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5대 이상의 X-35 F-35 파생형 실물모형을 제작했다고 한다.


실물모형의 제작을 위해 사용한 제작비만 약 4천만 달러(우리 돈 약 470억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F-35의 홍보를 위해 세계 각국의 전시회를 순회하며 홍보목적으로 사용한 F-35A 실물모형만 보더라도 제작비용만 약 300만 달러(우리 돈 약 35억 원), 국제전시회 1회 참가에 소요되는 부대비용은 100만 달러(우리 돈 약 12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록히드마틴이 지난해까지 국제전시회 홍보용으로 활용한 F-35A 실물모형의 경우 조립에 약 4시간, 분해에 약 3시간이 소요되며 컨테이너 6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F-22 모형
F-35A 모형
출처: 미 공군 홈페이지(https://www.af.mil/) 및 록히드마틴 홈페이지(https://www.lockheedmartin.com/)
미 공군이 RCS 측정을 위해 F-15A, F-22, F-35A 등 실물모형을 활용하고 있는 모습.

KF-X 실물모형 공개의 파급력

20161월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된 KF-X20186월 기본 설계가 완료되었으며 현재 시제기 제작이 진행 중이다. 시제 1호기는 2021년 상반기 출고되어 2022년 상반기 초도비행 이후 약 2100회의 비행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KF-X 개발에는 총 883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며 2026년 개발 완료 및 국산화율 6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초도 생산물량은 6대다.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성능은 최대 이륙중량 25.6t, 최대속도 마하 1.81(시속 2200), 항속거리 2900수준이며 4.5세대 성능에 제한적인 스텔스 능력을 갖추게 될 예정이다. 또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비롯해 적외선 탐색추적장비(IRST), 전자광학 표적 획득 및 추정장비(EO TGP), 전자파 방해장비(RF 재머) 등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항공전자장비가 장착될 예정이다.

이번에 서울 ADEX 2019를 통해 공개된 KF-X 실물모형은 RCS 측정에 필요한 부분은 정밀하게 재현된 것이 특징이다.



한편 KF-X 개발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일부 군사마니아들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KF-X의 제식 명칭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가 공군 창군 70주년이 되는 만큼 KF-70, 혹은 21세기 공군의 주력 전투기를 상징하거나 시제1호기가 공개되는 2021년을 기준으로 KF-21KF-X의 제식 명칭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KF-X 개발 관계자들은 제식명칭과 관련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KF-X 개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KF-X에 비관적인 주장을 내놓던 사람들이 KF-X 실물모형 공개 이후 KF-X의 열혈 지지자를 자처하는 모습은 매우 흥미롭다. 이처럼 무기체계 개발 과정에서 실물모형의 유무와 적절한 일반 공개는 사업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 ADEX 2019’에서 이루어진 과감한 KF-X 실물모형 공개가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글/사진 : 계동혁 전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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