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구축함 1번함 세종대왕함 취역, 그후 10년..

조회수 2018. 12. 31. 15: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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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인 2008년 12월 22일은 대한민국 해군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날이다. 바로 우리 해군의 숙원 중 하나이던 이지스(Aegis) 구축함을 보유하게 된 날이어서다. 이지스 구축함은 첨단 레이더와 막강한 무장을 장착하여 독자적으로 대공·대지·대잠·대수상함 작전 능력을 갖추고 있어 ‘꿈의 구축함’으로도 불린다.

이날 취역한 구축함은 DDG-991 세종대왕함이다. 세종대왕함은 당시까지 우리 해군의 가장 큰 수상 전투함이면서 대함·대공·대잠작전 모두에서 가장 뛰어난 능력을 지닌 함정이었다. 세종대왕함과 자매함들을 일컫는 세종대왕급 구축함들은 미국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이지스 전투체계와 함께 SPY-1D 위상배열 레이더를 탑재하고 있다.


세종대왕함이 탄생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해군은 1985년 연구를 시작해 1996년 기초 설계에 들어갔다. 2002년 주요 전투 시스템과 레이더 공급업체로 미국 록히드마틴을 선정했고 2003년 기초 설계를 마쳤다. 2007년 5월 25일 1번 함 세종대왕함이 진수됐고, 1년 여의 시험 운행을 거쳐 2008년 12월 22일 취역했다. 

출처: 해군
2016 환태평양훈련(RIMPAC)에 참가 중인 세종대왕함이 SM-Ⅱ 미사일 2발을 동시에 발사하고 있다.

세종대왕급 구축함은 배수량 7,650톤, 길이 165.9m, 폭 21.4m, 최대 속도는 30노트(시속 55.5km)에 이르며 항속거리는 1만km에 이른다. 무장은 127mm/L62 Mk. 45 Mod 4 함포 1문, MK 41 수직발사대(VLS)가 함수에 48셀, 함미에 32셀이 있다. 후미에는 국산 홍상어 대잠미사일과 천룡 함대지 미사일을 운용하는 K-VLS 48셀도 있다. 


또한, 해성 대함미사일 발사관도 16개 있고, 근접방어시스템(CIWS)은 골키퍼 1문과 RIM-116 램(RAM) 1문을 갖추고 있다. 함 양 측면에는 K475 청상어 경어뢰 3문을 갖춘 어뢰 발사관이 위치한다. 대잠전을 위한 헬리콥터는 2대를 탑재한다.


기존 구축함들보다 다양한 스텔스 관련 기술과 설계도 도입했다. 우선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보다는 크지만, 선체와 마스트 등에 스텔스 설계를 도입해 적 레이더 탐지 가능성을 낮췄다. 적외선 탐지 회피를 위해 배기가스 냉각 장치도 도입했다. 소나에 탐지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함정 기관부 등에 진동 및 소음 저감 설계를 도입했다. 

우리 해군은 세종대왕함 취역 이전부터 미국서 도입한 구형 구축함들을 퇴역시키고 우리 손으로 건조한 KD-1 광개토대왕급 구축함 3척과 KD-2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6척을 배치하면서 작전 영역을 연안에서 대양으로 확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공 방어능력이 광개토대왕급은 자함 방어 수준이었고, 충무공이순신급은 동시 교전 능력 등으로 인해 제한적 함대방공만 가능해 함께 작전하는 수송함 등을 보호할 능력이 부족했다. 

출처: 국방일보 DB
광개토대왕함 장병들이 어뢰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종대왕함 취역은 우리 해군에게 큰 질적 성장을 가져다줬다. 세종대왕함의 뒤를 이어 2010년 8월 31일 2번 함 DDG-992 율곡이이함, 2012년 8월 30일 3번 함 DDG-993 서애류성룡함이 취역하면서 세 척의 이지스 구축함을 보유하게 됐다. 우리 해군은 세종대왕함 취역 10년이 지난 현재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출처: 국방일보 DB
한국의 세 번째 이지스구축함인 서애류성룡함.

세종대왕급 구축함 세 척 도입 이후에는 연안 전력의 핵심이었던 참수리급 고속정, 포항급 초계함, 그리고 울산급 호위함의 대체 사업을 시작했다. 참수리급 고속정은 PKX-A로 불리는 윤영하급 미사일 고속함과 PKX-B로 불리는 검독수리급 고속정으로 대체되고 있다. 


윤영하급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연평도 북방한계선(NLL) 부근에서 북한 해군의 도발로 일어나 제2연평해전에서 침몰한 참수리 357정의 정장 고 윤영하 소령의 이름을 딴 것. 총 18척이 도입될 윤영하급은 배수량이 500톤이 넘어 함정 분류상 정(艇)이 아닌 함(艦)으로 분류된다. 또 해성 대함미사일을 운용해 미사일 고속함으로 불린다. 2008년 12월 16일 1번 함 윤영하함이 취역했고, 2018년 1월 11일 마지막 18번 함 전병익함이 취역하면서 계획된 18척이 모두 도입됐다. 


검독수리급 고속정은 윤영하급이 원래 계획보다 커지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함미사일 운영 능력을 제거한 배수량 230톤의 함정이다. 해성 대함미사일 대신 함미에 130mm 유도로켓을 장착해 대함 공격 능력을 보완했다. 검독수리급 고속정은 16척이 도입될 계획이며 2017년 10월 30일 1번 정이 취역했다. 

출처: 국방일보 DB
미사일 고속함 윤영하함 취역식 모습.

오랫동안 우리 해군의 연안 전력의 핵심이었던 동해급과 포항급 초계함, 그리고 울산급 호위함도 차차 울산-I급이라는 신형 함정으로 교체되고 있다. 울산-I급 도입은 세 번의 배치(batch)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6척이 건조된 배치-I은 인천급, 8척이 건조될 배치-II는 대구급으로 불린다. 아직 이름이 정해지지 않은 배치-III은 6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울산-I급 호위함들은 동해, 포항 그리고 울산급이 함포 위주의 무장을 갖춘 데 비해 비약적인 무장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인천급은 함포와 대함미사일 또는 함대지미사일로 무장하지만, 대구급 호위함부터는 여기에 더해 국산 함대공 미사일 해궁으로 무장할 계획이다. 대잠작전을 위해 함미에 해상작전헬기가 착륙할 헬기 데크와 격납고를 갖고 있다. 그리고 북한 잠수정에 의한 천안함 폭침의 교훈을 살려 연안환경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소나와 어뢰 기만장비도 탑재했다.

출처: 국방일보 DB
대구급 호위함.

인천급 호위함은 2013년 1월 17일 1번 함인 인천함이 취역했고, 2016년 11월 10일 광주함을 끝으로 계획된 6척이 모두 건조됐다. 대구급 호위함은 2018년 8월 1번 함 대구함이 취역했고 현재 건조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해군은 이미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 3척을 보유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3척을 추가 도입할 예정이다. 새로 도입될 이지스 구축함은 2023년부터 도입될 예정이며, 탄도미사일 추적 능력이 강화된 베이스라인 9.1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예정이다. 

세계 많은 나라가 해군을 보유하고 있지만, 세종대왕급 구축함과 비교되는 군함을 가진 나라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우선,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자랑하는 미국은 알레이버크급 구축함과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을 보유하고 있다. 세종대왕급의 모델이기도 한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은 플라이트(Flight)-I, II, IIA, III 등으로 구분되는데 총 82척을 건조할 계획이며, 2018년 말 현재 66척이 운용되고 있다.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은 27척이 건조됐지만, 5척이 퇴역해 22척이 운용되고 있다.  

출처: 록히드마틴
세종대왕급 구축함의 기본이 되는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우리나라와 미국 외에 이지스 함정 보유국은 일본·스페인·노르웨이·호주가 있다. 일본은 공고급 4척, 아타고와 마야급 구축함 각 2척씩 총 8척을 보유하고 있다. 스페인은 알베로 데 바잔급 호위함 5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F110급이라는 호위함 5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호주는 호바트급 구축함 3척을 건조할 예정이며 현재 2척이 건조됐다. 노르웨이는 SPY-1F 레이더를 탑재한 프리드쇼프 난센급 호위함 5척을 건조했는데, 2018년 11월 4번 함인 헬게 잉스타트함이 유조선과 충돌해 결국 침몰했다. 

출처: 록히드마틴
이지스 전투체계와 SPY-1 레이더를 장착한 호주 해군의 호바트급 구축함.

이지스 구축함처럼 4면 고정식 레이더를 장착한 군함을 보유한 다른 국가는 네덜란드와 독일, 그리고 중국, 인도가 있다. 네덜란드와 독일은 APAR이라는 레이더를 장착했으며 각각 드 제벤 프로빈센급과 작센급 호위함을 운용하고 있다. 중국은 052형, 052D형 구축함에 이어 2018년 배수량이 1만 톤이 넘는 055형 구축함을 진수했다. 

출처: 중국 국방부
배수량이 1만톤이 넘는 중국 해군의 055식 구축함 진수식.

인도는 이스라엘 IAI의 EL/M-2248 MF-STAR 레이더를 4면에 장착한 콜카타급 구축함을 운용하고 있으며 비사카파트남급 구축함을 새로 건조하고 있다. 영국의 45형 데어링급 구축함,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호라이즌급과 FREMM 호위함은 비용 절감을 위해 4면 고정식 레이더 대신 회전식 레이더를 채용했다. 

글=최현호 군사커뮤니티 밀리돔 운영자 


이지스 전투체계는 1960년대 미 해군이 옛 소련의 대함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해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1970년대부터 배치를 시작했다. 이지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제우스신이 사용한 방패 이름에서 따온 것. 이지스 전투체계는 대공 방어용으로 개발됐지만, 차차 대함·대공·대잠 능력이 통합돼 종합적인 전투체계로 발전했다. 이지스 전투체계는 구축함 외에도 순양함·호위함 등에 탑재 가능하며, 이지스 어쇼어(Aegis Ashore)라는 지상용 체계도 있다.  

출처: 록히드마틴
이지스 전투체계가 처음 적용된 미 해군의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

이지스 전투체계를 갖춘 함정 대부분은 록히드마틴의 SPY-1 계열 레이더를 장착한다. 몇 가지 파생형이 있지만 SPY-1D 레이더는 최대 1,000km까지 탐지할 수 있고 약 1,000여 개의 공중 표적을 동시 추적할 수 있으며 약 20개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출처: 록히드마틴
SPY-1 레이더는 탐지 공백을 없앨 수 있도록 4면에 고정되어 설치된다.

4개의 고정된 레이더로 360도를 감시하는 SPY-1D 레이더와 이지스 전투체계 덕분에 이지스 함정은 강력한 대공 방어력을 가진다. 회전식 레이더는 회전 속도 때문에 탐지·추적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초음속 대함 미사일이 보편화하면서 그런 공백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출처: 록히드마틴
지상에 설치된 이지스 어쇼어 시스템.

하지만, 꼭 이지스 전투체계에 SPY-1 계열 레이더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SPY-1 레이더를 대신해 대공 및 미사일 탐지에 더 뛰어난 SPY-6를 탑재할 계획이다. 호주는 앞으로 도입할 헌터(Hunter)급 호위함용 전투체계로 이지스 전투체계를 선정했는데 헌터급 호위함은 호주가 개발한 CEAFAR2 레이더를 탑재할 예정이다. 

글=최현호 밀리돔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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