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서 현대보병의 필수품이 된 전투용 보안경

조회수 2019. 4. 3. 16: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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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에서 필수로

현대 보병의 필수품, 전투용 보안경

육군이 야심차게 추진 중인 미래형 개인전투체계 즉 '워리어 플랫폼'(Warrior Platfor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보병장비 및 전투 장구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투용 보안경(Combat Goggles)은 착용자의 눈을 보호하는 것은 물론 장병 개개인의 전투력 향상과 같은 다양한 부대효과가 확인되면서 미군을 중심으로 필수 보급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이번에는 현대 보병의 새로운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전투용 보안경에 대한 흥미로운 내용을 소개한다.

출처: 출처 미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지난 1991년 걸프전 이후 미 육군 보병의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전투용 보안경의 대량보급 및 사용이다. 특히 일부 군용 지급품은 명품 선글라스나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고급 스포츠 고글(Sports Goggles)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을 정도로 뛰어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추고 있어 민간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더욱이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패셔너블한 선글라스 못지않은 다양한 형태와 기능의, 가볍고 튼튼한 전투용 보안경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제 군용제품은 무겁고 투박하다는 고정관념까지 깨트리고 있다.


미군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병사들에게 전투용 보안경을 지급하는 것은 단순히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하거나 대외 홍보효과 때문이 아니다. 다양한 실전 결과가 전투용 보안경의 효용가치를 직접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병전술의 변화와 전투용 보안경

지난 2001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이후 지금까지 보병전술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대규모 화력의 투사는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하는 저강도 분쟁에서는 불필요한 피해만을 늘릴 뿐이며 적과 민간인이 뒤섞인 혼란한 상황에서는 근접전투, CQB(Close Quarter Battle)의 필요성 역시 더욱 강조되고 있다. 문제는 게릴라나 테러리스트를 대상으로 하는 대테러전쟁이 아닌, 국가와 국가 간의 대규모 전면전 상황에서도 보병의 전투거리는 더욱 짧아지고 반대로 전투의 강도는 더욱 격렬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미래 전장에서 일당백의 전투력을 갖춘 소수의 보병이 다수의 적과 서로 뒤엉켜 싸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과적으로 전투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완벽에 가까운 전투장구가 지급되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포연이 자욱한 전장 한복판에서도 병사들이 적을 먼저 발견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린 뒤 공격하는” 일련의 전투과정은 최첨단 관측 장비가 아닌 병사들 개개인의 시각정보에 의해 진행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병사들의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전투용 보안경의 중요성은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처음부터 전투용 보안경이 대량 보급되고 장병들의 필수품으로 인기를 얻은 것도 아니었다.

새롭게 주목 받는 전투용 보안경

미 육군의 경우 조종사가 아닌 일반 전투병과의 병사들에게 방풍안경 혹은 보안경이 지급된 것은 193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 병사들에게 지급된 보안경은 흙먼지와 포연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한 방풍안경에 가까운 것이었고 지급 대상도 오토바이 정찰병 혹은 기갑병과의 전차병 등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이후 전투용 보안경의 보급이 지속되기는 했지만 기본적인 형태와 기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반대로 미 육군의 교리 및 시대변화에 따라 지급대상과 시기에는 변동이 있었으며 모든 전투병에게 지금과 같은 현대적 디자인과 기능의 전투용 보안경이 지급되기 시작된 것은 테러와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0년대 이후부터다.

출처: 미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단순히 안경만 착용하는 것과 전투용 보안경을 함께 사용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출처: 미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실전에서 전투용 보안경을 착용한 덕분에 눈을 보호한 사례들
출처: 미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실전에서 전투용 보안경을 착용한 덕분에 눈을 보호한 사례들

물론 그 이전에도 걸프전과 같이 파병 장병들에게 전투용 보안경이 대량으로 지급된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1991년 걸프전 당시에 지급된 전투용 보안경 역시 사막의 모래폭풍으로부터 병사들의 눈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의 단순한 검은색 방풍안경 수준이었다.


문제는 사용이 불편하고 흙먼지로 인한 오염에 취약해 이를 지급받은 병사들이 일반 선글라스를 착용하거나 스포츠용 사제 보안경을 별도로 구매해 착용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점이다.


이후 대테러전쟁을 겪으면서 군 수뇌부가 전투용 보안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디자인과 성능이 개선된 새로운 보안경을 지급하는 것은 물론 방탄 보안경 착용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나서야 이러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었다.

패션 아이템이 아닙니다

현재 미 육군은 장병들의 눈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UV400 자외선 100% 차단 기능을 갖춘, 내충격성이 유리의 200배나 되는 고강도 폴리카보네이트계 전투용 보안경을 지급하고 있다.


외형 역시 일반 스포츠 고글이나 명품 선글라스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패셔너블한 전투용 보안경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필요에 따라 렌즈를 투명한 것부터 다양한 색상의, 자외선 차단이 가능한 기능성 렌즈 등으로 교체할 수 있는 모델들도 있다.


때문에 일부 반전단체에서는 “군인들이 전쟁터에서도 멋을 부린다”고 비난할 정도다. 하지만 이것은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이며 연예인들이 착용하는 선글라스와 전장의 군인들이 착용하는 전투용 보안경은 외형과 색깔만 비슷할 뿐 실제 기능적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물론 군에도 조종사나 헌병과 같이 병과와 임무에 따라 선글라스를 항시 착용하는 장병들이 있다. 단순히 멋을 부리기 위해서가 아닌, 강렬한 태양광선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고 항상 일정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들이 착용하는 군용 선글라스와 전장의 병사들이 전장에서 착용하는 전투용 보안경은 기능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다양한 형태와 컬러의 전투용 보안경이 개발되었으며 일부 제품은 민간에서도 구매가 가능하다.

전투용 보안경과 군용 선글라스는 장병들의 눈을 보호한다는 개발 목적만 같을 뿐 서로 다른 발전과정과 변화를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용 보안경과 군용 선글라스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거나 그 목적과 용도에 대해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정적으로 디자인과 외형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투용 보안경의 디자인과 기능 그리고 내구성이 계속 발전하기 때문으로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특히 전투용 보안경은 군용 선글라스와 달리 물리적 충격과 외부 오염물질로부터도 눈을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전투용 보안경의 활용범위와 착용 대상은 더욱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참고로 방탄 기능을 갖춘 군용 선글라스도 존재하지만 안경이라는 특성상 전투용 보안경처럼 완벽하게 눈을 보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출처: 미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미군의 경우 일반 병사뿐만 아니라 군견의 눈을 보호하기 위한 Doggle(Dog + Goggle)도 존재한다

작은 변화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출처: 미 국방성 홈페이지(https://www.defense.gov/)
사실 전투용 보안경은 현대 보병이 임무수행에 필요로 하는 다양한 군장 중 하나일 뿐이지만 작은 차이가 작게는 전투, 크게는 전쟁의 승패를 가름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친다

전쟁 중 야전병원의 군의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상병들의 치료 부위는 어디일까?


미 육군 의무사령부, MEDCOM(United States Army Medical Command)에서 공개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바로 눈이라고 한다.


정밀 의료장비의 도움 없이는 부상 정도를 쉽게 확인할 수 없고 경미한 안구손상 조차도 적절한 치료 여부에 관계없이 영구적 시력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최첨단 의료장비를 활용해도 직경 1㎜ 미만의 세라믹 조각이나 유리 파편은 X선 검사 혹은 자기공명영상,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 촬영으로도 쉽게 발견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최근 10여 년 동안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 중 혹은 급조폭발물, IED(Improvised Explosive Device)로 눈과 눈 주변에 치명상을 입은 미군 장병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눈을 보호할 수 있는 전투용 보안경에 대한 중요성 역시 더욱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병에 대한 전투용 보안경의 보급은 미군 외에도 NATO에 속해 있는 서유럽국가들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최근에는 러시아조차도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전투용 보안경의 보급을 확대하고 있다.


사실 전투용 보안경은 현대 보병이 임무수행에 필요로 하는 다양한 군장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용 보안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작은 차이가 작게는 전투, 크게는 전쟁의 승패를 가름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사연구가 계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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