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달면.. 대통령이 칼을 주는 이유!

조회수 2019. 1. 15. 15:1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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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으로 진급하면 받는 칼 '삼정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부대기 및 준장 진급자 삼정검 수여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국민을 향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 군에서 장군으로 진급하면, 삼정검(三精劍)이란 칼을 받는다. 이 칼에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장성(將星)들에게 수여하는 칼이라는 상징성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이 칼은 대령에서 준장으로 진급했을 때 처음 받게 된다.

대통령이 장성 진급자들에게 수여하는 칼이지만, 항상 대통령이 직접 수여한 것은 아니다. 국방부장관이 대신 수여하는 ‘전수’ 형식으로 전달한 경우도 많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8일 육·해·공군 준장 진급자 79명에게 삼정검을 직접 수여했다.

주요 보직을 받은 장성들이 대통령에게 직접 진급·보직 신고를 할 때도 이 칼이 등장한다. 이 때 대통령은 장성들이 가지고 있는 삼정검에 일종의 장식인 ‘수치’를 달아준다. 삼정검을 수여했다고 알려진 행사도 실제로는 수치를 달아주는 행사인 경우도 많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부대기 및 준장 진급자 삼정검 수여식을 마친 뒤 참석자들과 국민을 향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래는 ‘삼정도’, 2007년부터 ‘삼정검’ 



삼정검에는 육·해·공군 3군이 일체가 돼 호국, 통일, 번영의 세 가지 정신을 반드시 달성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원래 장성 진급자들에게는 지휘봉만 수여했지만, 1983년에 처음으로 칼을 수여했다고 한다. 당시의 명칭은 삼정도(三精刀)였다.


‘검(劍)’과 ‘도(刀)’는 여러 가지 차이점과 구별 기준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한쪽에만 날이 있는 외날 칼을 ‘도’라고 하고, 양쪽에 날이 있는 양날 칼을 ‘검’이라고 부른다. 이름 그대로 삼정도는 외날을 가진 ‘도’이고, 삼정검은 양날을 가진 ‘검’이다.


국방부는 2006년 5월 2일 “별을 처음 단 장군에게 대통령이 하사하는 ‘삼정도’의 모양을 기존 외날에서 양날로 하고 이름도 외날에서 양날로 모양이 바뀐 만큼 칼의 이름도 ‘삼정검’(三精劍)으로 바꾼다.”고 밝힌 적이 있다.


삼정도에서 삼정검으로 칼을 바꾸는 방안은 2005년부터 검토가 시작되었다. 2006년 명칭과 모양 변경 방안이 확정되었지만, 새로운 양식의 삼정검을 실제로 처음 수여한 것은 2007년부터다. 디자인 변경을 결정하고 최종 확정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조선시대 전통도검 중 하나인 사인검(四寅劍)을 참조해서 형상을 최종 결정했다고 알려져 있다.

삼정검을 처음 만들 때 형태를 참조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시대 사인검. 사진=김병륜 제공

조선시대에도 장군들에게 보검 하사



조선시대에 사인검, 보검, 칠성검 같은 양날 칼은 실전용보다는 의례적 용도에 보다 많이 쓰였다. 실록에는 사인검이 재앙을 물리치는 ‘앙재(禳災)’의 목적으로 만든 칼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실전용 칼로는 외날 칼인 환도(環刀)가 보다 많이 쓰였다. 훈련도감을 뜻하는 훈(訓)자가 새겨진 환도 등이 전형적인 조선시대 후기 군대용 칼로 추정되고 있다.


사인검은 ‘호랑이의 해, 호랑이의 달, 호랑이의 날, 호랑이의 시간(寅年, 寅月, 寅日, 寅時)’에 쇠를 두드려 만든 칼을 말한다. ‘인년, 인월, 인일’에 만든 칼은 삼인검이라고 부른다. 조선시대에는 용의 해에 만드는 진검(辰劍) 혹은 삼진검이라는 칼도 있었다.


사인검의 경우 원하는 때에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칼이 아니라, 호랑이의 해가 돌아오는 12년마다 만들 수 있는 칼인 셈이다. 사인검과 삼인검 등을 통틀어 인검(寅劒)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호랑이가 상징하는 용맹성을 담은 칼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전통도검 연구가 유명한 이석재 경인미술관장은 음양으로 따졌을 때 순수한 양, 즉 ‘순양(純陽)’을 기운을 담은 칼이라고 해석을 한다.


사인검은 장군들에게만 하사하는 칼은 아니었다. 사특한 기운을 물리치는 상징성을 담은 칼이기 때문에 문·무에 상관 없이 주요 신료들과 왕실 주요 구성원들에게 하사할 수 있는 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임진왜란 때 활약한 수군 장수인 이억기가 선조로부터 받았던 하사 보검. 사진=김병륜 제공

조선시대에도 왕이 출전하는 장군들에게 칼을 하사한 일이 있다. 


임진왜란 첫 해인 1592년 4월 17일 신립(申砬)이 출전할 때, 국왕 선조(宣祖)는 보검(寶劍)을 하사했다. 역시 임진왜란 때의 수군 장수인 이억기(李億祺)가 선조에게서 하사 받았다고 전해지는 보검 실물도 지금까지 전해 온다. 이억기 보검은 양날 칼이지만, 조선시대 대표적인 양날 칼인 사인검과는 양식이 약간 다르다.

삼정검은 어떻게 생겼나?



삼정검은 칼날 길이 75cm, 칼자루 25cm으로 전체 길이가 100cm이며, 무게는 2.5kg이다. 처음 만든 삼정검은 칼날은 특수강으로 만들고, 칼자루는 동, 칼집은 피나무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칼자루에는 태극문양을, 칼집에는 대통령 휘장과 무궁화를 각각 조각했다. 태극은 음양이 발생하는 근원의 본체로 만물 최고의 원리를, 대통령 휘장인 봉황은 길조를, 무궁화는 영원히 발전하는 대한민국 국화를 각각 의미한다고 한다.


칼날에는 ‘건강정곤원령, 일월상강단형, 휘뢰전운현좌, 퇴산악현참정(乾降精坤援靈, 日月象岡亶形, 撝雷電運玄座, 堆山惡玄斬貞)’이란 주문(呪文) 혹은 검결(劍訣)을 새겼다.

삼정검. 국방일보DB

삼정검 검결의 의미는?



삼정검에 새겨진 검결은 원래 조선시대 사인검 일부 유물에도 새겨져 있던 것이다. 그 해석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조금 쉽게 풀이하자면 ‘하늘이 정기를 내리시고 땅은 영을 도우시니, 해와 달이 모양을 갖추고 산천이 형태를 이룬다. 번개를 몰아치고 현좌를 움직여, 산천의 악한 것을 물리치고, 현묘한 도리로 베어 바르게 하라.’는 뜻을 담았다고 흔히 알려져 있다.


전통도검 수련 및 연구자이면서, 도검을 주제로 한 조선시대 한문 문학작품을 깊이 연구한 조혁상 교수의 해석은 조금 다르다. “하늘은 정을 내리고 땅은 영을 당기니, 해와 달의 모습이요 산과 강의 형상이라. 뇌전을 휘둘러 현좌를 운용하며, 산의 악귀를 밀어내고 견고함을 베는 것을 밝히노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육군박물관에서 사인검을 전시했을 때는 이렇게 해석하기 했다. “하늘의 정기를 강림케 하고 당의 신령을 일으켜라. 일월을 도와 언덕에서 공히 흐르는 물의 이치로서 천둥과 번개를 높이 들어 휘두르고 신묘한 운용으로 방어하라. 재앙을 무덤으로 물리쳐 보내고 고요히 참하여 바르게 하라.”

정확한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대략 ‘하늘의 정기로 악을 물리치라’는 벽사(闢邪)의 의미를 담은 문구라고 할 수 있다.

칼날에 ‘필사즉생’ 새겨



칼날의 다른 면에는 명장 이순신(李舜臣)이 남긴 명구인 ‘필사즉생, 필생즉사 (必死卽生, 必生卽死)’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다. 



원래 국방부에서 생각한 후보 문구는 두 가지였다. 또 다른 후보는 안중근의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이였다. 국방일보 보도에 따르면 노무현 대통령은 2006년 6월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주요지휘관과의 대화’ 행사에서 ‘위국헌신’ 대신에 ‘필사즉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고 한다.


“두 개가 건의됐는데 하나는 ‘위국헌신 군인본분’이고 다른 하나는 ‘필사즉생 필생즉사’였다. ‘필사즉생’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이긴 장군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항상 이기는 쪽을 좋아한다. 이긴 장군의 말씀이고, 말 뜻으로도 우리가 책임을 다한다는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필사즉생’의 자세로 반드시 결과를 성취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필사즉생’으로 했다.”



김병륜 군사역사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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